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력’ 백화점 부문, 실적 하향세 뚜렷
리모델링 승부수…연말 실적 우상향 기대
정기세일·크리스마스 장식대전 등 내세워

‘유통업계 맞수’ 롯데와 신세계
‘유통업계 맞수’ 롯데와 신세계

‘유통업계 맞수’ 롯데와 신세계가 주력인 백화점 부문에서 올해 3분기에 나란히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고물가에 따른 소비 위축이 실적 부진의 주된 이유로 지적된다. 이에 양사는 연말 실적 회복을 위해 주요 매장 재단장(리뉴얼)을 거듭하면서 조단위 연매출 매장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1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 산하 롯데백화점의 올해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7553억원, 707억원을 기록했다. 이번 실적은 전년 동기(2023년 3분기) 대비 각각 0.8%, 8.0% 줄어들었다.

롯데백화점 측은 실적 하락에 대해 “주요점 리뉴얼로 인한 감가상각비 증가 및 구조 개선을 위한 일회성 비용 영향으로 영업이익은 감소했다”며 “9월까지 이어진 폭염으로 패션 수요가 감소했지만 리뉴얼을 진행한 수도권 대형점 누계 매출이 6.7% 신장하며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신세계백화점의 올해 3분기 매출은 1조6877억원으로 2.1%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88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 줄었다. 백화점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신세계를 비롯해 대구, 대전, 광주 별도 법인의 단순 합산이다.

신세계백화점 측은 “강남점과 대구점, 타임스퀘어 등 주요 점포 리뉴얼 투자에 따른 감가상각비 증가에 따라 영업이익은 줄었다”며 “늘어난 투자에도 선방한 실적을 올렸다”고 평가했다.

통상적으로 백화점은 불황에도 실적을 탄탄히 올린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수년 전 코로나19로 오프라인 유통업계의 실적이 급하락한 상황에서도 백화점은 보복 소비 등의 영향으로 실적이 향상될 정도였다.

그러나 물가 상승으로 인해 소비 위축이 뚜렷해지면서 백화점도 실적 하락을 피할 수 없었다. 여기에 올해 가을에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주력인 가을 의류 판매까지 저조했다. 백화점 실적에서 FW(가을·겨울) 패션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40~50%로 압도적이다. 실제로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달 공개한 9월 유통업계 매출 분석에 따르면 백화점의 여성 정장(-9%), 여성 캐주얼(-3.4%), 남성 의류(-8.2%), 아동·스포츠(-1.8%) 등 패션 상품군의 매출이 감소했다.

지난 3일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 영플라자 외벽에 크리스마스 라이팅쇼가 펼쳐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3일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 영플라자 외벽에 크리스마스 라이팅쇼가 펼쳐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3분기 실적이 부진했던 만큼 백화점 업계는 4분기 실적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 4분기에 역대급 한파가 예고된 만큼 단가가 높은 동절기 의류 판매가 적극적으로 이뤄진다면 실적 향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백화점·패션업계는 4분기를 성수기로 꼽는다.

4분기 실적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판매를 뒷받침할 오프라인 매장의 매출력이 필요하다. 양사가 오프라인 매장 리뉴얼을 거듭해왔던 만큼 매출 상위권에 위치한 매장들은 올해에도 높은 실적이 예고됐다. 국내 백화점 최초로 연매출 3조원 돌파를 이뤄낸 신세계 강남점, 2조7000억원대 연매출을 기록한 롯데백화점 잠실점이 각각 1·2위권에 위치해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도 신세계 강남점 매출은 1조6593억원, 롯데 잠실점은 1조4795억원을 기록했다. 양 점포 모두 하반기에도 상반기와 비슷한 실적을 낸다면 올해 연매출 규모는 지난해보다 더욱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3위에 롯데백화점 본점, 4위에 신세계 센텀시티점이 연매출 2조원 클럽에 위치하고 있다. 이들 매장이 올해에도 높은 성적을 거둔다면 4분기 실적 반등이 가능해진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도 롯데백화점 본점은 1조96억원, 신세계 센텀시티점은 1조77억원을 거두며 연매출 2조원 돌파가 유력하다.

롯데와 신세계는 오는 15일부터 겨울 정기세일에 나서면서 실적 개선에 나선다. 롯데백화점은 180개 브랜드가 참여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패션 행사 ‘더 그레이트 패션 페어’를 오는 17일까지 진행한다. 올해 행사는 참여 브랜드 수를 전년 대비 3배 이상 늘리고 기간도 2배 이상 연장했다.

신세계백화점도 겨울 정기세일, 유명브랜드 시즌오프, 아우터 페어, 구스이불 특집전 등 연말 쇼핑 특수를 선점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3일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 본관 외벽 전광판에서 크리스마스 미디어파사드가 재생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3일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 본관 외벽 전광판에서 크리스마스 미디어파사드가 재생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또 양사는 예년보다 빠르게 크리스마스 장식 대전을 선보이면서 모객에 집중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보다 8일 앞당겨 서울 명동 본점 외관에 초대형 디지털 사이니지(공공장소나 상업공간에 설치하는 디스플레이)를 크리스마스 영상으로 선보였다. 또 지난 1일부터 ‘크리스마스의 순간들을 찾아서’라는 주제로 신세계 본점이 신비로운 크리스마스 성으로 변하는 4분 분량의 영상을 상영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보다 이틀 빨리 서울 중구 소공동 본점과 잠실점 등 주요 점포에 크리스마스 장식을 선보이며 집객에 나서고 있다. 롯데백화점 본점 외벽에는 2만여개의 LED 전구를 설치해 매일 오후 5시30분부터 밤 1시까지 30분 단위로 2분 분량의 라이팅 쇼를 선보인다. 또 본점 앞 거리는 ‘씨어터 소공’이라는 이름으로 네온사인과 쇼윈도 등으로 1900년대 뮤지컬 극장가를 걷는 듯한 느낌을 주도록 연출했다.

파이낸셜투데이 신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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