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거래채권 3400억원 상환…1600억원 현금 보유”
“협력사·입점주·채권자에 사과…모두 변제하겠다”
기업회생 사전계획 논란에 “긴급 검토…준비 없어”

홈플러스가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을 예상하고 기업회생에 나섰다는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사진은 조주연 홈플러스 사장이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는 모습. 사진=신용수 기자
홈플러스가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을 예상하고 기업회생에 나섰다는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사진은 조주연 홈플러스 사장이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는 모습. 사진=신용수 기자

홈플러스가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을 예상하고 기업회생에 나섰다는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현재 유동성이 원활한 만큼 회생절차 개시로 밀린 납품대금·임대점포 정산금 등 상거래 채권을 전액 순차로 변제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14일 홈플러스 각자 대표인 김광일 부회장과 조주연 사장 등 경영진은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본사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어 회생 돌입에 따른 피해를 사과하고 현황을 설명했다. 김광일 부회장은 홈플러스의 대주주인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의 부회장도 맡고 있는 인물이다.

김광일 부회장은 “기업 회생을 사전 준비하지는 않았다”며 “기업회생은 신용등급이 떨어지는 것이 확정된 뒤에 긴급히 검토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홈플러스는 기업 회생을 계획하면서 카드대금을 기반한 ‘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ABSTB)를 발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회생을 신청하기 1주일 전인 지난달 25일에 기업회생으로 채권을 갚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알고도 발행했다는 의혹이다. 현재 미상환된 홈플러스 카드대금 ABSTB 규모는 4000억원에 달한다.

이성진 홈플러스 재무관리본부장도 “신용평가사로부터 신용등급 하락 관련 1차 통보는 지난달 25일 오후 4시에 받았으나 다음날 바로 재심사를 요청했다. 825억원어치 유동화는 실질적으로 그 전인 24일 끝난 상태였다”라며 “이는 신용등급과는 관계없이 발행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홈플러스 측은 신용등급 하락을 미리 알고 회생을 준비한 것이 아니며 단기 유동성 악화에 따른 부도를 막기 위해 회생을 신청했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김광일 부회장은 MBK의 홈플러스 회생 의지에 대해서는 “홈플러스가 부도가 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부도가 나면 급히 무너지기 때문에 주주로서 권리를 내려놓고 회생에 최대한 협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구조조정이나 익스프레스 매각 계획은 없다. 익스프레스 매각은 회생 전 진행 중이었으나 회생 신청으로 중단됐다”라며 “지난 4년 간 통계를 봤는데 이마트, 롯데마트보다 홈플러스가 문 닫은 점포수가 적다. 오해다. 2018년 비정규직 1만3000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도 했다. 노동자 권리를 약화시켰다거나 점포 매각 주장은 맞지 않다”고 반박했다.

조주연 홈플러스 사장이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신용수 기자
조주연 홈플러스 사장이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신용수 기자

홈플러스는 회생절차에도 불구하고 채권을 정상적으로 지급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조주연 홈플러스 사장은 “13일까지 상거래채권 중 3400억원을 상환 완료했으며 대기업과 브랜드 점주를 제외한 대부분의 영세업자 채권은 곧 지급 완료될 것”이라며 “13일 현재 기준 가용 현금이 약 1600억원이며 잔여 상거래채권 지급에는 문제없는 상황이다. 현실적으로 모든 채권을 일시에 지급하기 어려워 소상공인과 영세업자 채권을 우선순위로 해 지급하고 있으며 이 부분에서 대기업 협력사 양해가 꼭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광일 부회장도 “회생 신청일인 이달 4일 이후 상거래 채권은 대기업을 포함해 모두 정상적으로 지급되고 있다. 이달 4일 이전 상거래 채권을 분할 지급한다는 의미”라고 했다.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에 따른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의 책임성도 지적됐다. 김광일 부회장은 김병주 회장의 사재 출연에 대해서는 “홈플러스 간담회에서 말할 사안은 아닌 것 같다. 이 자리에서 답변드리기 곤란하다”고 말했다.

물품 공급 등도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조주연 사장은 “협력사와 임대 점주들이 정상화에 적극 협력해 전날 기준 하이퍼(대형마트), 슈퍼, 온라인 거래유지율은 95%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몰 99.9%, 물류 100%, 도급사 100% 등 나머지 부분들은 회생절차 개시 이전과 다름없는 수준”이라고 했다.

한편, 홈플러스는 앞으로 회생 절차 스케줄을 설명하면서 채권조사·재산실태 및 기업가치 조사 등 절차를 거쳐 6월 3일까지 회생계획안을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파이낸셜투데이 신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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