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전 MG손해보험 노동조합은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수도권 전체 임직원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사진=박혜진 기자
12일 오전 MG손해보험 노동조합은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수도권 전체 임직원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사진=박혜진 기자

MG손해보험 노동조합이 가교보험사를 설립 추진과 관련해 금융당국의 무책임한 관리를 강도 높게 비판하며 정상 매각을 통한 해결을 촉구하고 나섰다.

12일 오전 MG손보 노조는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수도권 전체 임직원 결의대회를 개최하고 “금융당국은 3년간 무책임하고 무관리로 일관하다 부실이 확대되자 그 책임을 직원들에게 덮어씌웠다”고 비판했다.

배영진 MG손해보험노조 지부장은 “2022년 3월 지급여력비율이 69.3%였던 것이 지난해 말 새 지급여력비율(K-ICS, 킥스) 3.4%로 곤두박질쳤다”며 “인수하기 위해 필요한 자금이 1820억원에서 지난해 말 1조5000억원까지 늘었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이익이 나면 경영자가 배당, 수당 등 인센티브를 챙겨가고 회사가 어려워지니 노동자의 책임이라며 노동자를 길거리로 내몰고 있다”며 “10년간 경영 성과급 받아 갔던 경영진은 책임을 진 적이 있느냐?”고 반문했다.

MG손해보험은 2012년 사모펀드 자베즈파트너스에 인수된 후 줄곧 재무 불안에 시달리다 2022년 4월 자본확충 명령 등을 불이행해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됐다. 이후 예금보험공사의 주도로 공개 매각 절차를 밟았지만, 여러 차례 무산되면서 자본건전성은 점차 악화됐다.

원매자를 찾기 어려워진 금융당국과 예보는 보험계약자 보호를 위해 지난달 신규 영업을 정지하고 폐쇄형 ‘가교보험사’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가교보험사는 부실 보험사의 기존 계약만 관리·유지한 채 단계적으로 정리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운영하는 회사다.

노조는 금융당국과 예금보험공사가 추진 중인 가교 보험사 상식에 대해서도 강력히 반발 중이다. MG손보 직원 중 고용승계 대상은 38%에 불과하며, 그마저도 6개월 계약직 신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배 지부장은 “금융당국이 MG손보 직원들의 38%를 고용 승계를 제시했지만, 6개월 계약직 신분이다”라며 “고집을 꺾고 60~70%까지 높이기 위한 협의를 해야 할지 고민하기도 했지만, 정상 매각을 통해 계약자, 임직원 모두 살 수 있는 길을 찾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이재명 대통령에 중재 요청..."새 용산에 희망"

노조는 21대 새 정부 출범을 계기로 MG손보 처리 방식을 정상 매각으로 전환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후보 당시 사무금융노조와 노동자보호 정책 등을 약속한 바 있기 때문이다.

이재진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위원장은 “새 용산에 희망을 걸고자 한다”며 “이재명 대통령만이 이 상황을 타결 짓고 원점으로 돌려놓을 수 있기 때문에, 오늘 이 자리(대통령실 앞)에 앉아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정치권에서도 중재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앞서 10일엔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을지로위원장)이 단식 투쟁에 나선 김동진 사무금융노조 손해보험업종본부장을 만나 “이번 사태는 단순한 기업 부실이 아니라 금융당국의 감독 실패와 정책 판단 미스로 인한 구조적 문제”라며 “일방적 구조조정이 아닌 교섭 가능한 국면을 열어 제도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노조는 이날 이재명 정부에 MG손보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요구안을 제출했다. 탄식 투쟁도 계속 이어진다. 이날까지 단식 15일 차인 김동진 본부장은 병원에 후송됐고, 이재진 위원장이 이어받아 무기한 단식을 시작했다.

단식 15일 차인 김동진 사무금융노조 손해보험업종본부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박혜진 기자
단식 15일 차인 김동진 사무금융노조 손해보험업종본부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박혜진 기자

파이낸셜투데이 박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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