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Q 최대 실적기록…매출 2660억원·영업익 546억원
7만6400원에서 실적 발표 후 9만8400원에 장 마감

에이피알 미국 LA 팝업스토어 전경. 사진=에이피알
에이피알 미국 LA 팝업스토어 전경. 사진=에이피알

에이피알이 올해 1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내며 뷰티 디바이스 시장 ‘독주 체제’를 공고히 했다. 화장품 사업은 업계 ‘빅3’ 수준으로 올라섰고 주춤하던 주가도 실적 발표 직후 급등하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를 계기로 시장의 재평가 움직임도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지난 8일 에이피알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266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9%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97%나 상승한 54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분기별 최대 실적이다.

에이피알은 화장품과 뷰티 디바이스 등 주력 사업의 성장이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고 분석했다.

사업별로 살펴보면 화장품 및 뷰티 부문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2% 증가한 165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국내 화장품 빅3 중 하나인 애경산업의 매출을 뛰어넘는 수치다.

올해 1분기 애경산업의 화장품, 생활용품 등 모든 사업을 포함한 매출은 1511억원이다. 이중 화장품 부문의 별도 기준 매출은 459억원이다. 화장품 부문만 놓고 보면 에이피알이 애경산업을 약 3배 이상 앞선다. 애경산업이 중국에서 주춤했던 사이 에이피알이 미국에서 급성장하면서 3위 자리를 꿰차게 됐다.

에이피알의 뷰티 디바이스 부문은 매출 90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 성장했다. 현재 아모레퍼시픽과 동국제약의 뷰티 브랜드 센텔리안24, 달바글로벌 등이 잇따라 뷰티 디바이스 제품을 출시하며 시장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다.

하지만 이 사이 에이피알은 뷰티 디바이스를 단순히 제품군으로 확장한 것이 아니라 연구개발부터 생산, 글로벌 직진출(D2C)까지 모든 밸류체인을 구축했다. 미국에서는 아마존과 자체 온라인몰을 중심으로 뷰티 디바이스를 판매하고 있으며 유럽과 중화권에서는 현지 전용 이커머스 채널을 운영 중이다.

에이피알의 국내 뷰티 디바이스 시장 점유율은 32%로, 1분기 디바이스 판매량은 59만대다. 경쟁사들은 아직 초기 제품 출시 단계에 머물러 있어 시장 내 입지를 확보하기까진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에이피알팩토리 평택 제2캠퍼스 전경. 사진=에이피알
에이피알팩토리 평택 제2캠퍼스 전경. 사진=에이피알

또 미국, 일본, 중화권, 유럽 등으로 글로벌 판매처를 다변화한 결과 해외 매출도 고르게 성장했다. 에이피알의 1분기 해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86% 성장한 약 19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해외 매출(1432억원)을 넘는 수치로 매출 비중도 71%로 늘었다.

에이피알의 호실적은 얼어붙었던 투자 심리를 되살리며 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실적을 공개한 지난 8일 주가는 전일 대비 28.80% 증가한 9만8400원으로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9일 오후 3시 기준으로도 전일 대비 4.17% 오른 10만2500원을 기록 중이다.

실적 개선을 반영한 밸류에이션(기업가치 평가) 재산정 움직임도 본격화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실적의 지속 가능성과 해외 시장 확장이 핵심 과제로 꼽힌다. 특히 뷰티 디바이스 시장은 규제 변화에 민감하고 글로벌 확장 과정에서는 인증 및 현지화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찬솔 SK증권 연구원은 “에이피알의 올해 1분기 흐름을 감안하면 영업이익은 2200억원으로 추정한다”며 “주가수익비율(PER)은 올해 16.8배 수준으로, 실적 성장률을 보면 밸류에이션 부담은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에이피알 관계자는 “앞으로도 뷰티 선진국과 신흥 시장의 동반 성장, 소비자 주도의 바이럴, 온오프라인 채널 확장을 바탕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며 지속 가능한 성장세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파이낸셜투데이 허서우 기자

저작권자 © 파이낸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