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홍콩 ELS의 피해자입니다. 왜 그러한 선택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후회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홍콩 ELS 등과 같은 투자 실패를 피하기 위한 방법이 있을까요?

이지우 ㈜웰스가이드 부장
이지우 ㈜웰스가이드 부장

노후자금이나 큰 목돈을 안전한 자산에 투자하려다 은행 직원이 ‘예·적금과 비슷한 상품이고, 나라가 망하지 않는 한 손해 볼 일 없다’고 설명해 믿고 가입했다는 중장년, 심지어 전 재산을 투자했다는 노년 피해자도 속출하고 있다. 지금 고통을 겪고 있을 피해자들에게 안타까운 마음을 전하며, 저금리 시대에 투자를 고민하는 금융소비자들에게 이와 유사한 사태를 방지하기 위한 작은 팁을 드리고자 한다.

1) 투자성향 진단 절차를 확실히 지켜야 한다.

주식·ELS 등 투자성 상품에 가입하고자 하는 고객은 금융소비자보호법에 따라 투자자 정보 확인서를 작성하고, 금융회사에 제공해야 한다. 투자자 정보 확인서는 투자자 성향을 파악하기 위한 근거자료로, 절대 대충 답하거나 금융회사 직원이 시키는 대로 작성해서는 안 된다. 금융회사는 이를 근거로 고객에게 상품을 추천해야 하며, 상품을 팔기 위해 확인서를 조작하는 것은 불법이다. 각 금융회사 홈페이지에서 투자자 정보 확인서의 내용과 투자성향별 상품을 확인할 수 있는데, 대부분의 ELS·DLS 및 국내·해외 주식, 파생형 ETF 등은 공격투자형 투자성향의 사람이 투자할 수 있는 1등급 위험 상품이다. 이는 예·적금처럼 투자자 보호가 되지 않고, 원금손실이 이론적으로 100%까지 가능하므로 내가 해당 상품에 맞는 투자성향이 아니라면 가입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

2) 투자 전, 해당 시장과 종목을 알아봐야 한다.

현명한 소비자들은 아무리 저렴한 상품도 그 기능을 꼼꼼히 따져보고 최저가 검색에 발품을 판다. 그런데 그분들이 몇천만 원, 심지어 억 단위의 금융상품에 가입할 때는 오히려 금융회사 직원의 말만을 믿고 덜컥 가입 결정을 내리는 경우가 왕왕 발생한다. 이는 그만큼 우리가 해당 금융상품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이다.

당연한 얘기지만 내가 잘 아는 상품일수록 따지는 것도 많아지고, 자세하게 보게 된다. 예금 외 다른 상품, 예를 들어 주식을 사려면 해당 회사가 뭐 하는 곳인지 증권사 리포트나 금융감독원 공시 사이트를 참조해 재무제표 정도는 살펴봐야 한다.

거시적으로는 우리나라 경제나 환율 전망도 알아봐야 한다. 해외주식이나 펀드인 경우는 국내상품보다 더 익숙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더 깊은 공부가 필요하다. 주가 등을 기초로 만들어진 파생상품인 ELS는 여기에 복잡한 상품구조까지 이해해야 한다. 즉, “손실 없이 높은 수익을 보는 상품”은 현실에 없다는 것을 인지하고 피땀 흘려 번 내 재산을 지키기 위해 현명한 금융소비자가 되어야 한다. 만약 열심히 공부를 해도 이해가 안 간다면? 그 상품은 가입을 보류하는 것이 차라리 낫다.

3) 나의 투자 포트폴리오를 반드시 점검하자.

같은 1억 원의 투자 손실을 보더라도 다른 자산이 100억 원 있는 사람과 전 재산이 1억 원뿐인 사람의 체감 온도 차는 다를 것이다.

가계의 대부분 노후자산이 부동산인 한국 가계의 특성을 고려해 봐도 금융자산은 부동산 포함 전체 자산의 40% 정도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 또한,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예금처럼 언제든지 현금화할 수 있는 유동성 자산의 비율은 같이 상승해야 한다. 은퇴까지 투자 기간이 길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ELS 등은 운이 나쁘면 최대 3년 정도인 만기까지 돈이 묶여버릴 수도 있고, 급격한 주가 하락 등 시장 변동성이 높아질 시 장기간에 걸쳐 손실만 볼 수도 있다.

또한, 솔깃해 보이는 종목 하나에 자산을 ‘몰빵’하는 것은 금물이다. 이에 먼저 제대로 된 자산관리 전문가를 통해 자신에게 맞는 자산 배분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뒤 상품을 매수하는 것이 투자의 후회를 줄이고 성과를 높이는 지름길이다.

위의 원칙은 어찌보면 너무나 기본적이지만 그만큼 일선 영업 현장에서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것들이기도 하다. 최근 금융감독원이 홍콩 H지수 ELS 관련 분쟁 조정기준을 제시했지만, 언제 손해액을 돌려받을지, 얼마나 돌려받을 수 있을지는 아직도 불투명하다. 따라서 위험 없는 수익은 없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나의 투자성향대로 자금의 사용처와 기간에 맞게 자산을 분산투자한다면 적어도 평생 일군 목돈을 한순간에 잃는 억울한 일은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상담은 홈페이지 우측상단 기사제보나 이메일 contents@ftoday.co.kr을 통해 하실 수 있습니다.

이지우 ㈜웰스가이드 부장은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선임간사의 경력을 가지고 있으며, 삼성증권 SNI Private Banker로도 근무했었습니다.

㈜웰스가이드는 자본시장법에 따른 전문인력, 자기자본, 이해상층방지 요건 등을 갖춘 적격 투자자문사로, 고객의 노후문제 해결을 통해 고객의 행복을 실현하는 좋은 사회를 위한 금융 (Finance for Good Society)을 지향합니다. 특허 받은 Cashflow 엔진과 로보어드바이저를 통해 연금을 포함한 개인별 맞춤형 종합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저작권자 © 파이낸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