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의 국민권익위원회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권익위 부패방지국장 사망사건과 관련, 정승윤 부위원장이 과거 '야당 의원들을 고소하겠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을 두고 공방이 벌어지다 회의 시작 약 40 분 만에 정회가 선포됐다. 사진=연합뉴스
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의 국민권익위원회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권익위 부패방지국장 사망사건과 관련, 정승윤 부위원장이 과거 '야당 의원들을 고소하겠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을 두고 공방이 벌어지다 회의 시작 약 40 분 만에 정회가 선포됐다. 사진=연합뉴스

올해도 ‘국정감사 기업인 줄세우기’는 여전했다.

국회 정무위원회와 과학방송통신위원회, 산업자원통상위원회 등에서는 시가총액 5000억원 이상의 기업을 책임지는 ‘회장님’, ‘사장님’들이 눈치를 보며 앉아 있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회장·사장님’을 수행하는 직원들의 고생도 이만저만 아니다. 이들은 국감장에도 들어오지 못하고 외부에서 짧게는 6시간, 길게는 12시간 이상을 대기하고 있어야 했다.

그나마 ‘회장님과 사장님’에게 국회의원의 ‘질문’이라고 있으면 ‘헛수고’는 아니다.

지난 8일 국감에 참여한 ‘회장님’의 한 관계자는 “짧은 질문이라도 있으면 우리가 준비한 이야기를 할 수 있다”면서 “하지만 ‘병풍’으로만 참여한다면, 며칠간 준비한 노력이 없어진다”고 했다.

◆과방위 국감, 역대급 기업인 소환...대다수가 ‘병풍’

국정감사가 시작된 7일 국회에 온 피감기관 공무원들이 국감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정감사가 시작된 7일 국회에 온 피감기관 공무원들이 국감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8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대상으로 한 국회 과방위 국정감사에서는 150명 가량의 증인·참고인이 출석했다.

정호진 삼성전자 한국총괄부사장, 김영섭 KT 대표,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공동대표, 김승수 현대자동차 부사장(GSO), 최영범 KT스카이라이프 대표 등 기업인들이 줄줄이 증인대에 선 것이다.

또 김경훈 구글코리아 대표, 안철현 애플코리아 부사장, 정교화 넷플릭스 코리아 정책법무총괄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인들은 지난 7일 열린 방송통신위원회 대상 국정감사에 이어 이틀 연속 국감장에 자리했다. 다만, 참고인으로 소환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노태문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 사장 등은 나오지 않았다.

이처럼 수많은 기업인들이 증인 또는 참고인으로 출석하면서, 이날 과방위 국감에서 증인대에서 발언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은 이들은 적었다.

실제로 이날 한 기업의 대표는 오전 10시부터 8시간 30분을 대기한 끝에 처음이자 마지막 질의를 받고, 대답을 할 수 있었다.

심지어 해당 기업의 대표가 국회의원에 질의에 사용한 답변 시간은 2분 남짓에 불과했다.

◆앞으로 기업인들 줄소환...‘병풍’ 행태는 여전할 듯

문제는 앞으로 이러한 ‘기업인 병풍’ 행태는 계속될 것이라는 점이다.

당장 국회 정무위원회는 10일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을 비롯해 이석용 NH농협은행장, 정길호 OK저축은행 대표 등 금융권 수장들을 소환했다. 오는 17일에는 김민철 두산그룹 사장(재무담당), 강동수 SK이노베이션 부사장(전략재무),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이사를, 오는 21일에는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과 정몽원 HL그룹 회장, 스테판 드블레즈 르노코리아 대표 등을 각각 증인으로 소환했다.

국회 산자위는 오는 14일 김영섭 KT대표를 증인으로, 오는 24일에는 장재훈 현대자동차 사장을 증인으로, 홍정권 한화솔루션 큐셀부문 대표이사를 참고인으로 각각 소환한 상태다.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는 오는 25일 증인으로 불렀다.

산자위는 증인 신청을 했다가 철회한 일도 있었다. 앞서 산자위는 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장(부회장),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를 참고인으로 채택했다가, 국감 직전에 철회키도 했다.

뿐만 아니다. 환경노동위원회는 오는 15일 이상균 HD현대중공업 대표이사, 정인섭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사장을 증인으로 불렀다. 국토교통위원회에서는 지난 7일 마티아스 바이틀 메르세데스-벤츠 사장, 전중선 포스코이앤씨 사장, 홍용준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 대표가 국감에 출석했다.

파이낸셜투데이 박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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