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PF 사업성 평가에 '브릿지론' 추가
지방 저축은행, 건전성 타격 클 전망
최근 금융당국이 발표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정상화 대책’의 칼끝이 저축은행을 향하는 모양새다. 부동산PF 사업성 평가 기준 정립과 그 분류를 세분화하면서 브릿지론(토지매입 단계 PF)과 토지담보대출 비중이 높은 저축은행은 최악의 경우 경·공매를 통한 매각 가능성에 놓이게 됐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앞서 13일 ‘부동산PF의 질서있는 연착륙을 위한 향후 정책 방향’을 발표하며 부동산PF 옥석가리기에 나섰다. 부동산PF 부실 사업장은 경‧공매로 걸러내고 일시적인 유동성 부족에 놓인 사업장은 자금을 투입하는 방식으로 PF를 재구조화해 부실채권을 털어내겠단 구상이다.
본래 부동산PF 사업성 평가는 본PF를 중심으로 이뤄졌지만, 새 평가기준에선 브릿지론에 대해서도 사업성을 판단한다. 본PF에선 공사진행, 분양, 시공사 등을 따진다면 브릿지론은 토지매입, 인허가, 본PF 미전환 등 항목에 대해 따져본다.
게다가 부동산PF 부실 위험성 대상에서 벗어나 있던 토지담보대출(토담대), 채무보증도 평가 대상에 포함돼 유사한 평가를 받게 됐다.
종합하면 수년간 브릿지론과 토지담보대출 취급을 늘리던 저축은행업권에 사업장 정리와 손실 부담이 집중되는 형국이다. 업계에선 저축은행이 PF 사업장 토지 등을 경·공매로 처리하면 30~50%의 손실을 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저축은행 부동산PF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22조1000억원이다. 이중 브릿지론성 토지담보대출은 절반 이상인 12조5000억원에 달한다.
나이스신용평가(나신평)에 따르면 주요 저축은행 16곳의 부동산PF 위험 노출액은 7조7000억원이며 이중 부동산PF 부실 위험 정도가 가장 높은 브릿지론은 3조9000억원을 차지한다. 나신평은 부동산PF 익스포저(위험노출액) 예상손실 규모가 최대 4조8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저축은행중앙회 공시에 따르면 SBI·OK·한국투자·웰컴·애큐온 등 총자산 기준 상위 5개 저축은행 중 부동산PF 익스포저가 가장 높은 곳은 OK저축은행이다.
지난해 말 기준 OK저축은행 부동산PF 대출잔액은 전년 동기(9866억원)보다 9.78% 증가한 1조83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어 ▲한국투자저축은행(8111억원) ▲웰컴저축은행(5899억원) ▲애큐온저축은행(2662억원) ▲SBI저축은행(1147억원) 순으로 많다.
대형 저축은행보다 지방 저축은행이 더욱 위기 상황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예금보험공사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광주·전남·전북지역 저축은행 연체율은 전년(4.3%)보다 3.8%p(포인트) 높은 8.1%로 나타났다.
이어 대구·경북·강원과 대전·충남·충북 지역 저축은행 연체율이 7.8%, 경기·인천이 7.6%, 부산·울산·경남이 6.4%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전국 79개 저축은행 연체율은 6.55%로, 지역 저축은행의 연체율이 서울 지역 저축은행의 연체율을 웃돌았다.
파이낸셜투데이 신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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