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BW 권면 150억원 전량 소각...전환시 400억 가치
수년간 실적 급성장...작년말 이익잉여금 2607억원
2000억 RCPS 투자유치...글로벌 진출 본격화
넘치는 상환여력으로 주가 부담 해소

재생 바이오 전문기업 '파마리서치'가 기발행 전환사채(CB)·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매도청구권(콜옵션) 청구 기한인 3년을 모두 채워 상환 막차를 탔다. 파마리서치는 지난 수년간 가파른 실적 성장과 함께 글로벌 투자유치에도 성공해 막대한 자금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금번 상환 사채 전량을 소각할 방침이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 파마리서치는 이날 150억원 규모의 메자닌 사채의 상환을 단행했다. 회사는 각각 250억원 규모로 발행된 1회차 BW, 2회차 CB에 대해 계약상 콜옵션 한도인 30%를 모두 행사했다.

금번 상환 대상 사채권은 2021년 10월 28일 발행됐으며, 콜옵션 청구는 1년후~3년까지 가능했다. 이번 상환은 사실상 콜옵션 행사 막차를 탄 셈이다.

파마리서치로서는 사채의 콜옵션 금리가 연복리 1% 수준으로 부담이 적은 편이어서 막차 상환 결정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회사 측은 상환 사채 전량을 소각하겠다고 밝혔다. 사채발행 당시에도 회사의 실적은 이미 성장 궤도에 오른 상태였으나, 지난 수년간 회사가 급성장하면서 모든 채무를 여유있게 해소할 수 있게 됐다.

파마리서치의 연결재무제표 기준 지난 사업연도별 영업이익 규모를 보면 ▲2020년 334억원 ▲2021년 524억원 ▲2022년 659억원 ▲2023년 922억원으로 가파르게 증가했다. 순이익 측면에서도 지난해 772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434억원) 대비 78%가량 성장한 수치다.

파마리서치는 다년간의 순이익 누적으로 지난해말 이익잉여금 규모가 2607억원에 달했으며, 현금성 자산 규모는 672억원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글로벌 투자유치까지 성공하며 막대한 자금을 보유하게 됐다. 이달 8일 유럽계 사모펀드(PEF) 운용사 CVC캐피탈이 파마리서치의 2000억원 규모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인수하면서다.

파마리서치는 확보한 자금력을 동원해 글로벌 시장으로 본격적인 판로 확장에 나설 계획이다. 회사 측은 해외 기업인수(M&A) 및 주요시장 현지법인 설립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투자업계에서는 회사의 주가가 급등함에 따라 콜옵션 사채권의 잠정 수익률도 크게 올랐다며, 이를 포기하면서 주가희석을 방지하는 금번 주주환원을 높게 평가하는 분위기다.

권면 150억원 규모의 사채권의 전환가액은 8만8011원인데, 이날 종가 23만3000원 기준 사채권의 수익률은 164%로 집계된다. 회사 입장에서는 이날 종가 기준 콜옵션 사채 전량을 재매각할 경우 이론상 약 400억원의 자금을 얻을 수 있는 셈이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회사가 막대한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면서 글로벌 확장을 본격화하려는 시점”이라며 “주가에 부담을 줄 수 있는 콜옵션 사채권을 전량 소각하는 것은 예정된 수순으로 보였고, RCPS 투자자와도 투자유치 이전에 소각 관련 협의가 이뤄졌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파이낸셜투데이 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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