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회장 체제서 첫 정기인사 앞둬
지난해 인사서 대표이사 40% 대대적 교체
상시인사 도입해 연말 인사 소폭 진행될 듯

신세계
신세계

신세계그룹이 정용진 회장 체제에서 첫 정기 인사를 앞두고 있다. 올해 정용진 회장이 승진한 만큼 첫 정기 인사의 방향성이 주목된다. 다만 올해 인사는 지난해만큼 대대적인 개편이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은 이르면 이달 내에 유통업계 첫 정기 인사에 나설 예정이다. 신세계그룹이 지난해에는 이례적으로 9월에 정기 인사를 발표하며 빠르게 변화에 나선 것과는 달리 올해는 시점이 조금 늦어졌다.

업계 안팎에서는 신세계그룹이 당초에는 지난달에 정기 임원인사를 낼 것으로 점쳤다. 임원 평가를 상반기 중으로 실시하고 지난달 초에 발표한다는 계획이었으나 임원 평가가 늦어지며 지난 8월에 마무리한 것으로 전해진다.

올해에는 지난해와는 달리 인사폭이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신세계는 지난해에 대표이사 25명 중 9명을 교체했다. 정용진 회장이 높은 신뢰를 보여준 강희석 이마트·SSG닷컴 대표를 비롯해 손영식 신세계 대표도 해임됐다.

이외에도 ▲이마트에브리데이(SSM) ▲이마트24(편의점) ▲조선호텔 ▲스타벅스 등 신세계그룹의 6개 핵심 계열사 중 스타벅스를 제외하고 5개사의 대표를 모두 교체했다.

게다가 정용진 회장이 지난 3월에 취임한 이후 신상필벌에 입각한 수시인사가 자리잡았다. 정용진 회장은 정두영 신세계건설 대표를 경질했고 이어서 SSG닷컴과 G마켓 대표도 교체했다.

이미 약세를 보인 계열사 대표 교체가 이뤄진 만큼 대규모 인사를 낼 이유가 없다. 핵심 계열사인 한채양 이마트 대표는 3사 통합 작업을 진행 중이고 박주형 신세계백화점 대표도 신세계센트럴시티 대표를 겸직하고 있다.

여기에 송현석 신세계푸드 대표는 신세계L&B 대표, 임영록 신세계프라퍼티 대표는 그룹의 경영전략실장을 겸직하고 있다. 이 때문에 올해 인사에서는 겸직 직함을 떼고 한 사업에 집중하게끔 할 가능성이 높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반면 대표급 이하 임원급 인사 폭은 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그룹 내부에서는 임원 숫자를 기존보다 20~30%를 감축할 것이란 이야기가 나온다.

실제로 정용진 회장도 지난해에 경영전략실 중심 컨트롤 타워를 구축하며 “계열사별, 업무영역별로 정밀한 핵심성과지표(KPI)를 수립해 성과를 낸 조직과 임원에게는 확실한 보상을 뒷받침해 주고 그렇지 못한 조직과 임직원에게는 반드시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계열사들의 실적은 다소 부진한 상황이다.

이마트의 올해 상반기 기준 매출은 14조2627억원으로 전년도 상반기와 비교해 1% 줄었다. 유신열 신세계디에프 대표가 이끌고 있는 신세계면세점은 여행객수 회복이란 시장 상황에도 불구하고 상반기 영업이익은 158억원에 그쳤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4.5% 감소한 것이다.

신세계그룹 내 패션과 뷰티 사업을 담당하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은 거듭된 신규브랜드 출시에도 불구하고 상반기 영업이익은 24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7% 감소했다. 패션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윌리엄 김 대표가 지난해부터 신세계인터내셔널을 이끌고 있으나 소비 위축의 영향을 피하기는 어려웠다.

또 SSG닷컴, G마켓 등 이커머스 계열사와 편의점 이마트24 등은 이미 상반기에 영업적자를 기록할 정도다.

다만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와 비슷한 실적을 유지했다. 신세계프라퍼티, 신세계푸드, 조선호텔앤리조트 등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향상된 상황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신세계가 지난해에 역대급 물갈이 인사에 나선 만큼 올해에는 대표이사급에서는 소폭 인사에 멈출 것이란 보인다”라면서도 “구조조정을 이미 진행한 만큼 임원 규모 축소도 예고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신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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