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 통합이 추진되는 가운데 한미그룹 오너가 간의 의견 충돌이 법정공방으로 확대됐다. 사진 왼쪽부터 양사간 통합에 반대해온 한미그룹 오너가 장남 임종윤 사장과 차남인 임종훈 사장. 한미그룹 제공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 통합이 추진되는 가운데 한미그룹 오너가 간의 의견 충돌이 법정공방으로 확대됐다. 사진 왼쪽부터 양사간 통합에 반대해온 한미그룹 오너가 장남 임종윤 사장과 차남인 임종훈 사장. 한미그룹 제공

한미약품그룹(한미그룹)이 OCI그룹과 통합을 추진하는 가운데 한미그룹 오너가 간 경영권 분쟁이 발발했다. 경영권 분쟁은 법정공방으로 확대됐다.

21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수원지방법원 제31민사부는 이날 오후 한미사이언스(한미그룹의 지주사) 신주발행 금지 가처분 심문을 진행한다.

이번 심문은 고(故) 임성기 한미그룹 명예회장의 장·차남인 임종윤·임종훈 형제가 모친인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과 임주현 사장이 주도하는 OCI그룹과의 통합에 반발해 이뤄진다. 구체적으로 한미사이언스가 OCI홀딩스를 대상으로 발행하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 신주에 대한 발행을 금지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이다.

종윤·임종훈 형제는 이번 가처분의 법률대리를 법무법인 지평에 맡겼고 법무법인 광장을 추가로 선임했다. 이에 맞서 한미사이언스는 법무법인 화우를 법률대리로 맡겼다.

앞서 한미약품과 OCI그룹은 그룹 통합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에 따라 OCI그룹 지주사 OCI홀딩스는 한미약품 지주사 한미사이언스 지분 27.0%, 임주현 사장 등 한미사이언스 주요 주주는 OCI홀딩스 지분 10.4%를 취득하게 된다.

이와 함께 한미사이언스는 자사 보통주 643만주를 주당 3만7300원으로 OCI홀딩스에 발행하기로 결정했다. 총 발행 규모는 2400억원 상당이다.

그러나 종윤·종훈 형제 측은 지난달 17일 수원지법에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서를 제출했다. 경영권 분쟁 상황에서 이뤄진 3자 배정 유상증자는 무효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동시에 양사간 통합 결정에 대한 절차적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이를 두고 한미약품 측은 “OCI와 통합은 각 지주회사 이사회의 만장일치로 최종 의사 결정됐으며 대주주 가족 간 이견이 있더라도 통합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라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가처분 인용 여부는 경영권 분쟁 시점에 따를 것으로 보인다. 경영권 분쟁이 벌어진 후에 그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신주를 발행하는 것을 법원이 문제점으로 지적하느냐다.

가처분이 인용된다면 한미그룹과 OCI 통합에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반대로 인용되지 않는다면 다음달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경영권 분쟁이 표 싸움으로 나타나게 된다.

두 형제는 한미사이언스 정기주주총회에서 이사회 장악을 위한 이사 선임 주주제안을 제출한 상황이다. 이사진을 측근으로 교체해 한미그룹과 OCI홀딩스간 통합에 제동을 건다는 계획이다.

다만 이날 가처분 결과에 양측이 항소에 나설 가능성은 있다.

파이낸셜투데이 신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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