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 블리자드 개발자들, 나란히 신작 RTS 공개
카카오게임즈 투자사 vs 텐센트 손자회사
RTS 장르 사양길에 ‘진입장벽 완화’ 승부수
‘스타크래프트’, ‘워크래프트’ 시리즈를 개발했던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출신 개발자들이 나란히 신작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RTS) 장르 게임을 선보인다. 국내 대형 게임 퍼블리셔 중 하나인 카카오게임즈와 중국의 ‘게임 공룡’ 텐센트가 이들을 지원사격한다.
13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최근 카카오게임즈는 미국 캘리포니아 소재 게임 개발사 프로스트 자이언트 스튜디오(Frost Giant Studios)가 개발 중인 신작 RTS ‘스톰게이트(Stormgate)’의 국내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했다.
프로스트 자이언트 스튜디오는 스타크래프트2 프로덕션 디렉터였던 팀 모튼(Tim Morten) 대표와 워크래프트3 수석 캠페인 디자이너였던 팀 캠벨(Tim Campbell) 게임 디렉터를 주축으로 다수의 베테랑 RTS 장르 개발자들이 설립한 회사다.
이들이 개발하고 있는 스톰게이트는 첫 공개 당시부터 스타크래프트와 워크래프트 시리즈의 ‘정신적 후속작’으로 불리며 많은 RTS 마니아들의 지지를 받아왔다. 실제로 작년 12월부터 두 달간 진행된 킥스타터 후원에 약 2만8000명이 참여했으며 총 238만달러(약 32억원)가 모였다. 이는 지난해 킥스타터에서 진행된 비디오 게임 크라우드 펀딩 중 최대 규모다.
스톰게이트에는 인간으로 구성된 ‘뱅가드’, 외계 종족 ‘인퍼널’, 미래지향적 디자인의 ‘셀레스철’까지 세 개 종족이 등장한다. 게임은 무료로 플레이 가능하며, 정기적으로 추가되는 스토리 캠페인들은 유료로 판매될 예정이다. 기존 RTS 게임 대비 낮은 진입장벽이 스톰게이트의 특징으로 꼽힌다.
카카오게임즈는 2022년 프로스트 자이언트 스튜디오에 2000만달러(240억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단행한 바 있다. 양사는 이번 퍼블리싱 계약을 통해 스톰게이트의 성공적인 국내 출시 및 서비스를 위해 협력할 계획이다.
스톰게이트는 7월 31일부터 사전 펀딩 구매자 및 스팀 얼리 액세스 팩 구매자들을 대상으로 사전 플레이 서비스를 시작하며, 8월 14일 전체 이용자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확장한다. 이에 앞서 카카오게임즈는 스톰게이트 사전예약을 진행하고 있으며 참가 보상으로 ‘보라냥이’ 펫을 증정한다.
최근 열린 온라인 게임 쇼케이스 ‘서머 게임 페스트(Summer Game Fest)’에서는 또 다른 RTS 신작이 최초 공개되며 국내외 게이머들의 이목을 끌었다. 주인공은 미국 캘리포니아 소재 게임 개발사 언캡드 게임즈(Uncapped Games)가 개발 중인 ‘배틀 에이스(Battle Aces)’다.
텐센트의 손자회사인 언캡드 게임즈의 구성원들 역시 면면이 화려하다. ▲스타크래프트 ▲워크래프트 ▲컴퍼니 오브 히어로즈 등을 제작해온 RTS 게임 개발자들이 대거 포진돼있으며, 특히 스타크래프트2 수석 밸런스 디자이너로 널리 알려진 데이비드 킴(David Kim, 약칭 DK)이 배틀 에이스 개발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스톰게이트와 마찬가지로 배틀 에이스도 ‘낮은 진입장벽’을 지향한다. 데이비드 킴 언캡드 게임즈 수석 게임 디렉터는 “실력과 RTS 경험에 상관없이 모든 플레이어가 RTS의 재미를 경험할 수 있도록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배틀 에이스의 경기 시간은 10분으로 제한되며, 매 경기 후 유닛 덱을 교체해 전략과 플레이 스타일을 조정할 수 있는 방식이다. 이 밖에도 자동화된 자원 수집, 즉각적인 유닛 생성, 사전 설정 확장 등 RTS 장르의 허들을 낮추는 편의성 콘텐츠를 대거 탑재했다.
언캡드 게임즈는 오는 6월 말 배틀 에이스의 첫 비공개 베타 테스트(CBT)를 진행한다. 이용자들은 해당 테스트에서 40개 이상의 유닛을 활용할 수 있으며, 출시 시점에 이르러 유닛 종류는 50종 이상으로 늘어날 예정이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RTS 게임들이 비록 지금은 시장 주류에서 벗어나있긴 하지만 대결과 경쟁이 핵심 재미인 만큼 언제라도 다시 불붙을 수 있는 장르라고 본다”라면서 “한국은 모두가 알다시피 스타크래프트가 엄청나게 성행한 곳이다. 자연스럽게 RTS 장르 개발사들은 한국을 핵심 시장 중 하나로 여기고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파이낸셜투데이 채승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