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기준 국내 주식 부자 톱3 주식평가액 변동 추이. 차트=한국CXO연구소
올해 1분기 기준 국내 주식 부자 톱3 주식평가액 변동 추이. 차트=한국CXO연구소

올해 1분기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의 주식 재산이 전반적으로 소폭 감소한 가운데, 방시혁 하이브 이사회 의장은 5000억원 넘게 증가한 반면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6000억원 넘게 감소해 대조적인 흐름을 보였다.

9일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가 공정위 지정 대기업집단 총수 중 상장사 주식 평가액이 1000억원을 넘는 43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2025년 1분기 주요 그룹 총수 주식평가액 변동 조사’에 따르면 43명의 전체 주식 재산은 57조9212억원에서 57조7401억원으로 약 1천810억원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하락률은 0.3% 수준이다.

전체 43명 중 주식재산이 증가한 총수는 27명, 감소한 총수는 16명으로 조사됐다.

◆ 방시혁 하이브 의장, 5000억 이상 증가…김승연 한화 회장 주식 45% 급등

올 1분기 주식재산 증가액 기준 1위는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다. 방 의장은 올해 초 2조5816억원이던 주식재산이 3월 말에는 3조971억원으로 5155억원(20%) 늘었다.

증가율 1위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으로 나타났다. 김 회장의 주식재산은 같은 기간 5천175억원에서 7552억원으로 45.9%(2376억원) 상승했다. 김 회장은 한화 보통주 1697만7949주와 우선주 147만주를 보유 중이다. 특히, 한화 보통주 주가는 3개월 새 2만7050원에서 4만950원으로 51.4% 급등했다.

다만, 김 회장은 지난달 31일 세 자녀에게 보통주 848만8970주를 증여하겠다고 공시했으며, 실제 거래는 이달 30일부터 진행될 예정이다. 증여 이후 주식 가치는 절반 가량 줄어들 전망이다.

이 외에도 ▲이웅열 코오롱 명예회장(39.3%)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35.6%) ▲이순형 세아그룹 회장(33.9%) 등도 30% 이상 주식재산이 증가했다.

◆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주식 가치 6000억원 이상 증발

반면, 주식재산 감소율이 가장 컸던 인물은 방준혁 넷마블 의장이었다. 방 의장은 1월 초 1조489억원이던 주식가치가 3월 말 8115억원으로 22.6%(2373억원) 감소해 ‘1조 클럽’에서 탈락했다.

주식재산 감소액이 가장 큰 총수는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다. 서 회장의 주식가치는 10조4309억원에서 9조7770억원으로 3개월 새 6537억원(6.3%) 줄었다. 셀트리온 주가 하락(18만300원→16만9000원)이 주요 원인이다.

이 외에도 ▲정의선 현대차 회장(4930억원↓) ▲정몽준 HD현대 아산재단 이사장(2752억원↓) 등도 2000억원 이상 주식재산이 감소했다.

올해 1분기 기준 주식 재산 1조 클럽 현황. 차트=한국CXO연구소
올해 1분기 기준 주식 재산 1조 클럽 현황. 차트=한국CXO연구소

◆ ‘10조 클럽’ 유일한 이재용…1조 클럽 총수는 15명

지난달 말 기준 주식재산 ‘10조 클럽’에 남은 인물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한 명뿐이다. 이 회장은 11조999억원에서 12조2312억원으로 주식재산이 3개월 새 2.7%(3213억원) 증가했다.

주식재산 ‘1조 클럽’에는 총 15명이 포함됐다. 지난달 말 기준 상위권은 다음과 같다.

1위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으로 12조2312억원이다. 이어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9조7770억원)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4조1249억원) ▲정의선 현대차 회장(3조7982억원) ▲방시혁 하이브 의장(3조971억원)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2조6334억원) ▲최태원 SK 회장(1조6851억원), ▲구광모 LG 회장(1조6212억원), ▲정몽준 HD현대 이사장(1조5233억원),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1조5190억원), ▲이해진 네이버 의장(1조1707억원) 등이 포함됐다.

◆ 조정호, 주식 부자 1위 이재용 맹추격…홍라희는 5조8000억원대 주식 보유

공정위 지정 대기업집단 총수는 아니지만,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은 지난달 말 기준 주식평가액이 11조9152억원에 달해 이재용 회장에 이어 국내 2위 주식 부자로 나타났다.

조 회장은 2월 20일 일시적으로 주식재산 12조원을 돌파하며 이 회장을 제치고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는 이 회장(12조2312억원)과 조 회장(11조9152억원)의 격차는 약 3000억원으로, 1위 경쟁은 계속되고 있다.

이 외에도 홍라희 삼성가 리움미술관 명예관장(5조 8847억원),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4조9439억원),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4조3900억원), 정몽구 현대차 명예회장(4조4072억원) 등이 4~5조원대 주식 재산을 보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올해 1분기 주식시장 전반이 작년 대비 다소 회복세를 보이긴 했으나 눈에 띄는 성장세는 아니었다”며 “2분기 이후 미국의 고관세 정책, 미중 갈등 장기화, 글로벌 무역 전쟁 심화 가능성 등으로 국내 증시도 침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표=한국CXO연구소
표=한국CXO연구소

파이낸셜투데이 한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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