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이사 구지은, 구본성·구미현 표 대결서 밀려
신임 대표이사 미정…구미현 대표이사 체제 유력
구지은, 현 상황 우려…임직원에게는 감사 표해
구지은 아워홈 부회장이 회사 경영권을 둘러싼 오너가 남매 갈등에 퇴임한다. 구 부회장은 퇴임사를 사내게시판을 통해 전하며 현 상황에 당한 우려와 임직원에 대한 감사를 표했다.
구 부회장은 17일 사내게시판에 퇴임사를 올려 “회사의 성장, 특히 글로벌 사업에 대한 선대 회장의 유지를 이어가고자 했지만 경영 복귀와 함께 회사 매각을 원하는 주주들과 진정성 있는 협의를 이루지 못했다”며 “스스로의 부족함을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2021년 6월 대표이사에 취임하면서 ‘누구나 다니고 싶은 좋은 회사’를 만들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며 “임직원들과 함께 창사 이래 첫 적자를 1년 만에 극복하기도 했고 지난해에는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성과에 대해 “임직원들이 각자 자리에서 맡은 바 소임을 다해 줬기 때문”이라며 “변화한 상황과 환경이 다소 낯설고 불편할 수 있겠지만 지금까지 업무에 임했던 대로 해 준다면 큰 우려는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흑자 전환과 격려금 지급이 기억에 남는 순간”이라며 “임시 주주총회 개최로 늦었지만 올해도 진급 대상자를 발표하고 경쟁력 있는 인센티브 제도를 새로 갖추고 임기를 마친다. 그동안 대표를 믿고 함께 달려준 임직원 여러분께 다시 한번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아워홈은 창립자인 고(故) 구자학 전 회장의 1남 3녀가 전체 주식의 98%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비상장사다. 최대주주는 장남인 구본성 전 부회장으로 지분 38.6%를 보유하고 있다. 막내인 구지은 부회장이 20.67%, 장녀인 구미현씨가 19.28%, 차녀인 구명진씨가 19.6%를 갖고 있다.
당초 아워홈은 구본성 전 부회장이 이끌고 있었다. 그러나 구본성 전 부회장이 불미스러운 일로 2021년 6월 대표이사에서 해임되면서 구지은 부회장이 대표이사를 맡아왔다.
그러던 중 올해초부터 경영권 분쟁이 재발했다. 지난달 열린 임시주총에서 구본성 전 부회장과 구미현 사내이사가 경영 복귀와 회사 매각을 위해 손을 잡고 구지은 부회장을 이사회에서 몰아냈다.
구지은 부회장 체제에서 아워홈은 순항했다. 아워홈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전년 대비 8% 증가한 1조9835억원으로 ‘2조 클럽’ 가입을 앞두고 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943억원으로 전년 대비 76% 늘었다.
아워홈의 실적 호조 이유로는 단체급식 사업 호조, 글로벌 사업 확대와 최첨단 기술을 활용한 ‘푸드테크’가 꼽힌다. 그러나 구지은 부회장 체제가 깨지게 되면서 아워홈의 대대적인 전략 수정이 이뤄질 전망이다.
아워홈은 조만간 이사회를 열어 새 대표이사를 선임할 것으로 보인다. 이전부터 구미현씨가 새 아워홈 대표가 되겠다고 밝힌 만큼 구미현씨가 대표이사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경영권 분쟁 재발, 사모펀드 매각 등의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있다. 구본성·구미현 연합이 아워홈 이사회를 장악했으나 여전히 차녀 구명진씨와 구지은 부회장의 지분율도 만만치 않다.
또 구본성 전 부회장이 물밑에서 사모펀드(PEF) 운용사들과 아워홈 경영권 매각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아워홈이 국내 2위 단체급식업체로 탄탄한 실적을 내온 만큼 매각에 대해 관심을 보이는 기업과 사모펀드 사들이 여럿 등장할 전망이다.
파이낸셜투데이 신용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