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영업익 2348억원…전년대비 35%↓
코로나19 엔데믹에도 경기불황·마케팅 부담
'한맥 리뉴얼·수지 광고모델 기용' 반등 노려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IFC몰에서 열린 한맥(HANMAC) 팝업스토어 오픈 행사에서 모델들이 제품을 홍보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IFC몰에서 열린 한맥(HANMAC) 팝업스토어 오픈 행사에서 모델들이 제품을 홍보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비맥주가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 시대에도 줄어든 실적을 거뒀다. 지난해 국내 주류 시장 신제품 마케팅이 활발해지면서 마케팅 비용이 크게 늘고 경기불황이 겹친 영향으로 풀이된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오비맥주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1조5500억원으로 전년 동기(2023년) 대비 0.6 감소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2348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5.1% 줄었다.

오비맥주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전년대비 36.6% 줄어든 1535억원이다.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15.1%로 전년도(23.1%)와 비교해 크게 줄었다.

오비맥주의 지난해 매출은 소폭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했다. 영업이익 감소의 주요 영향은 늘어난 판매비와 관리비의 영향이 컸다. 오비맥주 측도 원재료비 등 비용 증가 부담, 광고선전비 등 마케팅비 증액, 긴 장마와 여름철 폭우 등으로 인한 영업환경 악화의 영향으로 실적이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줄어든 수익에도 불구하고 배당금은 늘었다. 오비맥주는 지난해 실적 악화에도 1900억원의 배당금을 모기업 AB인베브에 지급했다. 이는 전년(1350억원) 대비 40.7% 늘어난 수준이다.

지난해 주류시장, 그중에서도 맥주시장의 경쟁이 치열했다. 창립 100주년을 앞둔 하이트진로가 지난해 맥주 신제품 ‘켈리’를 출시하며 대대적인 마케팅을 펼쳤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오비맥주도 카스와 한맥 등 맥주제품의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대응했다.

이 때문에 오비맥주의 지난해 판매비와 관리비 및 물류비 지출은 599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과 비교해 7.5%(417억원)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광고 선전비도 1246억원으로 전년(1100억원)보다 13.3% 늘었다.

경기 불황의 영향도 컸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실질임금 증가율은 –1.1%을 기록했다. 국내에서 불황이 본격화되면서 ‘불황에 강한’ 제품군이던 주류마저도 영향을 받았다.

게다가 오비맥주는 인플레이션의 여파로 매출원가 급등의 영향을 받았다. 오비맥주의 지난해 매출원가는 전년대비 11.7% 늘었고 원가율도 기존 41%에서 46.2%로 뛰었다. 이는 2021년부터 치솟은 맥아 가격의 영향도 있었다.  

오비맥주가 세컨드 브랜드 ‘한맥’의 성공적인 시장 안착을 위해 생맥주 신제품을 출시했다. 사진은 신제품 한맥 엑스트라 크리미 生. 사진=신용수 기자
오비맥주가 세컨드 브랜드 ‘한맥’의 성공적인 시장 안착을 위해 생맥주 신제품을 출시했다. 사진은 신제품 한맥 엑스트라 크리미 生. 사진=신용수 기자

국내 주류시장은 격해지는 경쟁, 연이은 신제품 출시, 제품원가 부담으로 갈수록 치열해지는 상황이다. 이러한 양상은 올해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오비맥주는 맥주 1위 브랜드 카스와 함께 세컨드 브랜드 한맥까지 유행시켜 올해 맥주 시장을 장악하겠다는 목표다.

한맥은 카스에 비해 인지도나 매출 부분이 부족하다. 이에 오비맥주는 지난해 3월 대대적인 재단장에 나서면서 품질과 인지도 향상에 나섰다. 최근에는 인기배우 수지를 한맥의 광고모델로 발탁해 새로운 캠페인과 신규 TV 광고를 개시했다.

동시에 한맥의 생맥주 신제품을 선보였다. 새롭게 출시된 한맥의 생맥주 ‘한맥 엑스트라 크리미 生’의 밀도 높은 거품은 맥주의 산소 접촉을 최소화해 최상의 맥주 맛을 유지해 주며 향상된 거품 지속력과 부드러운 목넘김을 느끼게 한다.

오비맥주는 현재 100여개의 한맥 생맥주 취급 업소를 연말까지 1000개 이상으로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동시에 수입맥주 분야에서는 스텔라 아르투아, 호가든, 버드와이저 등 브랜드별 맞춤 전략을 통해 소비자 공략에 나서고 있다. 또 전세계적으로 열풍이 불고 있는 ‘헬시 플레저(Healthy Pleasure, 건강한 소비)’ 수요에 맞춰 라이트맥주(100ml 기준 열량 30kcal 이하) 판매 증대에도 나서고 있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올 여름에는 카스가 지난해처럼 야외 페스티벌 등을 계획 중이며 올해가 카스 출시 30주년인 만큼 시장 카스 브랜드의 1위 지위를 공고히 하는 동시에 수입맥주와 라이트맥주 시장에서도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마케팅 활동을 벌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엔데믹 전환 이후 심화된 경쟁 속에서도 오비맥주는 신제품 출시 및 대규모 여름 캠페인 등을 통해 소비자 만족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며 “올해 계속되는 어려운 시장 상황 속에서도 지속적인 제품 혁신과 차별화된 브랜드 경험 제공을 통해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파이낸셜투데이 신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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