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림로봇이 최대주주로 있는 상장사 휴림에이텍(전 디아크)이 자회사인 라임트리PEF(사모투자합자회사)를 통해 엣지파운드리(전 트루윈)에 대한 130억원 규모 투자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해당 자금의 원천은 원영식 전 초록뱀 회장이 대표로 있는 오션인더블유(전 초록뱀컴퍼니)와 휴림홀딩스다. 투자 목적을 두고 일각에선 “한화시스템의 적외선 카메라에 대한 투자”라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이와 동시에 최근 한화인텔리스전스 흡수합병을 발표한 코스닥 상장사 엣지파운드리 또한 라임트리PEF가 최대주주로 있는 상황으로, 이같은 상호 연관성이 향후 주가에 어떠한 변동성을 가져올지 주목된다.
◆100억 CB 투자자 바이로트투자조합→오션인더블유→원영식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 휴림에이텍은 표면, 만기 이자율 4%로 제15회차 무기명식 무이권부 무보증 사모 전환사채(CB)를 발행하고 100억원을 바이로트투자조합으로부터 조달했다. 내년 12월 17일부터 사채권자인 바이로트투자조합은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60억원을 김도영 휴림홀딩스 대표 겸 휴림로봇 부회장이 자금을 지원했다. 김도영 휴림홀딩스 대표가 이번 유상증자에 참여하며 얻는 신주의 발행가액은 기준주가에 6%의 할인율을 적용한 주당 501원으로, 해당 공시 전일 종가인 657원보다 현저히 낮은 가격이고, 17일 종가 590원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즉, 김 대표는 501원에 휴림에이텍 신주 1197만6047주를 취득해 휴림에이텍에 대한 지배력을 높일 수 있게 됐고, 향후 시세 차익 실현(엑시트)을 노릴 수 있는 저가 매수에도 성공한 양상이다. 17일 기준 휴림에이텍의 52주 최저가는 480원이었다.
15회차 CB 발행을 통해 100억원의 자금을 댄 바이로트투자조합은 오션인더블유가 95%가 출자하고 있다. 최성은 씨가 대표 조합원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는 오션인더블유는 부동산 개발, 유가증권 투자 및 자문업 등을 주요 사업목적으로 하는 회사로, 원영식 전 초록뱀 회장이 대표로, 원 회장 아들 원성준 씨가 최대주주로 있는 기업이어서 더 주목된다.
원 회장은 코스닥 시장 ‘전주(錢主)’이자 1세대 ‘기업사냥꾼’으로 알려진 대표적 인물이다. 앞서 빗썸 관계사 주가조작에 가담하고, 자녀가 출자한 회사에 이득을 주기 위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지만 지난해 말 보석 석방됐다.
주가조작에 연루된 바 있는 원 회장과 지주사격인 휴림홀딩스가 PEF를 통해 자금을 대면서 앞으로 코스닥 시장에서 어떤 변동성이 가져올지 주목된다. 특히, 휴림에이텍의 이번 자금 조달로 130억원의 출자금이 흘러가는 라임트리PEF는 또다른 코스닥 상장사 엣지파운드리의 최대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기도 하다.
엣지파운드리의 최대주주는 에이아이코어비즈로 엣지파운드리 주식 718만1088주(12.56%)를 보유 중인데, 에이아이코어비즈는 라임트리PEF가 100% 지배하고 있어, 실질적으로 엣지파운드리의 최대주주는 라임트리PEF다.
일각에선 휴림에이텍이 이번에 조달한 금액에 대한 투자가 엣지파운드리로 향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엣지파운드리는 이날까지도 메자닌을 활용한 활발한 자금 조달에 나선 양상이다. 앞서 10월 당시 16회차 CB를 발행하고 최원구 씨 등 릴라이언스조합으로부터 조달한 150억원이 17일 납입 완료됐다고 밝혔다.
엣지파운드리는 이에 앞서 한화인텔리전스와의 합병 사실을 공시했다. 합병으로 한화인텔리전스의 최대주주였던 한화시스템은 엣지파운드리 지분 9.69%를 보유해 2대주주로 올라선다. 엣지파운드리의 기존 최대주주인 에이아이코어비즈는 기존 12.54%에서 합병 후 10.15%로 지분율이 일부 줄어들지만 최대주주 지위는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엣지파운드리는 2021년 09월 한화시스템과 합작법인(JV)인 한화인텔리전스를 설립했다. 적외선(IR)센서를 중심으로 2006년 삼성SDI 반도체 설계 공정 연구원 출신인 남용현 대표가 설립한 기업으로, 그는 올해 3월 최대주주 지위를 에이아이코어비즈에 넘겼다. 올해 3분기 연결 누적 기준 매출 276억원, 영업손실 3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소폭 줄고, 적자 폭은 불어났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자기자본으로 휴림에이텍에 투자하는 것으로, 수소문해본 결과 라임트리사모투자합자회사를 통해 한화인텔리전스가 영위하는 적외선 카메라 관련 사업에 투자하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파이낸셜투데이 한경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