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 청구 간소화 안착…의원·약국까지 단계적 확대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개정…알선·유인행위 처벌 강화
비급여·차보험 누수 차단은 ‘현재진행형’
손해보험업계가 손해율 상승과 수익성 악화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취임 2년을 맞는 이병래 손해보험협회장이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와 보험사기 방지 등에서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다.
이병래 회장은 2023년 12월 취임 후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 안착 ▲실손 비급여 관리 강화 ▲자동차보험 과잉진료 제어 ▲보험사기 근절을 핵심 과제로 제시하며 업계 현안 해결에 나섰다.
◆ 실손 청구 간소화 시행...병원·의원·약국으로 확대
이병래 회장 재임 기간 중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시행이다.
실손 청구 간소화는 종이서류 없이 실손24 앱에서 보험금을 바로 청구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2023년 10월 국회 본회의 통과 후 지난해와 올해에 걸쳐 병원금 이상 의료기관과 소규모 의원 및 약국에서 시행 중이다.
소비자단체 ‘소비자와함께’가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청구 전산화를 이용한 소비자의 89%가 기존 보험금 청구방식에 비해 편리하다고 평가했다. 이유로는 종이서류 발급 없이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고(86%), 서류 발급을 위한 병원 재방문 등 시간적 비용이 감소(50%)하는 점이 꼽혔다.
다만, 참여율은 저조한 편이다. 지난달 21일 기준 실손 24 앱과 연계가 완료된 요양기관은 1만920곳으로 10.4% 수준이다.
◆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개정 주도...처벌 강화
이 회장은 보험사기 근절에도 적극 나섰다. 협회는 지난해 8월 보험사기 행위를 알선·유인·권유·광고하는 행위만으로도 엄중 처벌하는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개정에 힘을 실었다.
기존에는 실제 보험사기가 발생해야 처벌이 가능했지만, 개정법에 따라 보험사기를 유도하는 행위를 처벌할 수 있게 됐다.
협회는 금융당국과 개정 후 이와 같은 내용을 다양한 미디어에 전달하고 있다. 또 알선·유인행위 등에 대해 집중 모니터링 등을 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지난해 8월부터 이달 초까지 혐의자 3677명(약 939억원)을 수사의뢰했다.
◆ 실손·차보험 보험금 누수 방지는 ‘진행형’
다만,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특히, 실손 비급여 관리 강화와 자동차보험 과잉진료 제어는 아직 진행 중인 상황이다.
이병래 회장도 지난 2월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자동차 경미사고에 대한 과잉진료 방지 방안과 비중증 과잉 의료로 인한 실손보험금 누수 방지를 위한 개선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손보업계는 최근 손해율 상승으로 수익성 악화를 겪고 있다. 비급여 진료비 증가와 특정 진료과 중심의 청구 집중 현상은 실손보험 손해율을 끌어올리고 있으며, 이는 보험료 인상 압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자동차보험 역시 정비요금·한방진료비 증가 등 문제가 지속되고 있어 업계의 순익 감소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협회는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보험사기범죄 양형기준 마련 외에도 자동차보험 경상환자가 8주 초과 치료 시 입증 강화 방안 마련과 단순민원 협회에서 직접 처리하는 법적근거 마련 등 제도 개선에 힘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는 5세대 실손의료보험 도입을 통한 상품 개편과 비급여 관리법 제정 등 비급여 관리 체계 마련이 핵심 과제”라며 “손해율 관리와 수익성 개선을 위한 구조적 문제 해결에 노력 중”이라고 덧붙였다.
파이낸셜투데이 박혜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