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부터 코픽스 기준 변동금리 산정 중단
금리 변동폭 0.1~0.2%p ↑

신한은행 전경. 사진=신한은행
신한은행 전경. 사진=신한은행

정부의 가계대출 총량 관리 강화 기조에 발맞춰 은행권이 대출 문턱을 높이는 가운데, 신한은행이 가계대출의 변동금리 기준을 변경한다. 전세자금대출에 대한 조건부 취급 제한과 함께, ‘고객 중심’을 표방하면서도 순이자마진(NIM) 방어와 금리 변동성 대응력 강화를 동시에 꾀하는 전략적 의도가 담긴 조치로 풀이된다.

6일 신한은행에 따르면 이달 8일부터 주택담보대출 및 전세자금대출 변동금리의 기준으로 사용되던 코픽스(COFIX) 6개월물 적용을 중단하고, ‘금융채 6개월물’을 새로운 기준으로 도입할 예정이다.

금융채 기준 도입으로 대출 금리의 변동폭은 코픽스 대비 평균 0.1~0.2%p(포인트) 더 커질 것으로 추산된다.

신한은행은 변동금리를 금융채로 변경하는 배경에 대해 “금리 인하기에 고객에게 금리 하락 효과를 빠르게 반영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금융채로 기준을 전환한 후 고객이 체감할 수 있는 구체적인 금리 인하 폭이나 혜택에 대해 은행 측은 “기준금리 전환은 금리 산정의 일관성과 시장과의 연동성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며 “금리 인하 폭은 대부분 은행이 가산금리를 조정하는 방식으로 결정되기에, 이번 조치로 고객 금리가 몇 퍼센트 인하된다고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코픽스는 국내 대부분 은행들이 대출 변동금리의 기준으로 사용하고 있는 은행의 자금조달 비용이 기반이며, 주로 6개월 주기로 금리가 변동된다.

반면, 새로 도입될 금융채 6개월물은 금융기관이 발행하는 6개월 만기 채권의 시장 유통 수익률을 기반으로 매일 변동하는 시장금리를 즉각적으로 반영한다. 

또한, 코픽스는 반영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려 안정적이지만, 금융채는 코픽스보다 변동폭이 더 크게 나타난다. 즉, 금융채는 금리 인하기에는 더 빠르게 하락하고, 인상기에는 더 빠르게 상승하는 특성을 보인다. 

이에 금융채 도입 시 고객은 금리 인하기에 빠른 혜택을 누리는 반면, 인상기엔 이자 부담이 급증하며 금리 변동 리스크가 은행보다 차주(대출 고객)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금리 인상 국면 전환 시 고객 보호 방안’에 대한 질문에 “금융채 6개월물은 시장 금리를 선제적으로 반영하는 특성이 있으므로 길게 봤을 때 금융채 6개월물과 코픽스 6개월 금리 변동 방향은 같다”며 “금리 상승기에는 고정금리 상품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며, 당행은 5년·10년 금융채를 활용한 고정형 상품을 운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번 기준 변경이 신규 대출 및 기존 변동금리 대출 고객에게 적용되는 시점과 전환 프로세스’에 대해 이 관계자는 “기존 변동금리 사용 중이던 고객은 최초 신규 시 사용한 기준금리를 그대로 사용하고, 신규로 접수하는 고객들은 이달 8일 COFIX금리의 한시적 중단 시행 전까지 접수한 고객들은 변경 전 운용안대로 사용이 가능하다”고 답했다. 

이어 “상세한 적용 시점은 전산개발이 완료되는 시점”이라며 “아직 미정이나 이달 중 오픈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 금융채, 은행 이자수익 변동성↑

금융권은 신한은행의 이번 조치가 변동하는 시장 금리에 대한 은행의 수익성 및 리스크 대응력을 강화하려는 전략적 포석으로 보고 있다.

신한은행이 금융채 도입에 따른 이자수익 변동성을 관리하기 위해 예금금리를 대출금리보다 더 크게 조정하는 기존 수익성 관리 전략을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금융업계 전반에서 나오고 있다.

금융채 기준 도입 전후 신한은행의 대출금리 변동폭은 금리 인하 국면에서 대출금리 하락이 빠르게 반영돼 고객 부담이 줄어드는 효과를 누리는 한편, 은행은 이자수익 변동성이 증가하는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신한은행은 금리 인하기에도 예대금리차(예금과 대출 금리 차이)를 효과적으로 관리하며, 올해 상반기 순이자마진(NIM) 하락폭을 0.03%포인트로 최소화했다. 신한금융그룹 전체의 NIM은 전분기 대비 0.10%포인트 하락한 1.90%를 기록했으나, 누적된 자산 성장으로 상반기 이자이익은 1.4% 증가하며 수익성 방어에 성공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금융채 도입 시 은행은 금리 변동에 따른 손실 위험을 줄이고 NIM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며, “특히 금리 인하기에는 대출 금리가 내려가더라도 예금 금리 인하 폭을 더 크게 조정해 NIM을 효과적으로 방어할 수 있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최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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