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 3사 CI. 사진=각 사
인터넷전문은행 3사 CI. 사진=각 사

시중은행이 당정의 가산금리 인하 압박을 받는 가운데, 인터넷전문은행(인뱅)은 슬며시 가산금리를 인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을 포함한 은행권 전반에 가산금리를 인하하는 움직임이 시작됐다. 지난해 상반기까지 가계대출 관리를 압박하던 당정이 올해 들어 가산금리 인하 압력으로 기조를 변화하면서 은행들도 이를 따라가는 모양새다. 

신한은행은 내달부터 주택담조대출(주담대)와 전세자금대출(전세대출) 등 가계대출 가산금리를 0.05%~ 0.3%p 하향 조정키로 했다. 이는 지난해 가산금리 인상 기조를 꺾고 약 6개월 만의 금리 인하다. 신한은행을 시작으로 KB국민‧하나‧우리‧NH농협 등 다른 시중은행도 가산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SC제일은행은 가산금리를 인하하진 않았지만, 다자녀가구 관련 대출 상품의 우대금리를 0.1%p 인상해 고객의 최종 대출금리가 낮아지도록 금리 체계를 조정했다. 국책은행인 IBK기업은행은 주담대와 전세대출 가산금리를 각각 0.3%p, 0.2%p씩 내렸다. 

◆인터넷은행, 당정 시선 시중은행에 쏠린 새 가산금리 인상

반면, 인터넷은행은 당정의 시선이 시중은행에 머무른 사이를 노려 가산금리를 인상했다.

국내 1호 인뱅인 케이뱅크는 이날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의 가산금리를 각각 0.3%p씩 올렸다. 이달에만 신용대출 금리는 0.8%p 올랐고, 마이너스통장 금리는 1.1%p 높아졌다. 

케이뱅크의 유일한 주담대 성격의 대출 상품인 아파트담보대출(아담대) 가산금리도 0.05~0.06%p 인상됐다. 지난해 12월 17일 최대 0.19%p 인상 이후 약 한 달 만의 금리 인상이다.

게다가 인뱅 3사(카카오‧케이‧토스뱅크)의 대출금리는 진작에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을 넘은 것으로 파악됐다.

은행연합회에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기준 인뱅 3사의 가계 예대금리차(정책서민금융 제외) 평균은 1.97%p, 5대 시중은행 예대금리차 평균은 1.15%p로 집계됐다. 지난해 11월 취급 기준, 4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가산금리(신규 기준)는 2.79~3.81% 수준이다. 이는 지난해 1월 취급 가계대출의 가산금리 2.23~3.66% 보다 상‧하단 모두 올라간 수치다.

은행권 대출금리는 은행채 금리·코픽스(COFIX) 등 시장·조달금리를 반영한 ‘기준금리’에 은행들이 이익을 고려해 임의로 계상한 ‘가산금리’를 더하고 가감조정금리(우대금리)를 덜어낸 값으로 산정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그동안 인뱅이 비대면이란 장점을 가지고 저금리를 내세워 고객을 유치했는데, 그러한 장점이 점차 사라진 것은 사실”이라며 “아쉽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파이낸셜투데이 신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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