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가 형제 “통합과정서 경영권 프리미엄 놓쳐”
한미약품 “통합 과정서 경영권 매각 없어…왜곡말라”

한미약품 본사 전경. 사진=한미약품.
한미약품 본사 전경. 사진=한미약품.

한미약품그룹(한미그룹)과 OCI그룹 간 통합을 두고 한미그룹 오너가 사이에 경영권 프리미엄 여부를 두고 쌍방 비방전이 펼쳐졌다.

19일 한미그룹 창업주의 장·차남인 임종윤·종훈 한미약품 사장 측은 “한미사이언스(한미그룹 지주사)가 통합 과정에서 경영권 프리미엄을 전혀 챙기지 못했으며 이는 이례적인 사례”라고 지적했다.

한울회계법인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20년 2월부터 5년간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100억원 이상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의 양수도 사례에서 경영권 프리미엄율의 평균은 약 239%이다.

이번 통합에서 모친인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의 한미사이언스 지분 매도 가격과 유상증자 신주발행가액은 3만7300원으로 시장 가격과 큰 차이가 없다고 종윤·종훈 형제는 주장했다.

두 형제는 “양사의 계획대로 통합절차가 완료된다면 OCI홀딩스는 경영권 프리미엄 지불 없이 한미사이언스 지분 27%를 확보하면서 최대주주에 오르게 된다”며 “OCI는 2022년 2월 부광약품을 인수할 당시에도 64.2%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지불했으나 매출 1조5000억원을 기록하는 한미약품 인수하는데 경영권 프리미엄은 제로(0)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결국 손해보는 것은 국민연금 등 기관과 소액주주다. 3자배정 유상증자 이유와 이사회 논의과정에서의 절차가 투명하게 공개돼야 자본시장 신뢰를 높일 수 있다”며 “정부가 추진 중인 기업 밸류 업 프로그램이 곧 발표되는 만큼 대주주가 아닌 선량한 대다수 소액주주의 이익을 대변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한미그룹 측은 이번 거래와 일반적인 M&A(인수합병)는 비교대상이 될 수 없다며 이번 건은 경영권 매각 없이 각자 대표 체제로 한미와 OCI의 경영권이 그대로 유지된다고 반박했다.

한미그룹은 “한울회계법인의 통계는 한 기업이 다른 기업을 일방적으로 인수·합병한 사례를 기반으로 작성됐지만 이번 한미그룹과 OCI그룹 간 통합은 양 그룹의 경영권은 그대로 유지한 상황에서 시너지를 극대화한 모델이므로 비교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부연했다.

국민연금 등 기관과 소액주주가 통합으로 인해 피해를 볼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오히려 거래 전후 주가는 변동이 없거나 크게 올랐고 통합 이후 양사 간 시너지에 대한 기대감은 두 그룹의 미래가치를 더욱 키우고 소액주주의 주주가치를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임종윤 사장 측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받고 본인 주식을 완전히 매각하려고 했던 취지였는지 반문하고 싶다”며 “그렇다면 한미를 지키겠다는 자신의 명분과 완전히 배치되는 것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한미그룹은 “흔들림 없이 이번 양 그룹간 통합을 위해 나아갈 것”이라며 “지난 10여년간 한미 경영에 무관심했던 임종윤 사장의 이번 반발은 오히려 본인의 다중채무 해소를 위해 이번 통합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비춰진다”고 비판했다.

앞서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은 지난달 12일 OCI홀딩스가 7703억원을 들여 한미약품 그룹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의 지분 27%를 취득해 최대 주주가 되고 창업주의 장녀인 임주현 사장과 부인 송 회장 등이 OCI홀딩스 지분 10.4%를 취득하는 방식의 통합을 결정했다.

그러나 임종윤·종훈 형제가 통합에 적극 반발하면서 오너가간 경영권 갈등을 빚고 있다. 이 갈등은 다음달로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로 이어질 전망이다.

파이낸셜투데이 신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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