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본사 전경. 사진=한미약품.
한미약품 본사 전경. 사진=한미약품.

한미약품그룹이 OCI그룹과 통합 계획을 밝힌 이후 오너가 장·차남이 통합에 반대하며 경영권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이 갈등은 다음달로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로 이어질 전망이다.

13일 한미약품 오너가 장남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과 차남 임종훈 한미정밀화학 대표는 보도자료를 통해 지주사 한미사이언스 대표에 임종훈 사장, 자회사 한미약품 대표에 임종윤 사장이 각자 대표이사로 올라 경영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를 위해 두 형제는 자신들과 이들이 지정한 4명의 후보자 등 6명을 한미사이언스 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주주총회에 상정해 달라며 지난 8일 한미사이언스를 상대로 주주제안권을 행사했다.

이들은 “주주제안의 목적은 단순 이사회 진입이 아니라 선대 회장의 뜻에 따라 지주사와 자회사의 각자 대표이사로 한미그룹을 경영하겠다는 분명한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고 밝혔다.

두 형제는 한미그룹의 현 경영진이 고(故) 임성기 회장 작고 이후 밀실 경영을 통해 기업 가치를 훼손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의 안건은 주총에 자동상정돼 표결로 이어질 예정이다.

이들은 “새롭게 구성될 이사회는 한미사이언스에 대한 지주사로 지위를 공고히 다지면서 모든 가용 전략을 동원해 현 주가를 팬데믹 이전 2018년 수준 이상으로 회복시켜 모든 주주의 권익을 충실히 보호하며 이사회 운영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미약품그룹 측은 “법과 절차에 따라 통합 과정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편 오너가 종윤·종훈 형제와 그 배우자 및 자녀의 지분을 모두 합치면 28.4%이다. 반대편인 모친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과 장녀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 측 지분은 31.9%로 알려져 있다.

결국 한미사이언스 지분 약 12%를 보유한 신동국 한양정밀화학 회장과 기타 투자자, 소액주주를 어떻게 설득하느냐에 따라 표결이 바뀔 것으로 전망된다.

파이낸셜투데이 신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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