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리자드 출신 핵심 개발자의 신작 무료 RTS
낮은 진입장벽·종족별 독창적 메커니즘 강조
“시장은 새로운 RTS를 받아들일 준비가 됐다”
“이젠 정말 끝났다”고 평가받던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RTS)의 바람이 다시 불고 있다. ▲스타크래프트 ▲워크래프트 ▲커맨드 앤 컨커 등 명작 RTS 게임들의 후계자를 자처한 신작들이 잇따라 공개되고 있는 가운데, 선봉장인 ‘스톰게이트(Stormgate)’가 다가오는 7월 31일 전 세계 게이머들을 상대로 시험대에 오른다.
스톰게이트의 개발사인 프로스트 자이언트 스튜디오는 스타크래프트2 프로덕션 디렉터였던 팀 모튼(Tim Morten) 대표와 워크래프트3 수석 캠페인 디자이너였던 팀 캠벨(Tim Campbell) 게임 디렉터를 주축으로 다수의 RTS 장르 베테랑 개발자들이 설립한 회사다.
프로스트 자이언트 스튜디오의 개발력을 높이산 카카오게임즈는 2000만달러(한화 약 240억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또 스톰게이트의 국내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하면서 성공적인 국내 출시 및 서비스를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그렇다면 카카오게임즈가 점찍은 ‘차세대(Next-Gen) RTS’ 스톰게이트는 과연 어떤 게임일까.
‘스톰게이트’는 과학 기술이 고도로 발달한 먼 미래, 외계 종족 ‘인퍼널’의 침략으로 황폐화된 지구를 배경으로 한다. 인류는 ‘인퍼널’의 침공에서 살아남기 위해 남아있는 모든 역량을 집결해 ‘뱅가드’라는 이름의 강력한 조직을 결성했다. 여기에 우주적 대재앙에 맞서 싸우는 수호자 ‘셀레스철’까지 가세해 끝없는 전쟁을 펼친다는 이야기다.
세 개의 종족은 스타크래프트 등 여타 RTS 장르 게임들에서 봤던, 제법 익숙한 외형이다. 그러나 각 종족별 특징에 기반한 전략 메커니즘은 기존 RTS 게임들과는 전혀 다른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뱅가드’는 수비적인 플레이를 지원하는 다양한 건축물, 뛰어난 과학 기술로 개발된 공격 유닛들을 활용해 맵 지형과 상대 종족에 따라 전략적 플레이를 구사할 수 있다. 악마에서 모티브를 얻은 종족 ‘인퍼널’은 ‘희생과 파괴’를 기반으로 하는 독특한 플레이 방식을 갖고 있다. 적 유닛을 토벌하고 진영을 파괴할 시 더욱 강력한 유닛 생성을 가능케하는 ‘애니머스’를 얻는다.
‘아크십’을 활용해 맵 전체를 장악하며 자원을 수급할 수 있는 ‘셀레스철’ 역시 독창적인 플레이 스타일을 자랑한다. 다른 종족들은 플레이의 중심이 유닛이지만 ‘셀레스철’의 핵심은 기동성이 부여된 건물이다. RTS 장르 베테랑 개발자인 팀 모튼 대표조차도 “셀레스철은 정말 보기 드문 스타일을 보유했다”라고 자신할 정도다.
스톰게이트에서 거듭 강조하고 있는 게임의 가장 큰 특장점은 ‘낮은 진입장벽’이다. 높은 진입장벽과 소위 ‘고인물화(실력자들만 게임에 남는 현상)’는 전통적인 RTS 게임들의 고질적 문제점이기도 하다.
이를 타파하기 위해 스톰게이트는 기존 RTS 문법을 유지하면서도, 게임 플레이 측면에서 독자적인 요소를 추가하고 신규 이용자들이 쉽게 학습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거시적으로는 복잡한 단축키 시스템을 간소화해 불필요한 입력을 줄이고, 정밀한 전투의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인게임 내 다양한 편의성 장치들과 시스템도 마련됐다. 이용자들은 ‘퀵매크로’ 기능으로 빌드와 테크트리를 손쉽게 배울 수 있으며, APM(손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를 나타내는 지표)이 낮은 이용자들의 부담을 덜어내는 ‘버디봇’ 기능도 존재한다.
또 프로스트 자이언트 스튜디오에서 자체 개발한 RTS 전용 엔진 ‘스노우플레이’를 통해 한층 깊은 몰입감을 선사할 예정이다. ‘스노우플레이’는 한 화면에서 수많은 유닛을 조작해야 하는 RTS의 장르적 특성에 맞춰 다수 유닛의 효율적 관리와 상호작용 부분에 최적화가 이뤄졌다.
스톰게이트는 7월 31일부터 사전팩 구매자를 대상으로 스팀 얼리 액세스(앞서 해보기)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후 8월 14일에는 전체 이용자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확대한다. 게임은 기본적으로 무료로 제공되며, 추가적인 캠페인을 해금하거나 스킨을 구매할 때 결제를 요구하는 부분 유료화 방식이다.
국내 게임 업계에서도 스톰게이트의 성적에 적잖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중요해진 상황에서 RTS 장르의 가능성을 엿볼 주요 가늠자이기 때문이다.
통계 사이트 스팀DB에 따르면 현재 스톰게이트의 스팀 채널 팔로워 수는 6만5000명이 넘는다. 비슷한 시기 공개된 또 다른 RTS 기대작 ‘템페스트 라이징(Tempest Rising)’은 물론 최근 소개된 데이비드 킴(DK) 사단 신작 ‘배틀 에이시즈(Battle Aces)’와 비교해 봐도 그 규모나 오름세가 월등하다. 현존 RTS 신작 중 단연 가장 큰 기대를 받고 있는 타이틀이 스톰게이트라는 것.
스타크래프트의 기록적인 성공이 있었던 한국은 스톰게이트가 공략하고자 하는 핵심 권역 중 하나로, 향후 한국풍 신규 영웅 출시까지 예고한 상태다. 김상구 카카오게임즈 사업본부장은 “역설적으로 스타크래프트가 국내에서 너무 잘 됐기 때문에 오랜 시간 그 대중성의 벽에 갇혀버린 부분이 있지 않나 생각한다. 이젠 시장에서 새로운 RTS 게임을 요구하고 서서히 받아들일 준비를 됐다고 생각한다”라는 당찬 출사표를 던졌다.
파이낸셜투데이 채승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