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을지로 사옥. 사진=SK텔레콤
SK텔레콤 을지로 사옥. 사진=SK텔레콤

SK텔레콤 주가가 정보 유출 사태 발생 후 약 7% 하락했다. 이번 사태로 발생한 과징금은 SK텔레콤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나, 추락한 신뢰도와 점유율 회복을 위해 투입될 마케팅 비용은 회사 신용도에 적잖은 타격감을 줄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유심 물량 부족으로 교체가 지연되면서 가입자 이탈 본격화됐으며 이에 주가도 일주일간 7.1% 하락했다. 경쟁사 대비 프리미엄을 받던 SK텔레콤의 기업가치배수(멀티플)는 동일한 수준으로 하락했다. 향후에도 주가 하락이 지속될 경우 유심 교체 비용을 더할 시 예상 당기순이익 기준 주가는 13% 하락한 5만500원으로 판단했다.

정원석 신영증권 연구원은 “하루 평균 가입자 이탈은 이달과 내달 각각 1만5000명과 5000명으로 가정한다면 올해 연간 실적 감소 금액은 약 1500억원으로 추정된다”며 “다만, 올해 2분기 1000만장의 유심을 확보할 경우 가입자 이탈은 잦아들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유심 교체 대기자는 780만명이다.

한국신용평가도 SK텔레콤의 우수한 재무안정성 수준을 고려하면 무상교체 비용과 과징금 자체가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으로 봤다.

한신평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이번 사고로  유심 교체비용과 개인정보보호법에 의거해 부과되는 과징금이 직접 지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입자 규모 및 매출액, 개인정보보호법상 과징금 한도 등을 감안할 때 합산 지출규모는 최대 4000억원을 상회할 수도 있으나, 실제 과징금 부과 규모는 그보다 적을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과징금 등 직접적인 지출보다 신뢰도와 시장지위 하락을 복원하기 위해 쓰일 마케팅 비용은 신용도에 영향을 줄 것으로 추정했다.

유영빈 한신평 연구원은 “신규 가입자 모집이 중단된 상황에서 가입자 이탈이 지속될 경우 신용도를 지지하고 있는 최상위권의 무선통신서비스업 내 시장지위가 하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가입자 기반 약화 및 점유율 유지를 위한 마케팅비용 지출 확대는 유심 교체비용, 과징금 부과보다 SK텔레콤 신용도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SK텔레콤은 지난달 19일 홈 가입자 서버(Home Subscriber Server) 시스템 해킹으로 인한 악성코드 감염으로 가입자 유심 정보가 유출됐다. 같은달 22일에 정보 유출로 의심되는 정황을 발표했으며,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유심 교체 신청 가입자에 대해 유심 무상교체를 진행 중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가 발표한 1차 분석 결과에 따르면, 유출된 정보들은 가입자 식별키 등 유심 관련 주요 개인정보들로 지금까지 발생한 국내 통신서비스업 관련 유출 사고 중 잠재적 피해 범위가 가장 큰 것으로 파악된다. SK텔레콤은 과기부의 행정지도에 대응해 이달 2일 신규 및 번호이동 가입자 모집 중단 등의 내용을 포함한 추가 조치를 발표했다.

한신평 측은 “유심 무상교체 비용,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른 과징금 규모를 확인하는 한편, 가입자 이탈 흐름을 모니터링하여 금번 유출사고가 동사의 매출액과 영업손익 등 주요 재무지표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할 것”이라며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정량지표 뿐만 아니라 ▲시장지위 ▲서비스역량 ▲규제환경 ▲가입자기반의 양과 질 등 통신서비스업 평가방법론상의 정성적 평가요소에 대한 재검토를 통해 신용등급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파이낸셜투데이 최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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