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와 고령화·저출산 등으로 보험산업이 성장성 한계에 직면한 가운데, 보험사 최고경영자(CEO)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회사의 성장을 위해 고심하고 있다. 파이낸셜투데이는 ‘보험리더탐구’ 시리즈를 통해 보험사별 대표의 경영 능력을 톺아봤다. (편집자주)
김영만 DB생명 대표가 수익성 중심의 내실 성장을 바탕으로, 회사를 생명보험업계 톱5에 올려놓겠단 목표를 세웠다. 그는 보장성 보험 매출 확대를 통해 실적 상승뿐만 아니라 안정적 순익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 대표는 1954년생으로 서울고,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1980년 DB손해보험에 입사해 40년 이상을 보험업계에 몸담은 전문가다. 괌 지점장을 비롯해 경영기획팀 상무, 기획관리팀 상무 등을 거쳤으며, 2010년부터 경영지원실장(CFO) 상무, 경영지원실장 부사장을 역임했다.
◆ 손보 출신 ‘경영통’...새 회계제도(IFRS17) 안착 이끈 리더십
김영만 대표는 DB손보의 기획관리팀, 경영지원실 등에서 손익을 관리하고 사업계획을 수립하는 요직을 맡은 ‘경영통’이다. DB금융은 그가 오랜 기간 보험업계에 몸담은 경험을 통해 DB생명의 성장을 이끌 적임자로 판단, 2020년 9월 대표로 선임했다.
2020년 보험업계는 새 회계제도(IFRS17)의 최종 기준서를 확정·발표함에 따라 시행에 대비하기 시작한 해였다. 수익성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보험서비스마진(CSM) 확보를 위해서 보장성 보험 비중을 늘리고, 부채로 인식되는 저축성 보험을 줄이는 전략으로 포트폴리오 변화를 꾀했다.
DB생명도 이러한 기조에 따라 제3보험 시장에서 경쟁력 강화를 위해 손해보험사 경험을 보유한 김 대표를 선임한 것으로 해석된다. 제3보험은 손보사에서 주로 판매해 오랜 기간 데이터 축적을 해왔으며, 시장점유율도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이러한 역량을 바탕으로 DB생명에서도 가시적인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DB생명의 실적을 살펴보면, 2020년 연결기준 당기순이익 351억원에서 IFRS17 도입 첫해인 2023년엔 1417억원으로 4배가량 성장했다. 지난해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 1458억원으로 전년 동기(1417억원) 대비 소폭 증가세를 보였다.
이는 보장성 보험을 늘린 결과로, 보장성 보험의 수입보험료는 2020년 1조3277억원(전체 수입보험료 기준 70%)에서 2024년 1조6600억원(전체 79.2%)으로 늘어나며 규모와 비중이 모두 늘었다.
◆ ‘지속 성장’ 통한 톱5 목표
김 대표는 리더십을 바탕으로 실적 개선을 이끈 능력을 인정받아, 2023년 연임에 성공했다. 2027년까지 임기를 보장받은 그는 DB생명을 업계 5위권으로 끌어올리겠단 청사진을 제시했다.
다만, 자산 규모로 따지면 갈 길이 멀다. DB생명의 자산 규모는 11조원으로 22개 생명보험사 중 16위권으로 중하위권에 위치해 있다.
이에 그는 지속적인 수익성 창출을 통해 DB생명을 우량 보험사로 탈바꿈하겠단 전략을 펴고 있다. 올해 그는 세부적으로 ▲전략상품 판매 확대를 통한 신계약 CSM 확보 ▲채널 전략 차별화를 통한 영업 구조 개선 ▲상품 및 영업지원 경쟁력 강화 등을 핵심과제로 제시했다.
파이낸셜투데이 박혜진 기자
- [보험리더탐구] 모재경 라이나손보 대표, 안정적 수익 기반 마련 ‘분주’
- [보험리더탐구] 문효일 캐롯손보 대표, 외형 성장에도...흑자 전환 ‘과제’
- [보험리더탐구] 송춘수 NH농협손보 대표, 자본건전성 개선 앞장
- [보험리더탐구] 이명순 서울보증 대표, 재수 끝에 IPO 성공...실적 개선은 과제
- [보험리더탐구] 박병희 농협생명 대표, 보험·금융 전문가…질적 성장 과제
- [보험리더탐구] 네이슨 촹 AIA생명 대표, 호실적에 ‘연임’ 기대감↑
- [보험리더탐구] 오준석의 승부수…카디프생명, 건전성 강화해 M&A 매력↑
- [보험리더탐구] 김영석 교보라플 대표, 적자 벗고 고객 중심 도약 노려
- [보험리더탐구] 장영근號 카카오페이손보, 장기보험으로 체질 개선
- DB생명, 업계 평균 2배 수익성으로 신용등급 ‘AA’ 등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