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PG에 슈팅 결합한 글로벌向 신작 게임
‘데이브 더 다이버’와 ‘더 파이널스’라는 글로벌 성공 사례를 만들어낸 넥슨이 올여름 또 하나의 글로벌향 신작 출시를 앞두고 있다. 주인공은 슈팅과 RPG(역할수행게임)를 조합한 ‘루트슈터’ 장르 ‘퍼스트 디센던트’다.
24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넥슨은 자회사 넥슨게임즈가 개발 중인 신작 게임 ‘퍼스트 디센던트’를 올여름 출시할 예정이다. 이범준 PD는 최근 진행한 데브챗(개발자와 유저들이 소통 목적으로 나누는 채팅)을 통해 “공식 출시 일정은 여름”이라고 거듭 알렸다.
루트슈터란, 아이템을 루팅(수집)하는 RPG적 요소가 접목된 슈팅 게임을 뜻한다. 국내에서는 아직 마이너한 장르로 분류되지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보더랜드’와 ‘워프레임’ 등의 흥행에 힘입어 적잖은 마니아층을 구축했다. 특히 2017년 출시된 ‘데스티니 가디언즈(데스티니2)’는 대성공과 함께 루트슈터 장르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영광을 뒤로한 ‘데스티니 가디언즈’는 현재 대내외적 도전에 처해있다. 작년 3월 선보인 최신 DLC(추가 다운로드 콘텐츠) ‘빛의 추락’이 혹평을 받았고, 같은 해 10월 개발사인 ‘번지’는 대규모 정리해고를 단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여파로 출시가 연기된 ‘데스티니 가디언즈’ 신규 DLC ‘최후의 형체’는 오는 6월 4일 공개될 예정이다.
이를 달리 말하자면 올여름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는 ‘퍼스트 디센던트’와 정면 대결을 펼칠 수도 있다는 것. 다만 정황상 ‘퍼스트 디센던트’의 출시 시점은 늦은 여름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범준 PD가 출시 전 추가적인 베타 테스트를 진행한다고 밝혔으나, 출시일은 물론 베타와 관련된 구체적인 시기도 아직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루트슈터가 보유한 장르적 특수성과 탄탄한 마니아층을 감안하면, 도전자인 넥슨 입장에서도 굳이 출시를 서두를 필요는 없는 상황이다.
시장에서 인기를 끈 루트슈터 게임들의 접속자 추이를 살펴보면, DLC 출시 및 대형 업데이트 전후를 기점으로 정점을 찍은 유저 증가세는 한두 달 내 예년 수준으로 되돌아간다. 이는 시즌제 RPG 유저들이 업데이트 직후 아이템을 얻고 최종 콘텐츠를 즐긴 다음 게임을 쉬는 것과 유사하다. 유저들의 유출입이 잦기 때문에 타 장르 대비 선두 게임의 선점 효과도 덜하다.
그럼에도 루트슈터는 꾸준한 수요가 존재하며, 스팀에서도 높은 지표를 보이는 인기 장르다. 비록 높은 개발 난도로 인해 새로운 IP의 신작이 쉽사리 나오진 않지만, 출시되면 일단 ‘루트슈터’라는 이유 하나로 플레이하고 보는 두터운 마니아층이 있다. 작년 9월 열린 ‘퍼스트 디센던트’의 오픈베타에도 7만7000여명의 게이머들이 동시 접속하며 뜨거운 관심을 입증했다.
만일 ‘퍼스트 디센던트’가 늦은 여름 출시된다면, ‘데스티니 가디언즈’ 새 DLC 효과가 빠질 즈음 자연스레 바통을 이어받는 구도가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관건은 게임의 완성도다. 이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퍼스트 디센던트’ 개발진 역시 막바지 개발에 전념하고 있으며, 특히 작년 9월 테스트 때 집중적으로 받았던 ‘필드’ 콘텐츠와 UX·UI 및 편의성 관련 피드백이 상당 부분 반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관련해서 이범준 PD는 “지난해부터 개발자 노트를 통해 다양한 주제로 이용자분들과 소통을 해오며 ‘퍼스트 디센던트’를 함께 만들어 가고자 한다”라면서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개발자 노트뿐만 아니라 다양한 채널로 소통하고 전달주신 피드백을 꼼꼼히 확인해 게임 완성도를 높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약속했다.
파이낸셜투데이 채승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