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시점 환급률 인하, 판매 중단 이어져
금리 인하, 금융당국 가이드라인 여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올 초 불티나게 팔렸던 단기납 종신보험이 지난달부터 시장에서 점차 사라지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와 금융당국 가이드라인 등으로 생명보험사가 10년 시점 환급률을 낮추거나 판매를 중단했기 때문이다.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하나생명은 이달부터 7년, 10년납 종신보험 상품 판매를 중단했고, 동양생명과 ABL생명은 환급률을 하향 조정했다. 한화생명도 H종신 상품의 7년, 10년납 판매를 중단했고, 내달부턴 H종신의 5년납과 H플러스보장의 7년납 상품의 환급률을 인하한다.

이 밖에도 삼성생명이 지난달 7년납 환급률을 119.2%로 낮췄고, 교보생명도 환급률 인하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단기납 종신보험은 납입기간이 10년 미만으로 기존 종신보험보다 짧은 보장성보험이다. 영업 채널에선 10년 시점 환급률이 높다는 점을 마케팅에 활용해 상반기에 높은 매출고를 올렸다.

◆단기납 종신 보험, 금융당국 제동에…환급률 120%대 조정

올 초 생보사들이 경쟁적으로 환급률을 올리면서 130%대까지 상승했으나, 금융당국이 불완전 판매와 보험사 건전성 등을 우려해 판매 제동을 걸면서 현재 환급률은 120%대로 조정해 판매하고 있다.

최근 보험사들이 환급률을 인하하거나 판매 중단에 나선 이유엔 두 차례 걸친 기준금리 인하, 금융당국의 무·저해지 상품에 해지율에 대한 가이드라인 등이 손꼽힌다.

금리가 내려가게 되면 운용수익률이 떨어지게 되면서 이차역마진(운용자산이익률이 고객에게 줘야하는 예정이율보다 낮음)이 발생할 수 있다.

다시 말해, 보험사는 보험료로 운용해 수익을 내 고객에게 정해진 이자를 주는데, 운용수익률이 낮아지면서 손실이 발생하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이 때문에 보험사가 환급률을 낮추거나 중단했을 것으로 해석된다.

◆“단기납 종신 환급률 인하에…건강보험 판매, 더 치열해진다”

더불어 금융당국이 단기납 종신보험의 10년 시점 해지율을 30% 이상으로 설정하도록 한 점도 주효했다. 해지율이 높아지면 미래에 보험사가 지급할 해지환급금을 더 많이 쌓아야 하므로 책임준비금을 늘려야 한다.

이렇게 되면 보험사의 부채는 늘어나고 보험서비스마진(CSM)은 감소해 수익성 감소와 새 지급여력비율(K-ICS, 킥스 비율) 감소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리 인하로 운용수익률이 낮아진데다 금융당국 가이드라인 영향으로 환급률을 인하하는 추세”라며 “단기납 종신의 환급률이 110%대로 내려가게 되면 시중 은행 금리와 비교해 경쟁력이 떨어지기에, 앞으로는 건강보험 판매 경쟁이 더 치열할 것”이라고 밝혔다.

파이낸셜투데이 박혜진 기자

저작권자 © 파이낸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