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국무총리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2025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2025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시정연설에 불참해 국무총리가 국회 예산안 시정연설을 대독했다. 현직 대통령의 시정연설 불참은 11년 만이다.

4일 우원식 국회의장은 국회 본회의에서 윤 대통령의 시정연설 불참에 “국회 수장으로서 강력한 유감의 뜻을 표한다”며 “불가피한 사유 없이 대통령 시정연설을 마다한 건 온당치 않다”고 밝혔다.

한 총리의 시정연설에 앞서 본회의장에는 여야 의원들의 고성이 잇따랐다.

여당 의원들은 우 의장의 유감표시에 “민주당 원내대표냐”라는 비판이 나왔고 야당 의원들은 이에 반박하는 내용으로 목소리를 높이는 한편 박수를 치며 호응했다.

야당 의원들은 한 총리가 시정연설 대독을 시작하려 연단에 서려고 하자 “대통령 나오라고 하세요”, “오라고 하세요”, “국민이 무섭지도 않냐”고 비판하기도 했다.

야당 대표들은 대통령의 불참에 대해 비판 입장을 일제히 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국회 운영 방식을 입법기관이자 예산 심사 권한을 가진 국회에 보고하고 협조를 구하는 건 당연한 것이다. 이건 서비스가 아니라 삼권분립 민주공화국에서 행정부 수반인 대통령이 해야 할 책임”이라며 “책임을 저버리는 것에 납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국민의 대표자를 만날 용기조차 없는 쫄보”라고 비판했다.

지난해 윤 대통령의 시정연설에서 주제별로 나왔던 박수는 이번 한 총리 대담에선 3번 밖에 나오지 않았다. 그마저도 여당 측의 박수였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대통령을 탄핵하겠다고 거리에 나서는 상황인데 차분한 시정연설이 되겠나”라며 “정쟁의 한 장면을 연출할 가능성이 크다고 해서 총리가 대독하는 방향으로 잡고 있는 걸로 안다”고 말했다.

다만,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의 시정연설 불참에 대해 “아쉽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한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기도 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한 총리가 대독한 시정연설을 통해 ▲굳건한 한미동맹 및 긴밀한 한미일 삼각 협력을 바탕으로 한 글로벌 중추국가 비전 실현 ▲연금·노동·교육·의료 등 4대 개혁 완수 ▲저출생수석실 및 인구전략기획부 신설 ▲맞춤형 약자 복지 확충 ▲경제활력 확산 ▲경제 체질 개선 등의 계획을 밝혔다.

파이낸셜투데이 김지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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