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운용 4명 임원 승진…파생상품·채권운용 전문성 강화 나서
금리 변동성 시대 대비…의사결정 권한 강화로 실행력 높인다
한화금융계열이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핵심 부문 담당자를 임원으로 승진시키며 파생상품과 채권운용 전문성 강화에 나섰다. 이번 임원 인사는 조직 안정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수익 핵심 부서의 의사결정 권한을 강화하고 증권·운용 간 협업 구조를 정비하려는 포석이란 분석이 나온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화투자증권은 전일(5일) 김용민·김태우·윤지호 3명을, 한화자산운용은 정윤택 1명을 임원으로 신규 발탁했다. 이들은 각각 ▲FICC(채권·외환·원자재)파생본부 ▲기업금융본부 ▲법인금융본부 ▲미주법인 최고재무책임자(CFO) 등을 담당해온 핵심 실무자로 확인된다.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소관 본부의 성과와 전문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뤄졌다”며 “승진 임원들은 기존 직무를 그대로 수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인사가 단순한 보직 변경을 넘어 향후 사업 부문 개편이나 조직 재편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증권·운용 간 투자 협력이나 상품 공동 개발 등 구체적 방향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진 바 없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FICC 수익 51.7% 증가에도 파생 손실 1조원…전문성 확보 시급
이번 인사는 급변하는 FICC 시장 환경 속에서 리스크 관리 강화가 시급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국내 증권사의 지난해 1분기 FICC 관련 수익은 3조885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51.7% 증가했다. 골드만삭스자산운용과 AB자산운용 등 글로벌 운용사들은 올해 글로벌 금리 인하와 함께 채권 시장으로 수조 달러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FICC 시장이 커진 만큼 파생상품 부문 손실도 1조422억원으로 불어나 전문성 강화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자본시장연구원은 지난해 증권사업 전망에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이 본격화될 경우 증권사 손실이 확대되고, 채권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며 “채권매매 관련 수익 둔화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한화자산운용은 올해 1월 기준 수탁고 104조230억원을 운용하며 장기채권 투자에 강점을 가지고 있으나, FICC 사업의 중요한 부문인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 리브랜딩(ARIRANG → PLUS) 이후 점유율이 2.3%에서 1.9%대로 하락하며 7위권에 머물러 있는 상황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핵심 부문 실무자의 임원 승진은 의사결정 권한 강화와 더불어 내년 금융 불확실성에 대응하는 리스크 관리 및 수익성 제고 방안”이라며 “기존 미주법인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 역할을 맡았던 정윤택 신규 임원이 이번 인사에서 본사 임원으로 합류한 것도 이런 시장 상황을 고려한 것”이라고 말했다.
◆계열사 협업으로 수익 다변화…한투증권 글로벌 운용사 협업 모델 주목
업계에서는 이번 인사를 계기로 증권과 운용 부문의 역할 분담이 명확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증권사는 채권·파생상품 중개와 법인영업을, 자산운용사는 글로벌 채권투자와 자산운용을 맡는 구조에서 그룹 내 자본 및 투자 관리 효율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한화투자증권이 파생상품 중개와 법인영업에서 쌓은 고객 네트워크를 활용하고, 한화자산운용이 미주법인 채권운용 노하우를 결합하면 상품 설계부터 글로벌 채권투자까지 연계하는 시너지가 발생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실제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해외 운용사와 직접 제휴를 맺어 브로들리신디케이트론 상품을 발굴하며 리테일 시장에서 성과를 거뒀다. 아폴로자산운용과 협업한 월지급식 상품은 300억원 이상 판매고를 올렸고, 골드만삭스와는 260억원 규모의 자금을 모았다. 증권사와 자산운용사가 상품 설계부터 해외채권 투자까지 연계하는 협업 모델이 실제 성과로 이어진 사례다.
KB금융은 2021년 KB자산운용에 KB생명·KB손해보험 자산을 이관하며 수탁고를 120조원대로 확대해 업계 3위로 도약했다. 한화자산운용 역시 2016년 한화생명 등 보험 계열사에서 운용자산을 이관받으며 수탁고 100조원을 돌파했으나, KB금융의 공격적 확장에 순위를 내줬다. 올해 1월 기준 삼성자산운용이 363조229억원으로 1위, 미래에셋자산운용이 203조7652억원으로 2위, KB자산운용이 152조2515억원으로 3위를 차지하고 있다.
◆금융 불확실성 시대, 실행력 강화 의지
지난해 금융투자업계는 부동산 PF 부실과 글로벌 시장 변동성 확대로 어려움을 겪었다. 증권사들은 투자은행 부문 수익 감소와 수수료 경쟁 심화에 직면했고, 자산운용업계도 대형 운용사 집중 현상 속에 중소형사의 입지가 좁아졌다.
이런 상황에서 한화금융이 핵심 실무자를 임원으로 발탁해 수익 핵심 부문의 의사결정 권한을 확대하고, 그룹 내 협업 강화에 나선 것은 금융시장 불확실성 확대에 대응하는 실행력 강화 의지로 풀이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한화금융이 내년 이후 본격화될 글로벌 금리 변동과 자본시장 재편기에 대비해 FICC 및 채권운용 역량을 중심으로 그룹 내 전략적 협업 모델을 구체화하는 첫걸음을 뗐다”며 “FICC 기반 그룹 통합 운용 체계 구상 여부가 향후 주목할 대목”이라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최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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