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금융지주가 보험사 인수를 검토 중이라고 밝히면서 조명되고 있는 BNP파리바카디프생명이 지난해도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투자 손실을 줄였음에도 보험 영업지표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수년째 적자에 시달리는 카디프생명은 금융지주가 매번 인수 대상으로 거론한 보험사로, 최근엔 한국투자금융지주가 다시 문을 두드리고 있어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은 주주총회 자리에서 “보험사 인수를 위해 여러 대안을 놓고 신중히 검토 중”이라며 “그동안 보험업을 경험해 본 적이 없어 검토할 사항이 많다”고 말했다.
한국금융지주가 보험사 인수를 고려하는 배경엔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보험사 매물이 나올 때마다 인수 후보로 이름을 올렸던 한국금융지주는 계열사에 보험사가 없기 때문이다.
2023년 9월 한화생명금융서비스엔 1000억원을 투자했으나, 판매전문 자회사인데다 지분율도 낮아 보험업에 본격적인 진출로 보기는 어렵다.
한국금융지주는 이번 보험업 진출을 위해 관련 실사를 맡을 회계법인도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카디프생명이 유력 인수 후보로 거론된다.
다만, 카디프생명은 2019년부터 적자를 기록하고 있어 순익 기여도 측면에서 보면 다소 부담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카디프생명의 지난해 당기순손실은 125억원으로 2023년(208억원 손실)에 이어 적자를 기록했다. 적자 폭이 줄어들긴 했지만, 이는 투자손실이 208억원에 8억원으로 줄어든 영향이 반영된 결과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예상사업비 감소와 신계약 감소로 보험손실이 발생했지만 풍부한 자금유동성을 기반으로 업계 최상위 수준의 지급여력비율을 유지 중”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말 기준 카디프생명의 새 지급여력비율(K-ICS, 킥스)은 301.4%로 업계 상위권을 기록했다. 건전한 재무 구조는 최근 입수합병 시장에서 카디프생명의 경쟁력을 높이는 요소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매물로 거론되는 MG손해보험, KDB생명 등은 자본확충 부담을 안고 있는 것과 달리 카디프생명은 상대적으로 안정적 자본건전성을 갖추고 있다. 아울러 인수 가격 역시 경쟁사 대비 매력적인 수준으로, 매각가로 1500억원 이상이 거론된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구매자 입장에선 수익을 내는 회사는 프리미엄을 주고 사야 하는데, 카디프생명의 경우엔 적자가 이어진 만큼 인수 가격에선 매력적인 조건”이라며 “또한 매물로 나와 있는 보험사가 많지 않아 보험업 라이센스를 원하는 금융지주로선 나쁜 선택지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금융지주 내부에서 보험사 인수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고 전해진 만큼, 이번 거래는 성사 가능성이 높은 편”이라고 덧붙였다.
파이낸셜투데이 박혜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