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이사에 한화오션 류두형·삼성重 이왕근
HD한조해, ‘尹정부 첫 안보실장’ 김성한 영입

신임 사내이사 후보로 추천된 류두형 한화오션 경영기획실장(왼쪽)과 이왕근 삼성중공업 조선소장.
신임 사내이사 후보로 추천된 류두형 한화오션 경영기획실장(왼쪽)과 이왕근 삼성중공업 조선소장.

내일(21일)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을 시작으로 다음주까지 HD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등 주요 국내 조선사들이 일제히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그룹과 업계에서 잔뼈 굵은 인물들을 사내이사에 지명하는 한편, 관료 출신 사외이사들을 영입하려는 시도들이 눈길을 끈다.

먼저 한화오션은 오는 21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 류두형 경영기획실장 사내이사 선임의 건을 상정했다. 류두형 실장은 1987년 한화에 입사한 ‘정통 한화맨’으로, 그간 ▲한화에너지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 ▲한화정밀기계 등 그룹 주요 회사들의 대표이사를 두루 수행한 인물이다.

한화오션 측은 류 실장에 대해 “첨단소재, 정밀기계 대표이사를 역임하며 그룹 내 반도체 장비 및 이차전지 사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한 전문 경영인”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사업의 친환경, 디지털 전환을 이끌고 지속가능한 회사 구조 구축에 필요한 비즈니스 통찰력 및 경영관리 역량을 보유했다”고 추천 배경을 설명했다.

같은날 개최되는 삼성중공업 주총에서는 이왕근 조선소장을 새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다룬다. 이왕근 조선소장은 1996년 삼성중공업에 입사한 후 ▲삼성중공업 연구소 ▲해양기본설계팀 ▲해양사업부 PM ▲해양설계담당 ▲해양사업담당 등 주요 보직을 수행한 경험이 있다.

작년 정기 임원 인사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한 이 조선소장은 지난 12월부터 조선소장 겸 안전보건경영책임자(CSO)를 역임하고 있다. 삼성중공업 이사회는 이 조선소장의 사내이사 추천 배경을 놓고 “기술 전문성과 조선업 전반에 대한 경험을 기반으로 회사의 생산성 제고 및 기술력 향상 등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HD현대의 조선 중간 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은 미래기술연구원장과 유럽연구센터 법인장 등을 역임한 김성준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신규선임할 예정이다. HD현대중공업은 2021년부터 회사를 이끌고 있는 이상균 HD현대중공업 대표이사 사장을 재선임하는 한편, 재작년부터 안전통합경영실장을 맡고 있는 노진율 사장을 사내이사로 신규선임하는 안을 상정했다.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이 2022년 11월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 등 현안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이 2022년 11월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 등 현안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신규 사외이사로는 관료 출신 인사들을 대거 영입한다. 최근 몇 년간 수주 랠리가 이어지고는 있으나, 거시경제의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다양한 분야를 두루 거친 관료 출신 인사들의 네트워크와 역량을 기대하는 모양새다.

HD한국조선해양은 김성한 전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을 사외이사 후보자로 추천한 상태다. 이명박 정부 시절 외교통상부 제2차관을 지낸 그는 윤석열 정부의 초대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을 역임했다가 작년 3월 사퇴했으며, 현재 고려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에 재직 중이다.

김 전 실장의 영입배경에 대해 HD한국조선해양 측은 “전체 매출의 약 90%가 해외에서 이뤄지고 각국 보호무역 기조가 점차 강화되고 있는 현시점에서 김성한 후보자가 가진 외교·통상 분야의 풍부한 지식과 경험은 회사 경쟁력 제고에 기여할 수 있다”라고 설명한 바 있다.

삼성중공업은 이번 주총에서 이원재 전 국토교통부 제1차관을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윤석열 정부의 첫 국토부 제1차관으로 임명돼 작년까지 해당 역할을 수행한 그는 박근혜 정부 대통령비서실 국토교통비서관, 문재인 정부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 등 여러 정부에서 요직을 두루 맡았다.

삼성중공업 측은 “조선업은 건설업과 함께 임직원의 안전 및 ESG 경영이 더욱 강조되는 산업”이라면서 “이원재 후보는 안전보건경영, 하도급, 공정거래 등의 분야에서 본인의 경험과 전문성을 발휘해 이사회에 실질적이고 다양한 조언을 제공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마찬가지로 삼성중공업 사외이사 후보에 오른 윤상직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30여 년간 공직에 재직하며 쌓은 에너지 산업정책 역량을 높이 평가받았다. 윤 전 장관 추천 배경에 대해 삼성중공업은 “탈탄소 및 친환경 에너지로의 전환이 요구되고 있는 조선·해양 산업에서 발전적인 방향을 제시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파이낸셜투데이 채승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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