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상장 예정이던 이노그리드의 상장예비심사 승인이 기관 수요예측 중 취소되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났다.
대표 주관을 맡은 한국투자증권 역시 책임론에서 벗어나기 어려워보이는 가운데 지난해 말부터 비어있는 투자은행(IB)부문 본부장 자리의 부재 역시 도마위에 올랐다. 이노그리드 측은 이와 관련한 공식입장을 밝히기 위해 준비 중이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위원회는 18일 제10차 시장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이노그리드의 코스닥시장 상장예비심사 승인 결과의 효력을 불인정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뻥튀기 상장’으로 논란이 됐던 파두에 이어 반년 만에 또다시 IPO 과정에서 시장에 충격을 준 사례로 남게 됐다.
한국거래소는 효력불인정 결정에 대해 “‘상장예비심사 결과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심사신청서의 거짓 기재 또는 중요사항 누락’ 등으로 인한 것으로 이노그리드는 관련 내용을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중요사항‘이 아니라고 판단해 상장예비심사신청서 등에 기재하지 않았고, 이로 인해, 상장예비심사 단계에서 동 사실을 심의 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이노그리드가 상장예심신청서에 누락한 내용은 최대주주 지위분쟁 관련 사항이다. 이는 증권신고서 수리 단계에서 발견돼 ‘소송 등 법적 분쟁 발생 가능성 위험’이 증권신고서(6차 정정)에 기재했다.
이노그리드는 이번 효력불인정 결정에 따라 코스닥 상장 규정에 의거해 앞으로 1년 내에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할 수 없게 됐다.
이노그리드 김명진 대표이사(20.5%) 외 8인이 주요주주로 있는 클라우드 솔루션 기업으로 2006년 설립됐으며 지난해 매출 약 329억원을 남긴 기업이다.
한국거래소는 이와 관련 “예비심사 승인 후 효력불인정으로 인한 시장혼란의 중대성을 감안해 이번과 같은 ’상장예비심사신청서의 거짓 기재 및 중요사항 누락‘이 반복되지 않도록 재발방지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가운데 증권업계에선 이노그리드의 주관을 맡은 한국투자증권이 부실 실사에 대한 책임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뻥튀기 상장’ 논란으로 논란의 중심이 됐던 파두의 공동 주관사로 이미 한차례 나선 바 있는데 또 다시 이노그리드의 대표 주관사로서의 제 역할을 해내지 못해 책임론에서 벗어나긴 어려운 실정이다.
이노그리드는 이번 IPO 공모를 통해 약 174억원(공모밴드 하단 기준)을 조달해 솔루션 고도화와 블록체인 등 신규 분야를 개발하기 위한 연구개발비, 개발에 필요한 장비 등에 투자할 계획이었다.
지난해 매출 328억8700만원, 영업손실 10억6800만원, 올 1분기 매출 약 41억원, 영업손실 22억원 등으로 적자 기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회사 실정상 외부자금 유입이 절실한 상황이었는데 올해 상장이 무산되면서 당분간 재무적인 여건에 있어서도 시름을 놓을 수 없게 됐다. 상장 전부터 이미 부분자본잠식 상태로 재무적 우려가 부각된 바 있다.
이노그리드 관계자는 “상장 취소와 관련한 회사입장을 정리 중이라 조만간 공식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한경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