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강남구 역삼동에 있는 삼목빌딩 앞에서 삼목에스폼 소액주주연대와 한투연이 시위하고 있다. 사진=삼목에스폼 주주연대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에 있는 삼목빌딩 앞에서 삼목에스폼 소액주주연대와 한투연이 시위하고 있다. 사진=삼목에스폼 주주연대

삼목에스폼 주주들이 배당성향 30%, 200% 무상증자, 향후 5개년 배당 정책 등의 내용을 담은 주주 서한을 김준년 삼목에스폼 회장에게 전했다.

6일 삼목에스폼 주주연대는 “주식시장에 상장한다는 것은 시장참여자인 '주주와 경영성과를 공유한다'는 의미인데 대주주 측은 일가 100% 지분보유 회사인 에스폼에는 각종 편법의 일감몰아주기로 3366억을 빼돌리면서도 소액주주와는 성장 과실을 나누려하지 않는다”며 “이 때문에 주주서한을 5일 사측에 발송했다”고 밝혔다.

삼목에스폼은 1996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거푸집 시장점유율(43%) 1위 업체다.

주주연대에 따르면 최근 15년간 회사는 4050억의 순이익을 기록한 반면, 이 기간 소액주주 배당 총액은 49억3000만원에 그치는 등 배당성향 1%를 보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삼목에스폼은 2016년 당시 공장 증설을 목적으로 하는 유상증자를 하며 소액주주로부터 307억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이를 통해 에스폼 산업단지를 준공하고 2022년 기준 주당순이익(EPS)은 4665원이다. 이 기간 배당금은 주당 100원이 지급됐다.

수십년간 이익을 쌓아왔음에도 주주환원에 외면한 채 겉치레식 배당만 진행해왔던 대주주의 행태에 주주연대가 적극적으로 행동을 보이기 시작했다.

주주연대는 5일 주주서한을 보내고 ▲중간배당 의무화 ▲주주총회 권한에 자사주 소각 결정 권한 포함 ▲IR 활동 정례화 등의 내용이 담긴 의안을 내놓고 정관 변경을 요구했다.

해당 주주서한을 통해 향후 5년간 30%의 배당성향을 요구하며 5개년에 걸친 배당정책을 발표할 것을 사측에 요구했으며, ▲자사주 소각(40만5634주) ▲자사주 신규 취득(60만6800주) ▲무상증자를 통한 신주(2940만주) 발행 ▲사외이사 후보 김태호 선임의 건 등도 내달 주주총회를 통해 다뤄달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주주 제안의 근거로 국내 상장사의 평균 배당성향을 예로 들었다.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2013~2022년 연평균 배당성향은 유가증권시장의 경우 24.3%, 코스닥 시장의 경우 21.5% 수준이다. 이 기간 삼목에스폼의 현금배당금 총액은 105억4000만으로 당기순이익 누계액 2868억원의 단 3.67% 수준에 불과하다.

주주연대는 “2021년 7월 합병 이후 실적은 급증했으나 여전히 사측은 저배당 정책을 고수하고 있어 별도 기준 당기순이익의 30% 배당 요청은 주주의 몫으로 정당하다고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소액주주들은 2023년 7월 공익법인을 등록하고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삼목빌딩 앞과 김준년 삼목에스폼 회장이 살고있는 아크로서울포레스트아파트 인근에서 7개월째 집회를 벌이고 있다. 이를 통해 “이렇게 경영할 바엔 공개매수를 통해 자진 상장폐지하라”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소액주주연대는 “올해는 ‘생즉필사 사즉필생’의 각오로 소액주주 운동의 성과를 만들고 싶다”며 “삼목에스폼이 증시에서 저평가받는 요인은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회사의 무관심이 크다. 주주환원정책 부재에 따라 경영권 분쟁의 위기에 놓여 있고, 그 원인으로 경영진에 대한 견제가 부족했으며, 소수 주주 의사가 이사회에 충분히 반영되지 못한 점에 있다”고 강조했다.

파이낸셜투데이 한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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