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질병 손해율↑...간병일당 대폭 축소
21일부터 15만원에서 5만원으로
삼성화재와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등 주요 손해보험사들이 내주부터 ‘어린이 간병인 보험’의 보장 범위를 축소할 예정이다. 이에 일선 영업 현장에선 소비자 심리를 자극한 ‘절판마케팅’이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를 비롯해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등은 21일부터 15세 이하 ‘어린이 간병사용일당’을 기존 15만원에서 5만원으로 낮추기로 했다.
간병사용일당이란 보험사가 직접 간병인을 지원하는 방법이 아닌, 입원 기간 간병인 사용일수에 따라 정해진 금액을 보장받는 보험이다. 어린이가 폐렴, 장염, 수족구 등으로 입원했을 때 가족이 간병을 해도 일당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예컨대, 자녀가 폐렴으로 병원에 5일을 입원하고, 가족이 간병을 했다면 75만원을 보험금으로 받을 수 있다. 그러나 개편 후엔 최대 25만원으로 줄어든다.
◆손보사, 손해율 상승에 보장 축소 나서
손보사들의 어린이 간병사용일당 보장 축소 움직임은 손해율 상승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손꼽힌다.
실제로 지난해 연말과 올 초 독감이 유행했으며, 질병관리청은 전국에 ‘인플루엔자(독감) 유행주의보’를 발령한 바 있다. 이 시기에 200병상 이상 병원에선 입원환자가 평소보다 1.9배 증가했으며, 이 중 영·유아 연령층(0~6세)이 전체 83.9% 비중을 차지했다.
이에, 예실차(예상과 실제의 차이)가 확대됨에 따라 손보사들의 수익성에 악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겨울에 호흡기질환 증가 등으로 손해율이 상승했다”며 “여기에 일부에선 서류 조작 등의 비정상적인 청구 사례로 인한 도덕적 해이(모랄 해저드)도 발생해 보험 보장 축소로 이어졌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21일부터 보장이 축소됨에 따라, 일부 설계사들 사이에선 이와 관련해 소비자들의 판매 심리를 부추기는 ‘절판마케팅’이 일고 있다.
‘이번주까지만 최저 보험료로 가입’, ‘20일까지만 15만원 보장’ 등 문구를 통해 가입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절판마케팅은 금융당국이 지속적으로 자제를 권고해온 사안이다. 소비자들이 충분한 설명을 듣지 못하고 계약을 체결하게 되면 불완전판매로 이어질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상품 경쟁을 위해 과도한 보장을 앞세웠다가 손해율이 오르면 다시 축소하는 방식이 반복되고 있다”며 “소비자 입장에선 상품 가입 시 보장 내용을 꼼꼼히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파이낸셜투데이 박혜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