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장·된장 등 글로벌 B2B 소스 수출나서
독일 등 해외업체와 협력한 컨설팅 사업
“국내사업 한계…해외매출 1000억원 목표”
백종원 대표가 이끄는 더본코리아가 잇단 논란을 돌파하기 위해 글로벌 사업 확장에 나섰다. 연돈볼카츠 등 가맹점 계약 논란과 소비자 신뢰 저하를 극복하기 위해 소스 등 글로벌 사업을 펼쳐 확보한 수익을 국내 가맹점 상생에 재투자한다는 목표다.
외식 전문기업 더본코리아는 3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서 ‘TBK(The Born Korea)’ 글로벌 B2B 소스 론칭 시연회를 열고 해외 유통 전략을 발표했다.
TBK 소스는 등 간장볶음, 된장찌개 등 한국의 소스를 전세계에 유통하기 위해 기획한 제품이다. 더본코리아는 ‘맛의 시작, 더본’이라는 슬로건 아래 한국의 진정성 있는 일상의 맛을 담아 전 세계인과 맛있는 경험을 나눈다는 콘셉트를 담았다.
더본코리아는 TBK 소스의 글로벌 유통을 통해 아시아·미주·유럽 등 주요 거점을 중심으로 단계적 현지화 전략을 펼친다. 대형 유통업체·레스토랑과 협력을 확대해 2030년까지 해외 매출 1000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는 “외국에서 한식 요리를 하고 싶어도 현지에서 된장이나 고추장, 간장 같은 기본적인 K-소스를 구하기 어렵다. 1~2가지 소스로 조리 과정을 단순화할 수 있다면 누구나 접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라며 “해외에서 유튜브를 보고 한식을 배우는 수요가 있어 이러한 수요를 보고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TBK 소스는 ▲양념치킨소스 ▲매콤볶음소스 ▲간장볶음소스 ▲된장찌개소스 ▲김치양념분말 ▲떡볶이소스 ▲장아찌간장소스 등 7종이 우선 출시됐다. 올해 안으로 ▲쌈장소스 ▲매콤찌개소스 ▲LA갈비소스 ▲짜장소스 등 4종을 추가해 총 11종으로 확대한다.
제품 겉면에는 큼지막한 QR 코드가 부착됐다. QR코드를 소비자가 검색하면 TBK 소스를 활용한 1분 내외의 요리방법(레시피) 영상이 공유된다. 이를 통해 재료 준비부터 조리 순서까지 손쉽게 따라 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백종원 대표는 “해외에서도 한식에 대한 관심이 많지만 조리 과정이 다소 복잡하다. 맛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QR코드를 부착했다”라며 “레시피 영상을 계속 추가해 (제품 구매자가) 소스통을 버리지 못하게 하는 것이 목표다. 반복 접촉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했다.
타회사 제품과의 차별성에 대해서는 “타사는 B2C 위주로 출발했으나 더본코리아는 가맹 사업을 하기 위해 소스를 만들어왔다”라며 “가맹점들의 조리 일관성, 완성도를 높이는 연구를 많이 했다고 자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더본코리아는 소스 공급뿐만 아니라 ‘글로벌 푸드 컨설팅’도 펼친다.
TBK 소스를 기반으로 해외 현지 환경에 최적화된 조리 방식과 레시피를 함께 제안하는 B2B 사업 모델이다. 단순히 소스 공급에서 나아가 현지 매장의 요구에 맞춰 레시피 제공과 메뉴 확장 컨설팅까지 지원한다. 원가 예측, 폐기율 절감, 조리 효율화, HACCP·ISO 인증 기반 품질 보증, 셰프 트레이닝 등을 모두 소스와 함께 한번에 제공하는 구조다.
백종원 대표는 “통상적으로 프랜차이즈 업체는 국내 사업을 그대로 해외에 옮기는 마스터프랜차이즈 형태를 운영한다”라며 “다만 규모가 큰 해외업체는 자체적으로 브랜드를 만들고자 하는 의지가 크다. 더본코리아는 K-푸드의 인기에 맞춰 해외 현지업체에 제품을 공급하고 컨설팅하는 구조를 만들고자 한다”고 했다.
