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근엽 아디다스코리아 대표, 80여명 대리점주와 계약해지
김동전 맘스터치 대표, 원부자재 가격 인하 질문에 무응답
아디다스코리아와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맘스터치'가 지속된 논란에도 불구하고 뚜렷한 문제 해결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지난 21일 공정거래위원회·한국소비자원·한국공정거래조정원을 대상으로 국감을 진행하며 가맹점 갑질 의혹을 받는 곽근엽 아디다스코리아 대표와 김동전 맘스터치 대표를 증인으로 소환했다.
아디다스코리아는 2022년 1월 사업을 개편하면서 120곳이 넘는 대리점 중 19곳만 남기고 나머지는 강제 폐업하는 계획을 일방적으로 발표했다. 또 인기 상품을 본사가 온라인 등을 통해 독점 판매하며 대리점에는 납품하지 않아 가맹사업법 위반 의혹을 받고 있다.
이에 강제로 계약이 종료된 가맹점주들은 아디다스전국점주협의회를 구성해 아디다스코리아에 대응했다. 이는 지난해 국감에서도 주요 주제로 다뤄졌으나 곽근엽 아디다스코리아 대표는 제기된 논란을 1년이 넘도록 해결하지 않고 가맹점주와도 전혀 소통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은 곽근엽 대표를 향해 “지난해 국감에서 논란된 건에 대해 점주들과 문제 해결을 위해서 어떤 노력을 했느냐”라고 질문했다.
곽근엽 대표는 “지난해 국감에서 제대로 답변을 잘 드리지 못하고 하고 싶은 말을 제대로 못 한 부분이 있다”며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제 한국어로 인해서 위증의 위험도 있어 중대한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서 올해는 통역을 통해서 말씀드리고자 한다”며 영어로 답변했다.
신장식 의원은 “대리점주와 문제 해결을 위해서 무슨 일을 했는지만 답변하라”며 “지난 4일 회사(아디다스코리아)가 점주협의회에 첫 번째 공문 보낸 게 최초의 조치다. 단 한 번도 대화하지 않았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해 국감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얘기됐으나 1년 동안 공정위도 아디다스 본사도 아무 것도 한 게 없다”라며 “아디다스코리아의 영업이익은 2022년 746억으로 전년 대비 10배 이상 증가했으나 점주들은 그 해부터 1명이 파산했고 50명 넘게 폐업했다”고 말했다.
김정중 아디다스전국점주협의회장도 “지난해 이 자리에서 아디다스코리아의 갑질 사례와 점주의 파산 문제를 제기한 지 1년이 지났지만 본사에서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 그동안 점주들은 보호받지 못한 채 절반 이상이 막대한 부채를 안고 폐업했다”고 호소했다.
아디다스 점주들은 본사의 일방 계약 해지가 가맹사업법 위반이라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그러나 공정위는 아디다스코리아의 사업형태가 가맹관계로 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에 아디다스 점주들은 헌법상 평등권과 재판절차진술권을 침해받았다며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이날 국감에서는 곽근엽 대표의 태도도 지적됐다.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은 “곽근엽 증인이 주머니에 손을 넣고 있었다”며 “국회에서 저런 식으로 주머니 손 넣고 건들건들 나오는 증인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은 “(곽 대표는) 충분히 의사소통이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영어를 쓰며)국정감사를 무력화하려는 의도가 아닌가 짙은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며 “국회 모욕죄 또는 국회 위증죄를 비롯해서 공정거래위원회에서 특별한 조사가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했다.
한편 김동전 맘스터치 대표는 가맹본사가 가맹점주들에게 과도한 이익을 취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글로벌 업체들과 경쟁하는 프랜차이즈이기에 영업이익률이 13~15% 수준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강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맘스터치는 가맹점 매출 대비 가맹 본사에서 가져가는 비율이 15%가 넘는다. 이는 업계 최고 수준”이라며 “과도한 원부자재 폭리를 줄여야 한다. 가맹점은 동반성장 파트너 아닌가. 상생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김동전 대표는 원부자재 가격 인하 가능성에 대해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답하지 않았다. 다만 모바일 상품권 결제 수수료 6%를 가맹점주가 부담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본사와 분담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약속했다.
맘스터치는 2022년부터 포스기(계산기기)와 키오스크(주문기)의 운영 시스템을 통합했다. 이후 키오스크 사용료를 가맹점주에게 부과하면서 논란을 빚었다. 통상적으로 프랜차이즈 업체가 키오스크 설치와 사용료에 대해서는 본사가 전액 혹은 대부분을 부담한다. 맘스터치의 키오스크 사용료 부과가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또 전국맘스터치가맹점협의회는 맘스터치의 대표메뉴인 싸이버거에 들어가는 패티 가격과 원·부자재 공급 가격 인상을 두고 반발하고 있다. 싸이버거는 2020년 6월에 11.7%의 가격 인상에 나섰고 지난해에도 2차례 가격인상을 해왔다.
이에 협의회는 가맹본사가 부당이득을 취했다고 보고 소송을 제기했으나 1심에서 패심했다. 재판부는 물대인상에 대해 실체적 하자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고 청구를 기각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관련 건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으나 이에 반발한 협의회는 다시 항소에 돌입한 상황이다.
파이낸셜투데이 신용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