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네오위즈·텐센트코리아 이끈 ‘중국통’
‘글로벌 톱 게임사’ 반석에 올려놓을까

2016년부터 회사를 이끌어오던 조계현 카카오게임즈 대표가 물러나게 되면서 그 자리에 한상우 최고전략책임자(CSO)가 내정됐다. 한 내정자의 취임 과제는 조 대표 임기 동안 연 매출 1조원대로 성장한 회사를 ‘글로벌 탑티어 게임사’로 도약시키는 것이다.

이는 글로벌 게임 시장, 특히 중국에서 잔뼈가 굵은 한 내정자에겐 적격인 임무다. 2006년 네오위즈게임즈(현 네오위즈)에 입사한 그는 네오위즈게임즈 차이나(중국법인)의 대표를 거쳐 네오위즈게임즈 글로벌 사업총괄 부사장직까지 올랐다. 중국의 국민 FPS 게임으로 거듭난 스마일게이트 ‘크로스파이어’를 현지에 공급한 것은 한 내정자의 대표 업적 중 하나다.

일련의 과정 속에서 중국 최대 게임사인 텐센트와 연을 쌓은 한 내정자는 2015년부터 3년 간 텐센트코리아(한국지사) 대표직을 역임한 후 2018년 8월 카카오게임즈에 합류했다.

카카오게임즈 내부에서는 한 내정자를 놓고 “게임 시장과 글로벌 사업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다년간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외 투자 및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 등을 추진하며 회사의 성장과 글로벌 진출을 이끌어왔다”라고 평가했다.

또한 “20년 이상의 해외 사업 경험과 국내외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2018년부터 글로벌 사업을 맡아 카카오게임즈의 성장에 기여해왔다. 글로벌 사업뿐만 아니라 마케팅, 데이터분석, 투자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경험도 보유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사실 카카오게임즈는 조계현 대표 체제하에서도 글로벌 시장을 적극 공략해나가고자 했다. 조 대표는 작년 신년 키워드로 ‘비욘드 코리아(한국을 넘어서)’를 제시하면서 해외 시장을 향한 강한 의욕을 내비치기도 했다.

다만 신작 ‘가디스 오더’ 등 주요 파이프라인들의 글로벌 출시가 잇따라 연기된 가운데, 그나마 작년 2분기 일본 시장에 진출한 ‘오딘: 더 발할라 라이징(이하 오딘)’조차도 꾸준한 성과를 내진 못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카카오게임즈의 게임 부문 매출 중 해외 비중은 16%에 그쳤다.

사진=카카오게임즈
사진=카카오게임즈

순연됐던 글로벌 신작 출시와 라이브 타이틀 권역 확대는 올해 상반기부터 릴레이로 전개된다.

현재 나인아크가 개발한 ‘에버소울’은 현지 SNS를 개설하고 이용자 테스트를 진행하는 등 일본 출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오딘’은 올해 중 북미와 유럽을 대상으로 정식 서비스를 진행할 예정이며, 로드컴플릿의 관계사 픽셀트라이브에서 개발 중인 ‘가디스오더’도 핵심 글로벌향(向) 타이틀로 꼽힌다.

이 밖에도 레드랩게임즈 개발작 ‘롬(R.O.M)’이 오는 2월 27일 정식 서비스를 앞두고 있으며, 엑스엘게임즈가 개발한 ‘아키에이지 워’는 2분기 대만·일본·홍콩을 포함한 9개 지역에 정식 출시될 예정이다. 하드코어 MMORPG의 핵심 권역으로 여겨지는 대만에 ‘오딘’을 안착시켰던 카카오게임즈가 또 한 번 노하우를 발휘할지 이목이 쏠린다.

한상우 내정자는 카카오게임즈의 총책임자로서 글로벌 공략 과정을 진두지휘하는 막중한 과업을 떠안게 됐다. “카카오게임즈가 다년간 쌓아온 서비스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차별화된 콘텐츠를 선보이는 데 주력하며,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도록 중장기적으로 성장에 기여하겠다.” 본인에게 맡겨진 역점 과제를 정확하게 파악한 한 내정자의 첫 일성이었다.

중국 현지 네트워크를 보유한 한 내정자가 재임 기간 중국발 희소식을 가져올 수 있을지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최근 중국 당국이 국내 게임에 연달아 외자 판호를 발급하곤 있으나, 아직 카카오게임즈가 직접 서비스하거나 관계사·자회사가 개발한 게임 중 판호를 받은 타이틀은 없다.

파이낸셜투데이 채승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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