해외에 직접 브랜드를 론칭하거나 현지 업체와 협업하는 마스터 프랜차이즈는 인력과 금액 등 투자부담이 크다. 더본코리아는 마케팅 비용을 최소화시켜 소스 공급과 현지업체와 협업하는 ‘글로벌 푸드 컨설팅’으로 투자부담을 최소화했다.
백종원 대표는 “이제 방송 활동보다 직접 시장에 나서 제품을 알리겠다. 과거 종합상사처럼 직접 보따리를 들고 해외에서 뛰겠다”라며 “글로벌 시장에서 소스와 컨설팅 매출을 낼 수 있다”고 했다.
더본코리아는 지난 7월에 독일의 대형 유통업체 글로버스와 손잡고 상트벤델 지역 매장에 ‘비빔밥과 덮밥’ 한식 코너를 열었다. 이 과정에서 현지 식재료를 활용한 한식 메뉴 개발, 핵심 소스를 통한 맛의 균질화, 주방 조리기기에 대한 컨설팅을 동시에 진행했다. 이는 ‘글로벌 푸드 컨설팅’ 해외사업 전략의 첫 성과다.
독일 에쉬본 지역에 2호점을 추진하고 있으며 연내 오픈 예정이다. 다음해부터는 글로버스가 운영 중인 독일 내 전 매장과 체코 등 인근 국가에 위치한 매장에 한식 메뉴 론칭을 추진한다.
미국과 동남아에서 대형 유통업체 등 거점별 시연 마케팅, 유럽에서는 독일·프랑스를 거점으로 한식 레스토랑 대상 컨설팅 영업을 각각 진행한다. 대만은 까르푸·코스트코와의 협업을 모색하고, 중국은 기업·병원 등 단체 급식 시장을 대상으로 소스 공급 및 컨설팅을 타진하고 있다.
더본코리아는 소스와 ‘글로벌 푸드 컨설팅 등에서 확보한 해외시장 수익을 국내 가맹점 상생에 재투자하기로 했다. 백종원 대표는 “해외 유통에서 나온 수익은 연구 개발에 주력하고 투자가 필요한 국내 소형 브랜드의 매출을 극대화시키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것”이라고 했다.
이는 백종원 대표와 더본코리아가 지난해부터 겪고 있는 잇단 위기와 무관하지 않다. 더본코리아는 가맹점 계약 논란, 식품위생법, 농지법 위반, 술자리 면접, 빽햄 고가 논란 등을 겪으며 소비자로부터 큰 비난을 받고 있다. 이는 홍콩반점, 빽다방 등 더본코리아 가맹점의 이미지 악화로 이어졌다. 실제로 더본코리아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연결기준 184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4% 줄었고 같은 기간 영업손실이 163억원이 발생해 적자 전환했다.
더본코리아가 백종원 대표를 중심으로 기업 이미지와 브랜드 인지도를 알려왔던 만큼 오너리스크가 기업 자체를 뒤흔드는 상황이다.
이에 더본코리아는 가맹점주, 소비자 신뢰 회복을 위해 지난 6월 공정성 강화 및 가맹점 간 신뢰 회복을 위해 상생위원회를 출범했다. 백종원 대표도 최근에 100억원을 사재 출연했다.
나아가 더본코리아는 글로벌 시장 공략을 통해 사업 다각화를 통해 B2B 유통 모델을 확장하고 안정적인 매출 기반과 장기적 성장 토대 마련에 나선 상황이다.
백종원 대표는 “TBK는 단순한 제품 수출이 아니라 레시피와 글로벌 푸드 컨설팅을 함께 제공하는 유통 브랜드”라며 “국내 시장에서 창출된 매출을 글로벌 투자와 개발로 연결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거둔 성과를 다시 국내 R&D(연구개발)로 환원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해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신용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