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투데이, 에프앤가이드 데이터 제공 받아 실적 심층 분석
20개 업종별로 매출액·당기순이익·시가총액 성장률 따져 종합 평가
올 한해 최고 실적 낸 송호성·진옥동·곽노정·김창한 대표 등 뽑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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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개발연구원(KDI)과 국제통화기금(IMF)이 모두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5%에서 2.2%로 낮췄다. 내년 전망치도 당초 2.2%에서 0.2%포인트 내린 2.0%로 제시했다. 올해 한국 경제는 1년 내내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한국 주요 기업들은 비상경영을 선언하거나 대대적인 인력감축에 나섰다. 내년도 마찬가지다. 대통령 탄핵 여파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경영환경이 크게 나빠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선경지명(先見之明). ‘앞을 내다보는 안목’이라는 뜻으로, 어떤 일이 일어나기 전에 미리 앞을 내다보고 아는 지혜를 말한다. 대내외적으로 불확실했던 2024년, ‘선견지명’을 발취해 기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온 최고경영자들이 있다.

파이낸셜투데이가 갑진년 ‘푸른 용의 해’를 마무리하며 ‘2024 올해의 CEO’ 23명을 선정했다. 국내 최고의 금융 정보 분석 업체인 에프앤가이드가 데이터를 제공해줬다.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으로 생존 전략을 마련하고, 성장을 이끈 것이 이들의 공통점이다.

'2024 올해의 CEO' 선정은 지난해 대비 올해의 성장률에 포커스를 맞췄다. 올해 1~3분기 누적 매출액이 1조원을 넘는 코스피, 코스닥 상장 기업을 대상으로 건설, 자동차, 반도체, 증권, 보험 등 20개 업종별로 매출액, 당기순이익, 시가총액 등 3가지 항목의 2023년 대비 2024년 성장률(1~3분기 누적)을 종합 평가했다. 

먼저 건설 부문에서는 서희건설을 이끄는 2명의 경영진이 최고 자리에 올랐다. 건설업계 최장수 경영진으로 꼽히는 김팔수 대표, 미래먹거리 확보를 담당하고 있는 김원철 대표가 주인공이다. 또 기계 부문에서는 전력기기 업계 최초 ‘10억불 수출의 탑’을 수상한 현대일렉트릭의 조석 부회장이 올해 들어 눈부신 성장을 이끌어 1위를 기록했다.

조선에서는 탄탄한 실적을 바탕으로 지속가능 성장 토대를 마련한 최성안 삼성중공업 부회장이 이름을 올렸다. 상사·자본재 부문은 신익현 LIG넥스원 대표가 최고 경영자로 선정됐다.

운송 부문에서는 탄탄한 실적을 자랑하는 국내 최대 해운사 HMM의 김경배 사장이 정상을 차지했고,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은 회사의 위상을 한층 더 고조시켰다는 점에서 항공 부문 최고의 CEO 영예를 안았다. 특히 우 사장은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서 경영 능력을 입증했다.  

자동차 부문에서는 역대급 실적을 낸 기아의 송호성 대표가, 화장품·의류부문에서는 화장품 ODM 최초 ‘2억불 수출탑’을 수상한 코스맥스의 최경·이병주 대표가 선정됐다.

소매·유통 분야 올해의 CEO로는 외형 성장과 더불어 수익성을 크게 개선시킨 한광영 현대홈쇼핑 대표가 이름을 올렸다.

식품업계 최고 CEO로는 '불닭대모'로 불리며 해외시장에서 K-푸드 열풍을 주도한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식음료 부문)이 최고 자리에 올랐고, 신약개발 성과로 한국 제약업의 가능성을 한껏 끌어올린 유한양행의 조욱제 대표(제약·건강 부문)도 올해의 CEO에 이름을 올렸다.

금융 분야 올해의 CEO로는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금융지주·은행 부문)과 김미섭·허선호 미래에셋증권 대표(증권 부문), 이문화 삼성화재 대표(보험 부문)가 각각 선정됐다.

포브스가 선정하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100인’에 이름을 올린 최수연 네이버 대표(인터넷 부문), 올해 실적 신기록을 갈아치우는데 앞장선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게임 부문), 역대급 실적을 견인하고 있는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반도체)도 올해의 CEO에 뽑혔다.

이밖에 ▲조주완 LG전자 대표(IT·가전 부문) ▲김영섭 KT 대표(통신서비스 부문) ▲김동철 한국전력 대표(유틸리티 부문) 등이 2024년을 빛낸 CEO에 선정됐다.

◆올해의 CEO, 어떻게 선정했나

파이낸셜투데이는 CEO를 평가하는 여러 가지 기준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실적이라는 점에 착안해 업종별로 2024년 최고의 실적을 기록한 CEO를 선정했다. 업종은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의 분류법에 따라 에너지, 철강, 건설, 조선, 자동차, 금융, 유통 등 20개를 대상으로 했다. 다만 올해 7월 1일 이후 취임한 CEO는 선정 대상에서 제외했다.

평가는 코스피와 코스닥에 상장된 올해 1~3분기 누적 매출액 1조원 이상 기업을 대상으로 매출액, 당기순이익, 시가총액 등 3가지 지표의 2023년 대비 2024년 성장률을 분석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매출액과 당기순이익은 전년 1~3분기 누적 실적 대비 올해 1~3분기 성장률을 비교했고, 시가총액은 올해 거래 첫날인 1월 2일 시총 대비 3분기 말(9월 27일) 시총을 비교해 가장 많이 증가한 순위로 나열했다.

최종평가는 3가지 항목의 순위 총합을 구해 총합이 가장 낮은 기업의 CEO을 1위로 선정했다. 예를 들어 식음료 업종 평가대상 기업이 20개이고, A사가 3가지 항목 모두 1위이면 순위총합이 ‘3’이 되어 전체 1위가 되고, B기업이 모두 꼴찌라면 순위 총합은 ‘60(20+20+20)’이 돼 전체 20위가 되는 식이다.

파이낸셜투데이 한종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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