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가 임종윤·임종훈, 한미약품 경영 복귀 시사
“종윤·종훈, 사익편취” VS “모녀가 오히려 사익 노려”
3월 주총 전까지 언론통한 쌍방 비방 이어질 듯

한미약품그룹(한미그룹)과 OCI그룹 통합이 추진되는 가운데 한미약품그룹 오너가 간의 의견 충돌이 언론을 통해 표출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양사간 통합에 반대해온 한미그룹 오너가 장남 임종윤 사장과 차남인 임종훈 사장. 한미그룹 제공
한미약품그룹(한미그룹)과 OCI그룹 통합이 추진되는 가운데 한미약품그룹 오너가 간의 의견 충돌이 언론을 통해 표출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양사간 통합에 반대해온 한미그룹 오너가 장남 임종윤 사장과 차남인 임종훈 사장. 한미그룹 제공

한미약품그룹(한미그룹)과 OCI그룹 통합이 추진되는 가운데 한미약품그룹 오너가 간의 의견 충돌이 언론을 통해 표출되고 있다. 급기야 쌍방은 한미그룹의 상황을 활용해 개인의 이득을 취하려 한다며 여전을 펼치고 있다.

15일 한미그룹은 최근 한미그룹 오너가 장남인 임종윤 사장과 차남인 임종훈 사장이 스스로를 한미사이언스(한미그룹 지주사)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내용의 주주제안을 제출하자 “이같은 행보는 사익을 위해 한미를 이용하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한미그룹 관계자는 “지난 십수년간 한미에 거의 출근하지 않으면서 개인 사업에만 몰두했던 임종윤 사장이 갑작스럽게 ‘한미를 지킨다’는 명목으로 회사를 공격하고 있어 의아하고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번 한미그룹의 입장 발표는 종윤·종훈 형제가 지난 8일 한미사이언스를 상대로 주주 제안권을 행사한 건과 관련돼 나왔다. 두 형제는 한미그룹과 OCI그룹 간 통합에 반대 입장을 명확히 밝히며 다음달로 예정된 한미사이언스의 정기 주주총회에서 자신들과 이들이 지정한 4명의 후보자 등 6명을 한미사이언스 이사로 선임하는 안건 상정을 요구했다.

종윤·종훈 형제는 “새롭게 구성될 이사회는 한미사이언스에 대한 지주사로 지위를 공고히 다지면서 모든 가용 전략을 동원해 현 주가를 팬데믹 이전 2018년 수준 이상으로 회복시켜 모든 주주의 권익을 충실히 보호하며 이사회 운영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미그룹 측은 “임종윤 사장이 지난 10년간 한미에 거의 출근하지 않은 데다 그가 사내이사로 있는 한미약품 이사회에도 지난해 상반기 5차례 이사회 가운데 한 차례만 출석하는 등 한미약품 경영에 무관심했다”며 “주주제안의 진정성이 의심된다”고 비판을 쏟아냈다.

또 임종윤 사장이 고 임성기 창업 회장 별세 이후 가족들에게 부과된 5407억원의 상속세 중 가장 적은 금액인 352억원만을 납부한 점을 두고 본인 사업과 개인 자금에만 몰두했다고 주장했다. 담보대출을 활용한 금융권 차입금만 1730억원에 달해 임 사장은 연간 100억원에 육박하는 이자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고도 했다.

한미그룹 측은 “임종윤 사장측 가처분 소송 보조참가자로 등록된 케일럼엠의 최대주주가 대부업을 하고 있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에 대해서도 임종윤 사장측은 명쾌한 해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경영권 분쟁 상황을 만들어 인위적으로 주가를 끌어올리고 이를 통해 본인의 다중채무를 해결하는 동시 한미그룹을 본인의 개인 기업에 활용하려는 사익 추구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한미약품 본사 전경. 사진=한미약품.
한미약품 본사 전경. 사진=한미약품.

한미그룹이 임종윤 사장을 콕집어 비판하자 임종윤 사장 측도 즉각 반박문을 냈다. 정보 왜곡이 심한 내용이며 오히려 한미그룹을 사익 편취하고 있는 이들은 OCI 통합을 추진 중인 모친 송영숙 회장과 장녀 임주현 사장이라는 주장이다.

임종윤 사장은 측은 “거액의 상속세를 납부해야 하는 송영숙 회장, 삼남매에게 동일하게 작용하는 환경이다. 이를 놓고 임종윤 개인의 목적을 위해 한미를 이용한다는 표현은 맞지 않다”며 “한미그룹을 사익 편취 도구로 활용하는 것은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사장”이라고 했다.

이어 “2배 이상의 가격으로 한미사이언스 지분 매입 의사를 밝힌 매수자도 있다고 밝힌 마당에 경영권 프리미엄이라고는 임주현 사장의 OCI 대주주 신분 보장뿐”이라며 “임종윤 사장을 포함한 4만여 주주의 권익을 무시한 결정이 이뤄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가현문화재단(한미약품그룹 공익문화재단)이 채무 과다로 가족 공동 소유의 한미사이언스 지분을 매각한다는 결정을 내린 이면도 송 회장의 무리한 사진박물관 건축을 통해 누적된 부채가 주된 원인”이라며 “이도 사익 편취 증거”라고 했다.

또 “주식담보대출을 통해 무엇을 했는가를 살펴봐야 함에도 부풀려진 금액으로 호도됐다”며 “주식담보대출은 바이오 헬스케어 사업을 위해 활용됐으며 코리그룹 설립 이후 실패와 성공을 경험하는 다양한 투자가 있었고 오늘날 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사업을 구축했다”고 말했다.

상속세 납부를 미뤄 경영권 다툼이 이뤄졌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삼남매가 비슷한 규모의 상속세를 부과받아 3인 공히 약 520억 정도의 세금을 2023년까지 납부 완료했다”며 ”이런 주장은 심각한 명예훼손의 가능성이 있다”고도 반발했다.

종윤·종훈 형제와 송영숙·임주현 모녀간 쌍방 비난과 반박이 이뤄지는 가운데 이러한 여론전을 다음달 주총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OCI 통합과는 별개로 오너가 간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 주총 전까지 명분 쌓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임종윤·임종훈 형제가 주총을 통해 신규 이사 선임에 성공한다면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과반을 차지하고 이를 통해 한미그룹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우호세력을 확보하기 위한 장외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이다.

고 임성기 명예회장의 고교 후배로 알려진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한미사이언스 주식 849만8254주(12.15%), 국민연금공단이 516만5992주(7.38%)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이들의 표심을 얻어낸다면 한미그룹 경영권을 확실하게 확보할 수 있어 여론전을 비롯한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는 양상이다.

파이낸셜투데이 신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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