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노조, 광화문 MBK 본사 앞 기자회견 진행
“대규모 구조조정 우려…김병주 MBK 회장 책임져야”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동조합은 홈플러스 기업회생과 관련해 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직접 나서 책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들은 MBK가 홈플러스 인수를 위해 차입한 금액이 막대한 금융비용(차입금 이자)으로 돌아와 경영 상황이 악화했으며, 대규모 구조조정이 실현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마트산업노동조합과 홈플러스지부 조합원 20여명은 6일 오전 MBK 사무실이 있는 서울 광화문 D타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앞서 홈플러스는 지난 4일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했다. 홈플러스가 기업회생 절차를 밟게 된 이유는 신용등급이 하락하면서다. 한국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는 홈플러스의 단기 신용등급을 기존 ‘A3’에서 ‘A3-’로 하향 조정했다.
마트노조에 따르면 MBK는 홈플러스 인수에 발생한 차입금을 상환하기 위해 무차별적으로 매장을 매각하고 수천명의 직원을 감축했다. 그러면서 홈플러스의 재무가 악화된 상황에서 MBK는 기업회생 절차를 밟으면서 어떠한 대책도 내놓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강우철 마트노조 위원장은 “MBK는 홈플러스 인수 후 지난 10년간 기업의 경쟁력보다는 자본 회수에만 혈안이었다. 자본회수를 위해 자산을 매각 처분함으로써 홈플러스의 경쟁력을 떨어뜨려 왔고 매출 최상위권 매장마저 부동산 가치가 높다는 이유로 팔았다”며 “홈플러스로 납품하던 업체는 납품을 중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홈플러스는 이미 지난해 흑자 전환했으며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 금융 이슈에 대해 선제적 조치로 기업회생을 신청한 것은 정상적이지 않다”며 “MBK는 결국 대대적인 구조조정의 칼을 들이밀 것으로 보고 있다. 홈플러스의 회생은 MBK가 책임져야 한다”고 꼬집었다.
김광창 서비스연맹 위원장은 “MBK는 기업회생을 통해 부채 부담을 줄여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고 결국 매각 차익을 벌어드리려 할 것”이라며 “일반적으로 회생을 신청한 기업은 오너가 사재를 털어 넣어서라도 소생시키려 하는데 김병주 MBK 회장은 그럴 생각도 전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MBK는 채권단과 협상에서 부채 일부를 탕감시키거나 상환 일정을 조정하려 들 것”이라며 “인력 감축, 임대료 조정, 점포폐점 등 구조조정을 시도해 기업가치를 올린 뒤 엑시트(투자금 회수)하려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수용 홈플러스지부 위원장은 “MBK가 홈플러스를 인수한 후 그들은 투자금 회수에만 혈안 돼 잘나가던 점포를 폐점, 매각하고 고정비를 줄인다며 인력 감축, 통합부서로 전환했다”며 “협력업체도 제2의 위메프 사태를 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홈플러스는 현재 2만명의 직영직원, 협력업체를 포함한 10만명 이상의 노동자들이 근무하고 있다. 노조 측은 회생 과정에서 매장 폐점, 매각, 구조조정 등 현실화를 우려했다.
홈플러스는 지난 5일 ‘홈플러스 팩트체크’ 입장문을 통해 이미 한 차례 인력 구조조정에 대해 해명한 바 있다. 홈플러스는 “현장인력 고령화로 매년 500~600명의 정년 퇴직자가 발생하고 대형마트 업계 특성상 퇴사율과 이직률이 높아 직원 총수는 감소했으나 홈플러스는 대형마트 3사 중 가장 직원이 적게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홈플러스 측은 이날 노조의 기자회견 이후 별도 입장문을 내놓지 않았으나 본지와 통화에서 기업의 재무 상황이 어려운 만큼 이를 개선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홈플러스의 기업회생 절차로 일부 납품업체들은 홈플러스에 납품을 일시 중단했다. 신라면세점과 CJ푸드빌, 에버랜드 등 홈플러스 상품권 제휴사들은 변제 지연 등을 우려해 홈플러스 상품권 사용을 막고 있다.
파이낸셜투데이 허서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