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고양 킨텍스에서 ‘H2 MEET 2024’ 개막
지난해 참가한 포스코·두산·효성 등 대거 불참
현대車 부스에 이목집중...장재훈 사장도 발길
국내 최대 수소산업 전시회인 ‘H2 MEET 2024’가 25일 고양 킨텍스에서 개막했다. 5회째를 맞은 올해 행사에는 24개국 317개 기업·기관이 참여했으며 이는 역대 최대 규모다.
그러나 대기업들의 참여도는 전년 행사 대비 떨어졌다. 지난해 부스를 꾸렸던 ▲현대자동차그룹 ▲포스코그룹 ▲한화그룹 ▲고려아연 ▲코오롱그룹 ▲효성그룹 ▲세아그룹 ▲두산그룹 중 대부분이 불참했으며 이중 올해도 참가한 기업은 현대자동차그룹, 고려아연, 코오롱그룹에 그쳤다.
대신 HD현대의 건설기계 부문 계열사인 HD현대인프라코어가 수소엔진 기술력을 선보이며 이목을 끌었다. HD현대가 ‘H2 MEET’에 참가한 건 2021년 이후 3년만이다.
여기에 다양한 국가에서 온 해외 기업들이 국내 대기업들의 빈 자리를 대체했다. 작년 열린 ‘H2 MEET 2023’에는 88개의 해외 기업·기관이 참가했었는데 올해는 104개로 그 규모가 늘었다.
연초 수소 밸류체인사업 브랜드 ‘HTWO’를 선포한 현대차그룹은 이번 행사에서 최대 규모 부스를 꾸리면서 수소 사업에 대한 강한 의지를 다시 한번 드러냈다.
구체적으로 현대차그룹은 ▲에너지 안보 ▲항만 및 공항 탈탄소화 ▲산업용 수소 애플리케이션 및 비즈니스 ▲수소 사회 등 총 4개의 주제로 구성된 시나리오 부스를 통해 그룹사의 수소 기술 및 적용 사례를 알렸다.
먼저 ‘에너지 안보’ 시나리오 부스에선 음식물 쓰레기·가축 분뇨 등 유기성 폐기물이나 폐플라스틱으로 수소를 생산하는 자원순환형 기술을 소개했다. 또 현대건설이 전북 부안에 건설 중인 국내 최초 수전해 기반 수소생산 기지 사업도 공개했다.
‘항만 및 공항 탈탄소화’ 시나리오 부스에선 국내외 항만 및 공항 등 탄소배출이 높은 산업단지 시설에서 적용 가능한 수소 활용 솔루션을 만나볼 수 있었다. 지난 5월 출범한 북미지역 항만 탈탄소화 사업인 ‘캘리포니아 항만 친환경 트럭 도입 프로젝트’를 필두로, 인천국제공항 등 국내외 항만 및 항공 운영 과정에서 탄소저감을 위한 사업들도 소개됐다.
‘산업용 수소 애플리케이션과 비즈니스’ 시나리오 부스에선 현대차·현대글로비스 아메리카 합작법인을 통해 도입한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 기반 친환경 물류체계 등, 산업 현장에서 활용되고 있는 다양한 수소 기반 친환경 애플리케이션(응용 방안)이 제시됐다. 여기에 현대제철에서 추진 중인 그린스틸 사업도 확인할 수 있었다.
마지막 ‘수소 사회’ 시나리오 부스에선 산업과 일상생활 전반에 걸쳐 수소가 가져올 변화에 대한 청사진을 제공했다. 모빌리티·발전기·중장비 등 다양하게 탑재된 현대차의 수소 애플리케이션 사업이 전시물을 통해 소개됐으며, 현대로템은 수소전기트램 VR(가상현실) 체험 공간을 마련했다.
HD현대의 건설기계 부문 계열사인 HD현대인프라코어는 수소엔진 기술력과 개발 로드맵을 소개했다.
가장 눈길을 끈 건 대형 트럭에 탑재되는 11리터급 차량용 수소엔진 ‘HX12’와 22리터급 수소엔진 ‘HX22’를 활용한 발전기 시스템이었다. HD현대인프라코어의 수소엔진은 배기량 대비 최대 출력과 토크가 해외 경쟁사보다 뛰어나며, 기존 내연기관의 플랫폼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어 노후화된 차량 리트로핏(개조)이 용이한 것이 강점이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2022년 수소엔진 개발에 착수했으며 2025년 하반기부터 트럭용 수소엔진을 양산할 계획이다. 또 2026년에는 11리터급 발전용 수소엔진 양산에 돌입하고, 그 이듬해까지 고출력 수소엔진을 개발해 대형 트럭과 고출력 특수장비 등으로 제품을 확대 적용한다는 복안이다.
사측 관계자는 “지속적인 기술 개발과 투자를 바탕으로 이번 전시회에서 상용화를 앞둔 수소엔진을 선보일 수 있었다”라면서 “다양한 수요처에 적용할 수 있는 제품을 적극적으로 개발해 탄소중립 사회 전환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3년 연속으로 전시회에 참가한 고려아연은 ‘트로이카 드라이브’의 핵심 축인 ‘신재생에너지 및 그린수소 사업’ 비전을 홍보했다. 부스 중앙에 메인 디오라마 2개를 설치해 그린수소의 개발·생산 과정을 알기 쉽게 소개했다.
또 고려아연은 지난달 국내 최초로 준공된 수소지게차용 수소충전소에서 현재 운용 중인 수소지게차를 전시했다. 온산국가산업단지 내 제련소에 준공된 수소지게차용 수소충전소는 충전 규모는 시간당 55kg로, 총 12대의 수소지게차를 충전할 수 있다.
5년 연속 ‘H2 MEET’에 개근한 코오롱그룹도 코오롱인더스트·코오롱ENP·코오롱스페이스웍스 등 주요 그룹사들의 첨단 수소 기술을 과시했다. 특히 코오롱인더스트리는 고분자 전해질막(PEM)과 막전극접합체(MEA) 등 수소모빌리티 산업 분야 중심의 경쟁력을 선보였다.
코오롱그룹의 궁극적인 청사진은 이러한 그룹사들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수소 생산-운송-저장-발전까지 전 분야를 아우르는 H2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다. 이를 달성하고자 그룹 내 수소 사업을 연계하고 외부 파트너사들과 협력체를 구성하는 등 다양한 계획을 실행하고 있다.
파이낸셜투데이 채승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