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성장 돌파구 마련…요양사업 규제 완화로 KB·삼성·신한 등 잇따라 진출
보험금청구권 신탁 5개월 만에 600건·2300억원 돌파…수익 다변화 성과
요양시설 간편보험대리점 등록 허용…보험상품-서비스 연계 시너지 기대
토지·건물 임차 허용·치매보험 신탁 확대 등 추가 제도 개선 추진 중
생명보험업계가 저출산·고령화와 시장 포화로 저성장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김철주 생명보험협회장이 취임 2년을 맞아 업계의 수익 창출과 신시장 개척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철주 회장은 2023년 12월 취임 후 ▲생명보험 본업 경쟁력 강화 ▲신시장 진출에 기반한 수익원 다각화 ▲고객 신뢰 회복과 사회적 역할 확대를 핵심 과제로 제시하며 업계 환경 변화에 대응해왔다.
◆요양사업 진입 문턱 낮춰…생보사 잇따라 진출
김 회장 재임 기간 중 가장 주목할 만한 성과는 생보업계 숙원사업인 요양사업 활성화를 위한 규제 완화다. 노인복지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10인 이상 요양시설 사업자는 토지·건물을 직접 ‘소유’하거나 공공부지를 임차해야 했는데, ‘사용권’만으로도 요양시설 운영이 가능해지며 진입 문턱이 낮아졌다.
이러한 규제 완화에 힘입어 생보사들의 요양사업 진출이 활발해졌다. 생보사 최초로 요양사업에 진출한 KB라이프생명의 자회사 ‘KB골든라이프케어’는 이지스자산운용으로부터 사용권을 확보해 서울 종로구 평창동에 노인복지주택을 운영하고 있다. 삼성생명, 신한라이프, 하나생명 등도 자회사를 통해 요양사업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요양시설이 간편 보험대리점으로 등록할 수 있도록 제도 기반도 마련돼 보험상품과 요양서비스의 연계 시너지 창출이 기대되고 있다. 예를 들어 요양시설에서 질병보험이나 간병보험에 가입할 수 있게 됐다.
앞으로의 과제도 남아있다. 생보업계는 요양시장 개척을 위해 토지·건물 ‘임차’ 허용 등 추가 규제 완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협회는 토지·건물 ‘임차’ 허용 등을 포함한 실버주택 공급 기반 마련을 위해 실버주택 특별법 제정과 입법을 지원하고 있다.
◆보험금청구권 신탁·사망보험 유동화로 수익 다변화
김 회장은 요양 시장 외에도 보험금 지급 구조와 자산관리 시장의 변화에 맞춰 새로운 수익 모델도 병행하고 있다. 협회는 보험금청구권 신탁, 사망보험금 유동화 등 제도 도입을 지원했다.
보험금청구권 신탁은 3000만원 이상의 일반사망 보험금 청구권을 신탁회사가 운용·관리하도록 위탁하는 상품이다. 계약자가 신탁회사에 보험금 지급 시기, 주기, 금액 등을 지정해 계약하고, 신탁회사는 계약자 사망 시 보험금을 수령해 계약한 방식에 따라 수탁금을 지급한다.
지난해 11월 제도 도입 후 삼성생명은 출시 5일 만에 156건, 755억원 규모의 신탁계약을 맺었다. 올해 5월 말 기준으로는 누적 계약 600건, 금액 2300억원을 기록했다.
사망보험금 유동화는 사후소득인 사망보험금을 생전에 생활비로 활용할 수 있게 하는 제도로, 종신보험을 유지하면서 유동화 비율 최대 90%는 살아 있는 동안 연금으로 받고 나머지는 사망 시 보험금으로 받는다.
지난달 말 교보생명, 삼성생명, 신한라이프, 한화생명, KB라이프 등 5개 생보사가 1차로 출시했다.
협회는 가입자 수가 많은 치매·상해보험으로 신탁 대상을 확대하고, 청구권신탁과 치매신탁·후견신탁 등과의 연계 모델 개발도 추진 중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협회가 요양사업 활성화를 위한 토지·건물 임차 허용 등 제도 개선을 지속적으로 건의하고 있다”며 “청구권 신탁 확대 같은 경우에도 금융위원회에 의견을 제출했으나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보험사 해외 진출을 위한 태평양 보험 콘퍼런스(PIC) 개최 등 글로벌 교류 확대 등 신사업뿐만 아니라 자본규제 강화, 생산적 금융전환 등 현안 대응에도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박혜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