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대기업집단 가운데 삼성과 현대차는 최근 1년 새 국내 고용을 늘렸지만 SK와 LG는 인력 감축 흐름을 보이며 고용 상황이 엇갈렸다. 대기업 전체 고용 규모는 증가했으나 증가 속도는 둔화되는 추세다.
18일 기업분석기관 한국CXO연구소가 발표한 ‘2023~2024년 공정위 지정 92개 대기업집단 고용 변동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이들 그룹의 국내 계열사 전체 직원 수는 약 187만명으로 전년보다 3만3000명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가율은 1.8% 수준으로, 전년도 직원 증가 수인 5만5900명 대비 낮아졌다.
한국CXO연구소가 진행한 이번 조사는 공정위가 지정한 자산 5조원 이상 대기업집단을 대상으로 했으며, 고용 현황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기재된 공정위 공시 기준 12월 말 수치를 활용했다. 전체 고용보험 가입자 약 1536만명 가운데 이들 대기업이 책임지는 비중은 약 12.2%로, 국내 고용의 대부분은 중소기업과 자영업 부문이 담당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룹별로 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국내 고용 12만3000명 이상으로 단일 기업 중 최대 고용 규모를 기록했다. 이어 쿠팡풀필먼트서비스, 현대자동차, 기아, LG전자가 고용 상위권에 올랐다. 특히 쿠팡풀필먼트는 전년 대비 1만4000명 이상 증가하며 현대차를 제치고 고용 2위로 올라섰다.
고용 증가 수치 기준으로 쿠팡 그룹이 가장 많았다. 전년 대비 1만5100명 이상 늘었고, 그 뒤를 한진 그룹이 1만3000명 증가로 따랐다. 한진은 아시아나항공과 에어부산 편입이 주요 원인이었다. 이외에도 ▲삼성(6400명) ▲현대차(6100명) ▲HD현대(2800명) ▲CJ(2700명) ▲한화 (2300명) ▲한국앤컴퍼니(2300명) ▲이랜드(2100명) ▲동국제강(1800명) 순으로 고용을 늘렸다.
반면, SK그룹은 최근 1년 새 약 6600명 이상 고용이 줄며 가장 큰 감소 폭을 기록했다. 2022년 12만4000명이던 국내 고용은 2023년 11만4000명, 지난해 10만8000명으로 2년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리밸런싱 차원의 계열사 매각 및 통합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LG그룹도 2년 연속 고용을 줄였다. 2022년 15만6000명 수준에서 지난해 약 14만9000명으로 감소했다. LG이노텍과 LG디스플레이에서만 각각 2600명, 2200명 감소했다. 실적 부진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고용 증가율 기준으로는 한진과 동국제강이 각각 46%로 가장 높았고, 이어 ▲쿠팡(18%) ▲셀트리온(16%) ▲이랜드(14%) ▲두나무(14%) ▲크래프톤(13%) ▲엠디엠(12%) ▲하이브(12%) 순이었다.
전체 고용 규모 기준으론 삼성이 28만4000명 이상으로 1위를 차지했고, 현대차는 지난해 처음으로 20만4000명을 넘기며 20만 고용 클럽에 진입했다. 이어 ▲LG(14만9000명) ▲SK(10만8000명) ▲쿠팡(9만9800명) ▲롯데(8만6000명) ▲신세계(6만9800명) ▲CJ(6만4600명) ▲한화(5만7300명) ▲KT(5만4600명)이 고용 상위 10대 그룹으로 꼽혔다.
현대차그룹은 2020년 이후 해마다 고용을 늘려오다 지난해 처음으로 20만명을 넘기며 삼성과 함께 고용 20만 시대를 열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국내 대기업의 경제적 영향력은 크지만 고용 기여도는 10% 초반에 불과하다”며 “고용 확대를 위해 대기업 중심 정책보다 중소기업과 자영업 부문에 대한 실질적인 금융·정책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파이낸셜투데이 한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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