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사 이래 첫 노조 파업 선언부터 방사선 피폭 사고까지
삼성전자가 잇단 악재에 직면했다. 창사 이래 첫 노조 파업 선언과 엔비디아 품질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했다는 외신 보도, 직원 방사선 피폭까지 먹구름이 잔뜩 드리운 모습이다.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은 지난 29일 기자회견을 열고 파업을 선언했다.
전삼노가 즉각 파업에 돌입한 것은 아니지만, 한때 ‘무노조 경영’을 고수하던 삼성전자에서 노조가 파업을 선언한 것 자체가 창사 이래 처음인 터라 충격이 컸다. 파업 소식이 전해진 29일 삼성전자 주가는 3.09% 급락했다.
전삼노는 우선 조합원 2만8000여명에게 다음 달 7일 연차를 사용하라는 지침을 전달한 상태다.
전날 기자회견에 민주노총 금속노조 집행부가 참석하는 등 민주노총이 개입하는 것을 두고 불만의 목소리도 있다.
삼성 5개 계열사 노동조합을 아우르는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도 즉각 입장문을 내고 “직원들의 근로조건 향상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닌, 상급단체 가입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는 HBM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에 밀리고,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에서는 TSMC에 치이는 등 위기에 직면에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반도체 사업에서만 14조8800억 원의 적자를 냈다.
올해 1분기에는 반도체 사업이 1조91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5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아직 안심하기에는 이르다는 평가다.
이런 와중에 지난 24일에는 로이터통신이 복수의 익명 소식통을 인용해 “삼성전자가 미국 반도체 업체 엔비디아에 HBM을 납품하기 위한 테스트를 아직 통과하지 못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이에 삼성전자가 즉각 입장을 내고 “다양한 글로벌 파트너들과 HBM 공급을 위한 테스트를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고 반박했다.
사고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 27일 경기도 용인 삼성전자 기흥사업장 생산라인에서 근무하던 직원 2명이 방사선에 피폭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기도 했고, 이에 앞서 지난 24일에는 기흥사업장 어린이집 신축공사 현장에서 50대 하청업체 노동자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재계에서는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이끌게 된 전영현 부회장의 향후 역할에 주목하고 있다. 위기감을 느낀 삼성전자는 사실상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 상태다. 최근 임원들의 주 6일 근무를 확대한 데 이어 지난 21일에는 반도체 사업의 수장을 기존 경계현 사장에서 전영현 부회장으로 전격 교체했다.
전 부회장은 지난 29일 오전 사내 게시판에 올린 취임사에서 “최근의 어려움은 지금까지 우리가 쌓아온 저력과 함께 반도체 고유의 소통과 토론의 문화를 이어간다면 얼마든지 빠른 시간안에 극복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며 “경영진과 구성원 모두가 한마음으로 힘을 모아 최고 반도체 기업의 위상을 되찾기 위해 다시 힘차게 뛰어보자”고 당부했다.
파이낸셜투데이 한종해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