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0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금리 결정에 대한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0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금리 결정에 대한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0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한은 금통위는 이날 오전 하반기 통화정책방향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키로 결정했다. 이번 기준금리 동결로 미국(4.25~4.5%)과의 기준금리 차이는 2%p로 유지됐다.

앞서 2023년 2월부터 작년 8월까지 1년7개월간 기준금리를 3.5%로 유지한 한은은 지난해 10월과 11월, 올해 2월과 5월 각각 0.25%씩 네 차례 인하했다. 그리고 지난달에 이어 이달에도 다시 동결 결정을 내렸다.

한은은 주택가격과 가계대출 증가를 우려해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6월 넷째 주(23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43%나 치솟았다. 2019년 9월 둘째 주(0.45%) 이후 최대 상승 폭이다.

주택 매매수요를 뒷받침하는 가계대출도 크게 늘었다.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은 6조2천억원 급증했다. 금융권 전체로는 6조5천억원이나 늘었다. 작년 10월(6조5천억원) 이후 8개월만에 가장 큰 상승 폭이다.

실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금리 인하 기대감이 집값 상승의 원인 중 하나라고 봤다. 지난 달 18일 열린 물가안정 관련 기자설명회에 참석한 이 총재는 “최근 수도권 주택 가격이 올라가는 것은 기대심리 때문”이라며 “금리가 인하 추세에 있고, 몇 년 동안 공급이 부족할 것이라는 여러 기대가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시에 한은이 금리 동결을 통해 향후 정책 여력을 확보하는 전략을 택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연 4.25~4.50%)와의 금리 격차가 이미 2.0%p로 벌어진 상황에서, 추가 인하 시 외국인 자금 이탈과 환율 불안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은은 앞으로 추가경정예산(추경) 집행 효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 그리고 가계대출 규제 실효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금리 방향을 결정할 방침이다.

파이낸셜투데이 박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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