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 3사(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가 신용평가모형(CSS) 고도화 경쟁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인터넷은행은 본래 설립 취지에 맞춰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비중을 늘리는 게 경영 과제였으나, 정부가 건전성 관리를 강조하면서 단순 취급량 경쟁이 아닌 포용금융을 견인한 건전성 경쟁으로 분위기가 바뀐 양상이다.
건전성 관리는 대출차주의 신용정보, 상환능력 등을 필수로 고려해야 하기에, 대출심사에서 변별력을 갖추기 위한 관건은 결국 CSS를 얼마나 고도화시키느냐에 달렸다. 이들 은행의 CSS 고도화는 어디까지 진행됐을까.
14일 파이낸셜투데이가 2021년 2분기부터 2023년 4분기까지 인터넷은행 3사의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확대 계획’을 분석한 결과, 중‧저신용자‧금융이력부족자(씬파일러, Thin-filer)와 개인사업자 중심으로 CSS를 개발한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대안정보와 고객 데이터를 세분화해 CSS를 고도화할 계획이다.
이들은 여러 CSS를 적용해 ‘이중 구조화’로 대출차주 변별력을 높인 게 특징이다. 인터넷은행 후발주자 격인 토스뱅크는 급성장하며 약화된 건전성 지표 개선에 집중해 CSS 개발‧운용하겠단 구상이다.
◆ 카카오뱅크, 개인사업자‧대환대출 특화 CSS 개발 초점
먼저 카카오뱅크는 중신용자·신파일러와 개인사업자를 위한 특화모형이 적용된 새로운 CSS 개발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1년여 만인 2022년 9월부터 자체적으로 개발한 대안신용평가모형 ‘카카오뱅크 스코어’를 내놨다.
당행 여‧수신 거래정보, 외부 신용평가사(CB) 정보, 통신정보 활용에 그쳤던 CSS는 휴대폰 소액결제와 카카오페이 등 결제정보, 건강보험료 납부 현황과 연말정산 등 공공정보 같은 대안정보를 활용하는 방향으로 발전됐다.
이에 전업주부, 사회초년생, 퇴직한 노년층 등 취약금융계층의 금융소비자도 1금융권 대출에 접근할 기회가 확대됐다.
또 지난해부터 개인사업자와 대환대출 이용 고객을 위한 CSS 개발 및 고도화에 나섰다. 지난해 1분기 카카오뱅크는 개인사업자의 매출액 및 플랫폼 정보, 중소기업중앙회 공제정보, 거래 데이터 등 전체 개인사업자의 대안정보 활용을 추진하고 2분기에 개별 업종별 세분화시킨 소상공인 업종 특화 CSS로 이중 구조화를 통해 변별력을 높였다.
이로써 사업 역량이 뛰어나거나 전도유망한 업종이지만 개인 신용도가 낮거나 신용정보가 부족해 대출이 거절됐던 금융소비자들은 대출 기회가 확장되고 상향된 조건으로 대출을 실행할 수 있었다.
지난해 3분기에는 정부 주도의 은행권 대환대출(갈아타기) 플랫폼 출시를 대비해 대환고객 전용 CSS를 개발하고 타 금융기관에 대출을 보유한 고객의 대환대출 심사에 적용했다. 카카오뱅크의 대환대출 점유율은 ‘신용대출 갈아타기’ 서비스 14.7%(53개 금융사), ‘주택담보대출 갈아타기’ 31%(32개 금융사)로 집계됐다.
◆ 케이뱅크, 네이버페이 스코어 도입해 ‘이중 구조화’ 나서
국내 3대 통신사 중 하나인 KT를 모회사로 두고 있는 케이뱅크는 통신에 특화된 대안정보를 중심으로 중 저신용자 CSS 모형을 개발해왔다.
2021년 통신서비스 이용행태분석 데이터와 주주사 보유 결제정보 활용을 강화했고, 이후 1년이 지나 2022년 3분기에 통신 특화 항목 추가 수집과 이를 토대로 한 전략 모형 개발을 완료했다.
2022년 12월에 새로운 CSS 재개발 계획을 수립하고 2023년 2월 프로젝트를 시작, 그해 2분기 말 BS(Behavior Score·행동평점)과 개인사업자 특화 CSS 개발을 본격 추진했다. 3분기에는 개인사업자 전용 CSS를 개발해 4분기에 모니터링한 후 대출심사에 적용했다. 4분기 말에는 채권회수모형을 고도화했다.
케이뱅크는 자체 개발한 CSS뿐만 아니라 외부의 CSS를 곁들여 CSS를 이중 구조화했다. 케이뱅크는 지난 3월 21일 네이버페이와 손잡고 ‘네이버페이 스코어’를 도입해 비금융데이터 활용 확대를 골자로 한 CSS 고도화를 마무리했다. 이는 인터넷은행 최초로 네이버페이 스코어 도입 사례로 업계에서도 주목받았다.
‘네이버페이 스코어’는 네이버페이가 보유한 다양한 비금융데이터와 NICE평가정보의 신용정보를 결합해 개발된 CSS다. 기존 신용정보(CB)와 약 7300만건에 달하는 가명결합데이터, 인공지능(AI) 머신러닝을 활용한 빅데이터 처리기술 등이 적용됐다.
네이버페이 분석에 따르면, 네이버페이 스코어를 활용할 경우 ▲신용평가모형 변별력이 신용평가사 평가모형 대비 약 13.57%p(포인트) 개선 ▲이용자의 약 3분의 1이 금리와 한도 등에서 우대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 급성장한 토스뱅크, 건전성 보완 중점 CSS 고도화 목표
토스뱅크는 경쟁사보다 CSS 개발 속도가 느리고 운용 데이터가 부족한 상황이지만, 2022년 축적한 실측 자료를 기반으로 건전성 보완을 중점으로 한 CSS로 개선했다. 토스뱅크는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경쟁에서 항상 크게 앞서며 포용금융 실천의 일등공신으로 꼽혔지만, 건전성 지표가 크게 악화돼 지적을 받아왔다.
토스뱅크는 2022년 2분기 개인사업자 대출을 통해 금융·비금융 데이터를 확보하는 방향으로 발전해 다각적 분석을 거친 CSS 변별력 검증 및 분석체계 툴을 조정했다. 또 2022년 1년간 축적한 실측 신용평가 데이터로 지난해 중·저신용자 리스크요인 점검 및 부실 차주에 대한 선제적 대응 프로세스를 마련해갔다.
종합 금융 데이터를 통해 상환능력을 미리 평가해보고 이를 기반으로 조기경보모형 추가 고도화, 연체관리모형 개발, 신용대출 상품 전략 운영 기준 점검‧개선해 건전성 관리에 최적화된 CSS로 탈바꿈시켰다.
파이낸셜투데이 신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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