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쥬란’으로 대표되는 코스닥 상장사 파마리서치가 추진 중인 인적분할 결정과 관련해 주요 기관 주주인 머스트자산운용이 반대 입장을 공식화했다. 머스트운용은 “분할 후 구조가 실질적으로 모회사-자회사 중복상장(Dual Listing) 형태가 될 것이라며, 이는 자본시장에서 지속해서 문제로 지적된 시장 디스카운트 요인”이라고 경고했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머스트운용은 최근 파마리서치에 공개 서한을 보내 “인적분할 이후 신설법인 현물출자를 통해 지주회사 체제를 갖추겠다는 회사 측 계획은 물적분할 후 자회사 상장과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며 “이는 결과적으로 시장 신뢰를 훼손하고 주주가치를 훼손할 수 있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파마리서치는 앞서 13일 이사회를 열고, 의약품·의료기기·화장품 부문을 인적분할해 신설법인으로 분리하고 존속법인은 지주회사로 전환하는 계획을 공시했다. 신설법인은 ‘파마리서치(가칭)’, 존속법인은 ‘파마리서치홀딩스(가칭)’로 각각 분할 및 재상장을 추진한다. 분할 비율은 존속법인 74.3%, 신설법인 25.7%다.
머스트운용은 이번 인적분할에 대해 “단순한 사업 전문화가 아닌, 복잡한 절차를 통해 대주주의 지배력을 확대하는 방식일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러한 주주의 시각을 반영한듯 코스닥 시장에선 인적분할 공시 당일인 13일 하루에만 전일 대비 17% 이상(주당 8만9500원) 주가 하락세를 경험한 뒤 16일 오후 2시 50분 장중 6%대의 반등세를 나타냈다.
특히, 머스트운용은 “굳이 인적분할과 현물출자라는 복잡한 2단계 절차를 거쳐 중복상장을 선택하는 이유는 무엇이냐”며 “단순 물적분할과 자회사 비상장 유지 등 대안적인 방식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분할 후 현물출자 과정에서 결정되는 교환비율은 대주주와 소액주주 간, 그리고 모회사와 자회사 간 이해관계를 충돌시킬 수 있는 민감한 사안”이라며, “이같은 구조는 결국 하나였던 주주 그룹을 분할시키고, 내부적으로도 갈등을 야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머스트운용은 “이번 인적분할이 대주주의 지배구조 강화를 목적으로 이뤄진 것이라면, 이는 전체 주주의 거버넌스를 훼손하는 결정이 될 수 있다”며, “주주와 이사회는 ‘누가 누구를 지배하는 구조’가 아닌, 모든 주주의 이해관계를 균형 있게 반영하는 시스템을 우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머스트운용 측은 앞으로 이 사안이 개정 상법에 따라 검토될 여지가 있다는 점을 시사하며, 필요시 제도적 대응도 고려할 수 있음을 내비쳤다. 머스트운용은 파마리서치 지분 약 1%를 보유한 주주다. 이들은 서한 말미에서 “파마리서치가 능동적이고, 주체적으로 좋은 거버넌스 구조를 갖추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파이낸셜투데이 한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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