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에브리데이 합병…이마트24도 합병 눈 앞
이마트 지난해 실적 급감…반등위한 구조조정 본격
조직개편 통한 운영효율화·인력 감축 여파 클 듯
지난해 연간 실적에서 469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사상 첫 적자를 기록한 이마트가 기업형슈퍼마켓(SSM) 이마트에브리데이를 흡수합병해 ‘통합 이마트’로 거듭난다. 이어서 통합 이마트는 주요 오프라인 계열사인 편의점 ‘이마트24’도 순차적으로 합병할 전망이다. 이마트가 지난해에 저조한 실적을 거둔 만큼 계열사 합병을 통한 운영효율화와 인력 감축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18일 이마트와 이마트에브리데이에 따르면 각사는 16일 이사회를 열고 양사의 합병을 결의했다. 합병계약일은 오는 30일이며 관련 공고 이후 주주·채권자 의견 청취 등을 거친다. 예정 합병 기일은 6월 30일이며 7월 1일 등기를 마치면 ‘통합 이마트’ 법인이 출범한다.
양사 합병은 이마트가 이마트에브리데이를 흡수 합병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마트는 이마트에브리데이의 지분 99.3%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관련 법률에 따라 주주총회를 이사회로 갈음하는 소규모합병으로 절차는 진행된다.
이마트는 소멸법인이 되는 이마트에브리데이의 소액주주에게는 적정 가치로 산정된 합병교부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별도의 신주발행은 없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마트와 이마트에브리데이 합병은 예정된 수순이라는 평가를 내린다. 신세계그룹은 지난해 9월 정기인사에 나서면서 한채양 이마트 대표를 선임하면서 이마트에브리데이, 이마트24의 공동수장을 맡겼다.
동시에 오프라인 3사의 상품본부장을 황운기 전무(이마트 상품본부장)가 맡는 통합체제가 마련됐다. 올해에 들어서는 오프라인 3사가 기능통합에 나서면서 내부에 통합추진사무국이 발족됐으며 상품 공동소싱과 마케팅 통합에 나서고 있다.
이는 이마트의 경쟁사인 롯데마트, 롯데슈퍼가 부문 통합을 통해 실적 반등에 성공한 사례를 참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쇼핑은 2021년 강성현 롯데마트 대표가 슈퍼의 대표직을 겸임하며 2022년부터 두 부문을 통합하는 작업을 진행했고 품목 경쟁력을 키워 2014년 이후 10년 만에 최대 규모의 흑자를 기록했다.
이에 통합 이마트는 합병을 통한 매입 규모 확대로 원가 경쟁력 증대를 기대하고 있다. 협력업체들은 상품 판로와 공급량이 늘어나므로 반길 만하다는 것이 이마트 측의 설명이다. 이마트와 협력사 모두 소비 트렌드를 반영한 새로운 상품을 개발해 제공할 여력도 커진다. 가격과 품질 모두에서 상품 경쟁력이 강화되는 것이다.
통합 물류를 통한 운영 효율화도 기대되는 효과다. 기존 두 회사가 보유한 물류센터를 함께 활용하면 보다 신속하게 상품을 공급할 수 있다. 비슷한 지역 안에 있는 물류 센터를 통폐합해 효율성을 높일 수도 있다.
이러한 합병·통합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또다른 이마트 오프라인 계열사인 이마트24와의 통합도 필수적이다. 3사의 물량을 모두 합쳐서 통합소싱에 나선다면 ‘규모의 경제’를 더욱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마트 측은 당장 이마트24와의 통합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지만 가능성 자체는 열어뒀다. 이마트가 판매 중인 ‘이맛쌀’의 경우에도 이마트24도 함께 공동 소싱해 판매하고 있는 상품으로 이미 다양한 분야에서 이마트와 함께 하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이마트에브리데이와의 합병만 언급 중”이라며 “올해 들어 이마트, 이마트에브리데이, 이마트24의 3사 기능통합에 나서면서 내부에 통합추진사무국이 발족됐다. 이를 통한 상품 공동소싱과 마케팅 통합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마트 측이 이마트24와의 공동소싱과 마케팅을 강조하고 있어 빠른 시일 내에 통합이 추진될 가능성도 열어뒀다는 의미다. 신선식품 유통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원가 경쟁력 확보는 필수적이다.
다만 이마트가 이마트에브리데이, 이마트24 등과 통합을 완료한다면 조직개편과 인력 감축은 피하기 어렵다. 3사의 중복되는 매입과 물류 분야 등의 인원을 감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고려한 듯 이마트는 이미 대규모 인력감축을 진행하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달 25일에 첫 전사 희망퇴직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인건비를 줄여 수익성 개선을 본격화한다는 의미다. 근속 15년 이상 직원이 대상으로 희망퇴직 인원규모가 예상보다 저조하자 신청 기한을 이달 12일에서 19일까지로 1주일 연장하기도 했다.
인력감축은 이마트가 지난해에 실적 부진에 빠진 영향도 컸다. 이마트는 지난해 29조4722억원으로 역대 최대 매출을 거뒀지만 자회사 신세계건설의 대규모 적자로 469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연결 기준이 아닌 이마트의 자체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27.3% 줄어들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마트·슈퍼와 편의점은 잘 팔리는 제품이 달라 공동 구매가 쉽지 않아 이마트24와의 통합이 발표되지 않았다는 평가도 있다”면서도 “다만 원가 경쟁력 확보를 위한 ‘몸집 불리기’ 작업이 필수적인 상황에서 이마트24와의 통합은 시간 문제라고 본다. 저가 경쟁에서 이겨내기 위한 선택지도 많지 않다”라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신용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