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공매도 전면 금지
금융투자업계 "거래대금 증가, 브로커리지 수입 이어져 기대"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 첫날 코스닥 지수가 급등하면서 약 3년 5개월 만에 매매 호가 효력정지 조치인 ‘사이드카’가 발동하는 등 국내 증시의 훈풍으로 작용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6일 오전 9시 57분부터 5분간 프로그램 매수호가의 효력이 정지됐다. 금융당국의 공매도 금지 조치가 즉각적인 증시 상승세를 가져온 셈이다. 2020년 6월 16일 이후 처음이다.
◆공매도 금지 첫 날, 2차전지 종목 상한가 직행
업종 테마별로 보면 이날 오후 1시 55분 장중 기준 에코프로가 전일 29.98% 오르며 상한가를 기록했고 ▲금양(29.32%) ▲하이드로리튬(27.59%) ▲포스코퓨처엠(26.95%) 등 2차전지 리튬 관련주들이 강세를 보였다.
같은 시각 기준 K-뉴딜지수에 편입된 2차전지 종목 가운데 에코프로비엠이 30% 상승해 상한가에 직행했으며 ▲엘엔에프 ▲LG에너지솔루션 등 다른 2차전지 종목도 전일 대비 20%의 주가 상승률을 나타냈다.
전일 금융위원회서 국내 주식시장에 대한 공매도 전면 금지를 발표하고 6일부터 실행한 것에 따른 결과다.
◆금융위, 칼 빼들었다…내년 상반기까지 공매도 전면 금지
앞서 금융위원회는 6일부터 내년 6월 말까지 코스피‧코스닥‧코넥스에 상장된 전 주식 종목에 대해 공매도 금지하기로 지난 5일 의결했다. 단, 시장조성자‧유동성공급자 등의 차입 공매도는 허용하기로 했다.
금융위에 따르면 7월 말부터 지난 3일까지 주요 증시 하락율은 ▲코스피(10%) ▲코스닥 (16.4%)으로 같은 기간 미국의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5%) ▲나스닥(6%)와 비교해 지나치게 높은 하락율을 나타냈다.
부진한 국내 증시 상황 속 외국인‧기관 투자가의 불법 무차입 공매도까지 적발됨에 따라 국내 주식시장의 공정한 가격 형성에 대한 우려는 더 커졌다.
구체적으로는 BNP파리바, HSBC등 글로벌 투자은행(IB)의 대규모 불법 무차입 공매도 사례가 금융감독원에 적발됐으며, 추가 불법 정황도 발견돼 조사가 진행 중이다.
이에 금융위는 공매도 제도 개선 방향으로 ▲기관과 개인 간 ‘기울어진 운동장’의 근본적인 해소 ▲무차입 공매도 사전 방지 위한 대안 모색 ▲글로벌IB 전수조사해 무차입 공매도 처벌 등을 제시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자본시장 정책의 최우선 목표는 공정하고 효율적인 시장을 조성해 투자자를 보호하고 시장의 신뢰를 얻는 것”이라며, “공매도 제도가 모든 투자자들이 신뢰할 수 있는 제도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정부가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과거 국내 증시의 전종목 공매도 금지 사례는 총 세 차례다. 2008년 금융위기 기간(2008.10.1~2009.5.31), 2011년 유럽발 재정위기(2011.8.10.~2011.11.9.), 2020년 코로나19 확산 시기(2020.3.16~2021.5.2) 등이다. 공매도 금지 기간 증시는 하락 압력에도 하방이 지지돼 상승하는 양상을 보였고, 상승하는 과정에서 증시 거래대금이 증가했다.
증권가도 공매도 금지 조치에 긍정적인 반응이다. 안영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번 공매도 금지 기간에도 개인투자자의 유입으로 증시 거래대금이 증가할 것”이라며 “증권사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수료 수익 증가의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과거 공매도 금지 전과 후 동기간의 증시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을 비교해보면 2008년에는 6조3000억원에서 7조4000억원으로 17% 증가했고, 2011년에는 9조원에서 9조4000억원으로 4% 늘었다. 2020~2021년에는 9조8000억원에서 27조2000억원으로 178% 확대됐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공매도 금지 첫날 상황만 보고 말씀드리긴 조심스럽다. 주가 하방 압력이 줄어든 효과가 있는데 얼마나 지속할지 모르는 것”이라면서도 “시장에서 형성된 가격이 적정 주가이지 않겠나, 투자자들의 의사결정에 따라 시장 상황은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