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당기순손실 220억원...11년째 적자, 자본잠식률 75%
유상증자 7번째, 지난달 1250억원 지원

사진=교보생명, 라이프플래닛생명
사진=교보생명, 라이프플래닛생명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의 아픈 손가락인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이 2013년 설립 이후 11년째 적자의 늪에 빠졌다. 지속된 손실로 라이프플래닛의 자본총계는 지난해 말 608억원 수준까지 떨어졌다.

교보생명은 앞서 지난달 유상증자 방식으로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에 1250억원을 지원했다. 2020년에 이어 7번째 자금조달로, 일각에선 ‘밑빠진 독에 물붓기’식 경영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의 지난해 연결 기준 당기순손실은 220억원으로 전년(122억원)과 비교해 손실 폭이 84.8% 불어났다.

라이프플래닛은 2013년 신창재 회장이 일본 온라인 생명보험사 라이프넷생명과 합작해 설립한 디지털 생명보험사로 지금은 교보생명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출범 당시 신 회장은 5년 안에 흑자전환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실적은 여전히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13년 순손실 50억으로 시작해 2014년 167억 손실을 봤고, 새 회계제도(IFRS17)를 반영한 2022년엔 122억, 지난해엔 220억원으로 11년간 적자를 면치 못했다.

자료=라이프플래닛생명 감사보고서
자료=라이프플래닛생명 감사보고서 취합

그동안 교보생명은 자본 안정화를 위해 라이프플래닛에 총 7번의 유상증자를 실행했다. 2013년 320억원을 시작으로 ▲2014년 380억원 ▲2015년 240억원 ▲2016년 150억원 ▲2019년 350억원 ▲2020년 1000억원 ▲2024년 1250억원이다.

2020년 4월 1000억원을 수혈하기 직전인 2019년 말 자본금은 1440억원, 자본총계는 358억원으로 자본잠식률이 75.1%였다. 전년은 87.7%에 달했다.

올 4월 유상증자 전인 지난해 말 자본총계는 608억원, 자본금 2440억원으로 2020년 50%대까지 개선됐던 자본잠식률이 다시 75%를 기록하기도 했다.

자본잠식은 기업의 지속된 적자로 결손이 쌓이면서 자본총계가 자본금보다 낮아진 상태다. 다시 말해 투자 금액이 줄어드는 것으로, 순익을 내 이익잉여금을 쌓아야 자본잠식을 벗어날 수 있다.

일각에선 지난달 교보생명이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이사회가 계속된 적자 기업에 자금을 투입하는 것에 이견이 있었다고 전해졌다. 이에 교보생명 측은 부인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유증 과정에서 이사회 이견이 있었다면 의결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디지털 보험업계의 성장성과 디지털 기업의 특성상 단기간에 결실 보기 어려운 부분에 관해서도 공감할 것”라고 말했다.

적자 탈출이 시급한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은 지난해 12월 최고경영자를 교체했다. 특히 첫 외부출신인 김영석 대표이사를 영입하면서 정상화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최근에는 ‘리부트 프로젝트’를 통해 적자 탈출에 나선 가운데 한정수 보험상품 담당을 이달 초 새로 영입해 조직을 개편했고, 상품 개발 등 관련 인원도 두 배로 충원하고 있다.

이번 유상증자로 재무 건전성 향상과 실적 개선을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계획이다.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 관계자는 “이번 증자는 지급여력비율(킥스, K-ICS) 증가와 미래 비전을 위해 진행했다”며 “당장 수익 개선은 어렵지만 2028년쯤 턴어라운드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파이낸셜투데이 박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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