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km내 3~4인 가구 비중 높은 200만명 분포
우수한 교통 접근성 내세워 강서지역 소비자 노려
‘무료회원제·다양한 국산제품·로드쇼’ 운영 강점
이마트가 배후상권 200만명의 서울 강서 지역에 첫 창고형 할인점을 마련했다. 마곡 신도시의 첫 창고형 할인점인 이마트 트레이더스 마곡점은 원활한 교통망을 바탕으로 거주민과 유동인구 모두가 많은 핵심 상권에 위치해 있어 최상위권 점포로 성장이 기대된다.
이마트는 14일 서울 강서 지역에 23번째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 홀 세일 클럽(트레이더스)’를 정식 개점했다. 트레이더스는 이마트가 2010년부터 운영해 온 창고형 매장 브랜드로 ‘코스트코’를 벤치마킹해 시작됐다. 일반 이마트와 달리 대용량 제품 위주의 판매가 강점이다.
트레이더스 마곡점은 서울시 강서구 마곡동과 가양동 일원에 마련된 신도시 ‘마곡지구’에 위치했다. 지하철 역 기준으로는 5호선 마곡역 1번 출구 바로 앞에 위치했으며 ‘원그로브 복합단지’ 지하 2층 전체를 쓰고 있다.
마곡지구는 의료, 제약, 바이오, IT 기업이 다수 입주해 있어 강남, 여의도, 시청, 잠실에 이은 새로운 오피스 상권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마곡지구가 단순한 오피스 상권에 그친다면 이마트 트레이더스와 같이 상당한 배후상권을 요구하는 점포가 입주할 이유는 없었을 것이다.
트레이더스 마곡점 인근 6km 반경에는 마곡신도시를 비롯해 약 120만명이 거주하고 있다. 게다가 올림픽대로, 공항대로, 강변북로 등이 가까워 차량 이용 고객의 접근성이 뛰어나 상권을 더욱 확대할 수 있다.
우수한 차량 접근성을 고려해 트레이더스 마곡점 인근 8km 반경으로 배후상권을 넓히면 거주자는 200만명을 넘어선다. 게다가 이마트에 따르면 거주자 구성비율은 주요 소비층인 3-4인 가구 비중(31.5%)과 대형마트의 주 고객인 40-50대 인구 비율(32.3%)이 서울시 평균(각 29.2%/30.8%)보다 높다. 주요 소비자층이 다수 거주해 있어 소비 여력이 높다는 뜻이다.
여의도 ‘더현대 서울’, ‘IFC몰’과도 유사한 상권 구조를 보이는 만큼 유동인구의 쇼핑 수요를 흡수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고려해 트레이더스는 마곡점을 최대 규모로 꾸미고 600여대가 주차할 수 있도록 주차장을 마련했다.
트레이더스 마곡점은 현 트레이더스중 최대규모로 면적은 1만1636m2(약 3520평)이다. 매출 1위를 기록하는 하남점보다도 10% 이상 면적을 확대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마곡점이 3년 내에 매출 최상위권으로 도약할 수 있는 ‘성장 잠재력’을 가진 것으로 분석해 면적이 구성됐다”고 설명했다.
강서 지역과 마곡단지가 상당한 경쟁력을 갖춘 상권인 만큼 이미 여러 경쟁사가 진출해 있다.
동일한 창고형 할인점 형태인 ▲코스트코 양평점을 비롯해 ▲홈플러스 강서 ▲롯데마트 김포공항 ▲엔씨백화점 강서점 ▲킴스클럽 강서점 등이다.
트레이더스 마곡점은 다양한 소비층을 만족시키기 위해 ‘상권 맞춤형’ 전략을 도입했다. 특히 ‘로드쇼’ 운영을 강화해 기존 대형마트와 차별화했다. 트레이더스 로드쇼는 한 점포에서 연중 판매하는 방식이 아니라 약 2~3주간 특색 있는 아이템을 전국 트레이더스 점포를 순회하며 판매하는 방식이다.
신규 점포인 마곡점에는 로드쇼 공간을 대규모로 신설했다. 매장 곳곳에 13개의 로드쇼 공간을 마련해 젤리, 와규 등 식품부터 반다이 남코 토이류, 로지텍 게이밍 기기까지 다양한 제품을 선보였다. 트레이더스의 로드쇼 매출은 매년 성장해 2024년 600억 원을 돌파할 정도다.
개점 첫날 소비자가 가장 많이 몰린 곳은 반다이 남코의 ‘건담 프라모델’ 존이었다.
반다이 남코 부스 담당자는 “새벽 4시부터 오픈런(매장이 열리기 전부터 줄을 서는 행위)한 고객들 많았다”라며 “20개 한정인 ‘MGEX 스트라이크 프리덤 건담’ 제품은 입고와 동시에 완판됐다”라고 설명했다.
이 제품은 트레이더스 마곡점에서 약 17만 원대에 판매되었으며 일부 거래 플랫폼에서는 30만 원대에 재판매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
반다이 남코는 제품을 구입한 소비자들의 편의를 돕기 위해 프라모델을 조립할 수 있도록 체험공간을 마련하며 소비자의 발길을 끌었다.
트레이더스는 ‘김창수 위스키’와 손잡고 ‘위스키 싱글캐스크 51.8(700ml)’을 이날 120개 수량으로 한정판매했다. 위스키 주조 장인인 김창수 대표가 직접 위스키에 친필 사인을 하는 이벤트도 진행됐다. 이 때문에 24만원대의 높은 가격대에도 불구하고 김창수 위스키의 유명세로 매장 오픈 30분만에 완판됐다.
오피스 상권이라는 점을 고려해 가성비를 높인 푸드코트 ‘T-카페’를 100석 규모 마련했다. T-카페는 1만원 후반대 가격의 지름 45cm 대형 피자, 국내산 닭고기를 사용한 가성비 쌀국수, 치즈 오븐 스파게티, 무한리필이 가능한 탄산음료 등 보통 외식보다 절반 이상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다.
신선식품 경쟁력도 강화했다. 정육과 해산물 코너에서는 직원들이 직접 손질하는 과정을 통유리창을 통해 확인할 수 있도록 하여 소비자 신뢰도를 높였다.
이마트의 PB브랜드 ‘노브랜드(No Brand)’와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대용량 상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가성비 높은 노브랜드 제품을 함께 찾는 경향을 반영해, 트레이더스 마곡점 매장 입구에 노브랜드 전문점을 배치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새롭게 출점하는 점포나 재단장하는 매장은 트레이더스와 노브랜드 매장을 근접 배치하는 추세”라며 “다양한 소비자의 니즈를 맞추기 위한 조치로 트레이더스 전국 점포 수는 23곳으로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트레이더스 마곡점을 방문한 다수의 소비자들은 노브랜드 전문점의 배치를 흥미로워할 정도였다. 이는 경쟁사 코스트코가 유료 멤버십을 운영하며 오는 5월부터 연회비를 최대 15.2% 올리기로 결정한 것과는 정반대되는 모습이다.
트레이더스 마곡점은 대규모 오픈 행사를 진행하며 소비자들의 발길을 끈다는 계획이다. 육류·가전·가성비 PB제품을 더욱 저렴한 가격에 판매한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코스트코와는 달리 트레이더스는 회원제 없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신규 고객 유입이 용이하다”며 “국내 소비자에 맞춘 한국 브랜드를 대거 배치하면서 로드쇼 공간을 통해 트렌디한 기획전과 특가 상품을 제공하고 있어 향후 실적이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신용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