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인벤티지랩
사진=인벤티지랩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결손금만 582억원에 달하는 인벤티지랩이 추가 자금 조달에 나섰다.

3회차 전환사채(CB) 발행을 통해 48억원을,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100억원을 각각 조달하는 가운데, 지난해 큐라티스의 최대주주와 대표이사 자리에 오른 김성준 피스투에스코리아 대표의 자금 100억원이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48억원 규모의 CB 출자는 펀드 자금으로 이뤄진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 인벤티지랩은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하고 시설자금(70억원)과 운영자금(30억원)을 조달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인벤티지랩 신주 57만125주가 4월 10일 상장될 예정이다.

◆큐라티스 최대주주 김성준 피스투에스코리아 대표,100억 유증 참여

인벤티지랩의 100억 규모 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기업은 피스투에스코리아다. 비상장사인 피스투에스코리아는 지난해 9월부터 코스닥 상장사 큐라티스 사내이사로 선임된 김성준 피스투에스코리아 대표가 지분 90%를 지니고 있는 부동산 투자 및 컨설팅업체로, 2023년 기준 총 자산 20억원 규모를 나타낸다. 그는 지난해 큐라티스의 최대주주 지위를 취득할 당시 유상증자와 전환사채 발행에 참여해 자금을 투입하며 주목받은 바 있다.

유증에 나선 김 대표는 1974년생으로 연세대학교 응용통계학과를 졸업한 뒤 뉴욕은행 애널리스트, 네모파트너즈 수석컨설턴트, 한국기술산업(KTI) 미국 사업운영 총괄, 윈드리버리소스(Windriver Resources)미국 본부장, 플렉센스 글로벌사업 부사장 등을 역임한 인물이다.

특히, 그는 지난해 10월 큐라티스의 최대주주에 오른 뒤 지난달 손재호 전 대표가 사임함에 따라 현재 큐라티스 대표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기도 하다.

김 대표의 유증 참여에 따른 신주 발행가액은 1만7540원으로 기준 주가에 10% 할인율이 적용된 수준이다. 1만 7540원에 인벤티지랩 신주 57만125주를 취득할 수 있는 상황인데, 전일(13일) 종가인 2만150원과 비교하면 이번 유증 참여로 실질적으로 13% 할인율을 적용받은 셈이다. 피스투에스코리아에 배정된 신주 취득을 위한 100억원의 자금 납입은 3월 12일까지 이뤄질 예정이다.

◆리픽싱 조항 없는 48억 조달 CB…주가 상승 자신감일까

회사는 이와 함께 만기이자율 3% 조건의 3회차 CB 발행에도 나섰다. 이를 통해 48억원을 조달하는 가운데 CB 투자는 3곳의 펀드 자금으로 이뤄진다. IMM인베스트먼트가 조성한 ▲IMM KIS Advance벤처펀드 제2호 자금(20억원), 이앤인베스트먼트가 조성하고 새마을금고중앙회 등이 투자한 ▲케이바이오글로벌헬스케어사모투자합자회사 펀드(18억원), 신한캐피탈이 50%를 출자한 ▲이앤신한뉴그로쓰업펀드(10억원) 자금이 투입된다.

3개 펀드의 자금이 투입되는 3회차 CB 주식 전환가는 1만9702원인데 시가 하락에 따른 전환가액 조정(리픽싱) 조항이 포함돼 있지 않다. 리픽싱 조항 없는 CB 발행이 성사된 점을 볼 때 향후 인벤티지랩의 주가 상승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주가 하락에 따른 전환가액 조정 상황이 생기지 않을 것을 전제로 이뤄진 CB 발행이 이뤄진 것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타 코스닥 업체의 CB 발행 규모와 비교할 때 주가 흐름에 비교적 부담이 적은 규모로 CB를 발행했다. 3회차 CB 전환에 따라 상장될 주식수는 24만3630주로 총 주식수 대비 2.35%다.

◆지난해 3분기 말 결손금 582억원…올해 약물 전달 플랫폼 사업 성과낼까

자금 조달에 집중하는 가운데, 회사는 아직 영위 중인 사업을 재무적인 성과로 입증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 약 7억원, 영업손실 약 136억원으로 전년 동기(약 135억원)에 이어 적자 행보를 이어갔다. 엉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2023년 3분기 –106억원, 지난해 3분기 약 –88억원 규모로 수익 창출에 어려움을 드러냈다. 이에 따라 결손금은 3분기 말 기준 582억원으로 지난해 말 기준 결손금 약 468억원보다 더 불어난 상태다.

실적은 부진하지만, 증권가에선 회사의 주력 사업인 약물전달(DDS)플랫폼에 여전히 주목하는 모습이다. 인벤티지랩은 유체역학 기반 마이크로스피어 생산 플랫폼을 통해 베링거잉겔하임과 공동 계발을 맺은 바 있다.

장민환 iM증권 바이오 애널리스트는 이달 인벤티지랩에 대한 보고서를 내고 “플랫폼 기술을 제공하고 마일스톤이나 로열티를 받는 사업모델은 국내 업체들의 효율적이고 현실적인 시장 진입 방안이며 명확한 투자 포인트”라고 전했다.

파이낸셜투데이 한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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